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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삼성이 또 손해봤나… 사상 초유의 사태 발생! KIA-삼성 KS 1차전 서스펜디드 선언 ‘누가 유리한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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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경기를 끝까지 하지 못하고, 비로 경기가 내일로 미뤄지는 일이 벌어졌다. 비가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가로막은 가운데, 이 비가 어느 쪽에 유리하게 흘러갈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어쨌든 1차전 승리자는 21일 가려지지 못했고, 22일 사실상의 더블헤더가 기다리고 있다.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비로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결국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치열하게 싸운 두 팀은 1차전 승자를 가리지 못한 채 22일 오후 6시 30분 열릴 예정이었던 2차전에 앞서 오후 4시부터 경기를 이어 간다. 경기가 중단된 시점부터 그대로 이어진다. 즉,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 무사 1,2루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즉,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에 양팀의 득실도 관심이다. 기본적으로는 삼성이 다소간 손해를 봤다는 분석이 있다. 일단 삼성이 0-0으로 앞선 6회 선두 김헌곤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이어 디아즈와 강민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기세를 이어 가던 상황이었다. KIA가 긴장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경기가 끊겼다. KIA는 밤 사이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시간을 벌었다.

또 삼성은 1차전 선발인 팀 에이스 원태인 카드를 더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원태인은 5이닝 동안 66구만 던진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적어도 6회, 길면 7회까지도 던질 수 있었다. 그런데 경기가 비로 끊겼다. 이날 선발 등판한 원태인이 22일 등판하는 건 무리다. 삼성으로서는 불펜 투수들을 더 써야 하는 상황이 됐고, 밀린 1차전 뒤에 바로 2차전이 열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으로서는 더 뼈아픈 타격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서스펜디드 경기 선언 뒤 “시즌 중에도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당황스럽다. 시즌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지금 훨씬 정보력이 잘 갖춰져 있는데”라고 말을 줄이면서 “시작할 때도 걱정이었다. 선발을 쓰고 중간에 끊기는 경우가 결정됐다. 많이 아쉽다. 원태인이 좋은 투구 하고 있었다. 많이 아쉽다”고 허탈감을 드러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1차전이다 보니까 긴장한 모습도 보였고, 약간 흥분한 상태처럼 보였다. 내일하면 경기 감각도 생겼을 것이고, 조금 더 편한 상태에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김영웅과 붙어서 가장 좋은 선수를 올릴지, 번트 수비를 가장 잘하는 선수를 올릴지 가서 투수코치랑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무사 1,2루 상황을 어떻게 막을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기본적으로는 삼성이 손해를 본 서스펜디드 경기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날 KIA 선발 네일은 5이닝 동안 76구를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네일의 책임 주자가 하나 남아있어 1실점으로 끝날지, 2실점이 될지는 22일 이어질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타선은 5회까지 김선빈 김태군이 안타 하나씩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범호 감독이 기대를 걸었던 박찬호-소크라테스 테이블세터는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고, 김도영도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물론 경기가 이어지기에 1차전 최종 성적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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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발 원태인은 5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승리투수 요건은 채웠지만, 정상적이었다면 더 던질 수 있었으나 비로 인해 강제로 5이닝에서 투구를 중단하게 됐다. 삼성은 김헌곤이 홈런을 기록하며 1안타 1타점을 ‘기록 중’이고, 강민호도 1안타 1볼넷, 이재현 류지혁도 안타 하나씩을 기록한 채 22일 열릴 1차전 남은 이닝을 준비한다.

◆ 이범호 고민의 선택은 서건창… 삼성은 구자욱 제외 비보 전했다

정규시즌 종료 이후 차분하게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 순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박찬호부터 김선빈까지의 라인업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다만 7번부터 9번까지는 유동적이었는데, 이범호 KIA 감독은 서건창 1루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주전 1루수였던 이우성의 타격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우성이가 마지막에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다. 연습경기, 라이브 배팅 여러 가지 봤을 때 아직 컨디션이 안 올라온 것 같다”고 일단 이우성의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제외 배경을 밝혔다. 이어 “에이스들간의 맞대결이다 보니까 조금 세밀한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부분은 우성이보다 건창이가 경험이 많다. 잔 플레이도 많이 해봤던 선수다. 경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는 서건창이 유리하지 않겠나 판단을 했다. 컨디션이 조금 더 좋기도 하다”고 서건창의 선발 1루수 출전 배경을 설명했다.

선발로는 제임스 네일이 나갔다. 네일은 올 시즌 26경기에서 149⅓이닝을 던지며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몫을 했다. 올해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 선수이기도 했다. 다만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턱에 타구를 맞아 골절 수술을 받고 장기 재활 중이었다. 정규시즌 아웃은 일찌감치 확정됐고, 포스트시즌 출전 여부가 관심이었다. 당초 KIA도 네일의 포스트시즌 출전 여부를 반신반의했으나 네일이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임해 그 시기를 당기면서 희망이 커져갔다. 결국 네일은 두 차례의 연습 경기에 등판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끝에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의 투구 이닝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투구 수는 70~80개를 기준으로 보겠다고 설명했다. 그 정도 투구 수에 이르면 전력피칭을 하기 때문에 구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정규시즌이었다면 구위가 조금 떨어져도 그냥 밀고 갈 수 있지만,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는 불펜이 완전 충전된 상황이다. 불펜을 아낄 이유가 전혀 없다. 네일의 구위와 경기 상황을 보고 불펜을 총동원해 1·2차전을 잡겠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구상이었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디아즈(1루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윤정빈(우익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 순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역시 관심을 모은 구자욱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있었다. 팀의 핵심 타자이자 올 시즌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2차전 당시 주루 플레이를 하다 무릎을 다쳐 계속해서 결장하고 있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회복되지 않았고, 한국시리즈 일정 중 100%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게 박진만 삼성 감독의 아쉬움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현재 선발로 나설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선발 출전하려면 타격은 물론 주루와 수비도 되어야 한다. 지명타자로 나선다고 해도 주루가 정상적으로 되어야 한 경기를 온전히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무릎이 좋지 않은 구자욱은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다. 이에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의 대타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시리즈가 장기전으로 가도 그 사이 구자욱이 100% 상태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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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은 삼성이 가장 믿을 만한 선수인 원태인이 선발로 나갔다. 원태인은 시즌 28경기에서 159⅔이닝을 던지며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해 리그 국내 선수로는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또 공동 다승왕이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은 있었지만 원태인은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6⅔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지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닷새의 정상적인 휴식을 취하고 이날 마운드에 오르는 장점도 있었다.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오기는 했지만, 원태인을 정상적으로 1·5차전에 쓸 수 있다는 점은 큰 이점이었다.

박 감독은 원태인에 대해 “길게 던져줬으면 좋겠다. 투구 수는 휴식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00개에서 11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정상 출전한다고 예고했다. 또한 선발 자원인 이승현이 이날 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투입될 수도 있다면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KIA에 비해 삼성은 왼손 불펜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승현이 플레이오프 때부터 계속 불펜으로 나서고 있다.

◆ 시작부터 비가 심상치 않았다, 우중의 선발 혈투 '똑같이 5회까지 무실점 호투'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광주에는 비 예보가 있었다. 실제 그 시간이 되어야 알 수 있었지만, 경기 시작을 전후로 비가 올 것이라는 불길한 예보는 계속 있었다. 이에 두 팀은 물론 KBO도 기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만 오후 5시 정도까지는 비가 오지 않았고, 이에 두 팀은 정상적으로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 비가 오더라도 많은 양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오후 6시를 전후로 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폭우 수준은 아니었으나 경기 진행과 관람에 방해가 될 만한 수준은 분명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개회식도 해야 했고, 여러 행사도 있었다. 이에 비가 잦아들면 행사를 준비했다가, 비가 다시 내리면 방수포를 다시 까는 일이 벌어졌다. 방수포만 세 차례나 깔았다가 걷었다. 경기 시작도 자연히 예정된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되지 않았다. 상당히 지연된 채 경기가 시작됐다.

비가 완전히 그치지는 않았다. 선발 투수들, 그리고 양팀 선수들이 모두 비를 맞으며 경기를 해야 했다. 다만 그 와중에서도 선발 투수들이 잘 던지면서 양팀의 기록지에는 좀처럼 득점이 새겨지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제임스 네일(KIA)과 원태인(삼성)의 호투가 이어졌다.

삼성은 1회 김지찬이 볼넷을 얻었다. 아직 실전 감각이 완벽하지 않을 네일의 제구가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김헌곤이 2루 땅볼로 물러났다. 병살 코스였는데, 2루를 밟은 유격수 박찬호의 송구를 1루수 서건창이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실책으로 김헌곤이 겨우 살았다. 1루수 실책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네일은 흔들리지 않았다. 예리한 스위퍼를 바탕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삼성은 디아즈가 네일의 스위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강민호가 네일의 스위퍼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2사 2,3루를 만들었으나 김영웅이 네일의 스위퍼에 당하며 삼진으로 물러나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삼성은 아직 실전 감각이 확실하지 않을 네일을 상대로 선취점이 중요했지만 이 기회에서 점수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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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은 원태인이 버티고 있었다. 원태인은 1회 박찬호의 기습 번트를 침착하게 처리한 것에 이어 소크라테스를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김도영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1회를 잘 막았다. 그러자 네일도 반격했다. 2회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윤정빈을 투수 땅볼로, 이재현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땅볼 세 개로 2회를 가볍게 정리했다. 네일의 위력적인 투심과 스위퍼의 조합이 돋보였다.

KIA는 2회 첫 안타를 만들었다. 선두 최형우가 2루수 뜬공,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김선빈이 원태인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려보냈다. 김선빈은 홈런임을 직하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1루 코치와 하이파이브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타구는 김선빈의 생각만큼 멀리 뻗지 않았다. 타구가 좌측 펜스 상단을 맞고 나왔다. 좌익수 김헌곤이 펜스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공이 굴렀고, 넘어가지 않은 것을 확인한 김선빈은 부랴부랴 뛰어 3루까지 들어갔다. 3루타지만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KIA는 2사 3루에서 최원준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삼성은 3회 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에도 네일의 침착함을 넘지 못했다. 삼성은 선두 류지혁이 3·유간 깊숙한 타구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여기서 유격수 박찬호가 공을 잡은 뒤 1루로 급히 던졌지만 오히려 송구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안전 진루권으로 류지혁이 2루까지 갔다. 안타 하나, 실책 하나가 같이 올라갔다. 여기서 선취점의 중요성을 생각한 삼성은 김지찬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주자를 3루로 보냈다. 1사 3루였다.

김헌곤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김헌곤의 타구는 네일에게 돌아갔다. 3루 주자 류지혁이 홈과 3루 사이에서 걸렸고, 네일이 정석대로 주자를 3루로 몰고 가며 침착하게 태그시켜 3루 주자를 지웠다. 네일의 냉정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결국 삼성은 이어진 2사 1루에서 디아즈도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선취점을 얻지 못했다.

KIA는 3회 선두 김태군이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서건창이 희생번트를 대며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박찬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것에 이어 소크라테스가 2루수 뜬공에 그치며 이번에도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네일은 4회 삼성의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강민호 김영웅 박병호를 모두 스위퍼를 통해 삼진으로 잡아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보더라인에 걸치는 네일의 스위퍼는 위력이 있었다. 제구가 완벽했다. KIA는 4회 선두 김도영이 볼넷을 고르며 득점 확률을 높였다. 김도영이 1루에 있는 것은 언제든지 도루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최형우가 초구에 방망이를 냈다가 유격수 뜬공에 그쳤고, 나성범은 원태인의 예리한 제구에 당하며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김선빈이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원태인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고 분위기를 이어 갔으나 최원준이 투수 땅볼에 머물면서 KIA도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삼성은 5회 선두 윤정빈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고, 1사 후 이재현이 3루수 김도영의 필사적인 다이빙을 뚫는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갔다. 하지만 류지혁이 네일의 스위퍼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지찬도 3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선취점을 얻지 못했다. 그렇게 양팀 선발 투수들이 5회까지 똑같이 66구를 던진 가운데 0-0으로 경기가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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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곤의 한 방, 그런데 비가 쏟아졌다…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경기

선취점은 6회 나왔다. 올해 유독 KIA에 강했지만, 첫 두 타석에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고개를 숙였던 김헌곤이 한 방을 터뜨렸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네일에게 먼저 2S를 주고 불리한 상황에서 타석에 임했다. 하지만 변화구 두 개를 잘 참아내더니, 네일의 스위퍼가 바깥쪽으로 더 도망가기 전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렸던 김헌곤이 올해 포스트시즌 세 번째 홈런을 터뜨리는 순간이었다. 네일의 무실점 투구도 끝나는 순간이었다.

코칭스태프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 네일의 상태를 점검했다. 네일의 한계 투구 수도 점차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삼성은 디아즈가 네일의 유인구를 잘 골라내며 볼넷을 골랐다. 그러자 KIA도 76구를 던진 네일을 교체하고 불펜 싸움에 들어갔다. 두 번째 투수로 장현식이 등판했다. 하지만 장현식이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삼성이 무사 1,2루의 흐름을 이어 갔다. 삼성의 기세가 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경기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일단 심판진은 오후 9시 24분 경기를 중단했다. 그리고 곧바로 방수포가 다시 챔피언스필드를 덮었다. 그런데 곧 그칠 것으로 기대했던 비는 계속 내렸다.

5회말을 넘겼기에 정식 경기는 성립이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0-0으로 맞선 6회 삼성이 점수를 냈다. 그렇다면 6회말 KIA의 공격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스펜디드 경기가 성립될 요건이었다. 만약 6회말 KIA의 공격이 다 끝나도 1-0이었다면 삼성의 콜드게임 승리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서스펜디드 요건이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서스펜디드 경기 선언은 한 번도 없었고, 정규시즌에서도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날이었다.

결국 심판진은 경기를 더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미 경기장이 물을 많이 머금고 있는 상황이었고, 기상 예보상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이었다. 끝내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고, 경기는 22일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 무사 1,2루부터 재개된다. 이 경기는 2차전 시작 전인 오후 4시부터 진행된다. 초유의 사태지만, 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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