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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자만 경계하는 이범호… 레예스 흔들 비법 있다, 서건창 1번-네일 4차전 출격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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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한국시리즈 역사상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최종 시리즈 승자가 됐던 사례는 90%에 이른다.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분명히 유리한 고지는 맞는다. 특히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플레이오프 승리팀을 기다린 팀이 1·2차전을 모두 쓸어담은 것은 전례상 우승의 보증 수표다.

KIA는 그 확률을 일단 가지고 있다. KIA는 21일부터 23일에 걸쳐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모두 이겼다. 사실 고비도 있었는데 약간의 운도 따랐다. KIA는 21일 시작된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6회 김헌곤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맞은 것에 이어 디아즈 강민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누가 봐도 KIA가 코너에 몰리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경기 내내 내렸던 비가 더 거세지기 시작하면서 심판진이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45분을 기다려서도 경기가 재개되지 못하고 KBO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KIA로서는 차분하게 6회 및 그 이후 상황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22일도 열리지 못해 23일 이어 진행된 1차전에서 KIA는 불펜의 가장 강한 카드였던 전상현을 내밀어 이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21일 경기에 나서며 긴장을 어느 정도 풀어낸 타선이 7회 4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은 끝에 결국 5-1로 이겼다.

1차전을 이긴 KIA는 2차전 시작부터 1회 5득점을 집중시키는 등 완전히 몸이 풀린 모습을 보여준 끝에 8-3으로 이기고 1·2차전을 모두 잡았다. 삼성이 3·4차전 홈에서 대니 레예스와 원태인이라는 원투펀치 카드를 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KIA의 기세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일각에서는 한국시리즈가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규시즌에서 삼성에 12승4패로 강했고, 2승을 선점한 KIA이기에 그런 분석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더 힘든 팀은 삼성이다. 반대로 KIA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시리즈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다. 그러나 이범호 KIA 감독은 그런 자만과 여유를 경계했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지나간 경기를 돌아보거나, 시리즈 전반을 예상하는 것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는 각오다.

이 감독은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1·2차전을 이긴 팀의 시리즈 우승 사례가 역대 90%에 이른다는 말에 “10%라는 퍼센테이지가 남았다. 그런 것을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잘라 말하면서 “한 경기, 한 경기 어떻게 이길지 고민해야 한다. 머릿속에는 지나간 두 경기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경기에서 고민을 하고, 그 경기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있다. 90-10이라는 퍼센트가 나와 있어도 야구라는 게 100-0에서도 뒤집을 수 있다. 신경 쓰지 않는다. 3차전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서건창(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9명 중 8명의 선발 수비 포지션은 동일하다. 다만 1루수는 바뀌고 있다. 이 감독은 1차전에서 서건창을 선발 1루수로 냈다. 2차전에서는 이우성이 선발 1루수로 나섰다. 경기 후반에는 변우혁이 대수비로 들어가기도 했다. 세 명의 선수들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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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1루수인 이우성의 시즌 막판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연습경기에서도 이 타격감이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1차전에는 서건창이 선발로 나갔다. 1차전의 경우는 에이스 대결이었고, 화력전을 통한 다득점보다는 제한된 득점 기회에서 이를 살려야 하는 경기 양상을 예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번트나 작전 수행 등 잔야구를 할 수 있는 서건창을 이우성에 앞서 선발 1루수로 썼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맹활약한 대니 레예스를 맞이하는 3차전도 이우성보다는 서건창이 경기 양상에 더 적합했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생각이다.

한편으로 레예스를 공략하기 위한 방법도 방망이보다는 도루나 다른 방법에서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레예스는 도루 저지율이 그렇게 높은 선수는 아니다. 올해 KIA가 레예스에 강하기는 했지만 현재 컨디션을 고려했을 때 연속 안타로 두들길 수 있지는 않다고 본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누상에 나가면 뛰는 야구로 레예스를 괴롭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자에 신경을 쓰다보면 실투가 들어올 확률이 높아진다. KIA는 그 틈을 노릴 계획이다. 올 시즌 정규시즌 때도 그런 방식으로 레예스를 괴롭혔던 KIA다. 레예스는 올해 KIA와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에 평균자책점은 8점대였고, 3할대 중반의 피안타율에 피OPS는 1.000이 넘었다. KIA 타자들이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법하다.

라이온즈파크는 홈런의 구장이다. 아무래도 규격이 홈런이 나오기 더 유리한 조건이다. 이 구장을 홈으로 쓰는 삼성은 오랜 기간 홈구장에 맞는 타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올해 홈 73경기에서 무려 120개의 홈런을 쳤다. 홈에서 세 자릿수 홈런을 친 팀은 삼성 딱 하나였다. 삼성은 LG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도 홈런의 힘으로 두 경기를 모두 쓸어 담았다. 이범호 감독은 솔로홈런 정도는 맞아도 경기 양상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 점쳤다. 어차피 KIA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장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삼성이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확정된 직후 장타력이 시리즈 명운을 가를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한편 4차전 선발은 1차전 선발로 나섰던 제임스 네일이 나간다. 8월 중순 NC와 원정 경기에서 타구에 턱을 맞는 큰 부상으로 응급 수술까지 받았던 네일은 기적과 같은 페이스로 포스트시즌 전선에 복귀했다.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준다는 평가 속에 1차전 선발로 나갔다. 5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고, 투구 수도 경제적이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까지 나오는 등 컨디션은 정상이었다. 이 감독은 네일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1차전 투구 수도 많지 않았고, 여기에 시리즈가 길게 가면 네일이 7차전에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런 로테이션을 짰다고 설명했다. 양팀의 1차전 선발로 나갔던 네일과 원태인이 4차전에서 리턴 매치를 벌일 전망이다. 다음은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둔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 서건창이 다시 1루로 나오는데?

이범호 감독 : 레예스가 에이스고, 점수를 많이 빼기가 어려운 투수다. 플레이오프 때도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중요한 상황에서 작전도 펼쳐야 할 것 같다. 앞에 타자들은 장타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고, 김선빈이 컨디션이 좋기에 많이 살아나가게 되면 작전도 생각도 해봤다. 지금 1루수는 어떤 선수를 선발로 나가고, 2~3타석 정도 치고 나가면 수비가 나은 선수들이나 바로바로 그에 맞게 교체할 생각이다. 초반에 찬스가 걸렸을 때 더 많은 폭으로 활용하기 위해 서건창을 선발로 냈다.

- 네일 4차전 등판하나

이범호 감독 : 4차전은 제임스 네일로 낼 생각이다. 6·7차전을 생각해야 한다. 4차전 던지고 나면 5차전 전에 하루 휴식이 있고 7차전에 쓸 수도 있다. 바뀔 일은 없을 것이다. 가장 구위가 좋은 선발 투수를 낼 상황이고, 제임스도 많이 쉬었다. 공 자체도 많이 안 던진 케이스다. 몸도 괜찮다고 해서, 원태인이 나오면 우리도 네일을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곽도규, 전상현 체력은 어떤가?

이범호 감독 : 충분히 휴식기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공 개수 자체가 많은 개수는 아니었다. 30개 안으로 잘랐다. 끝나고 나면 트레이닝파트를 통해서 투수들, 선수들 상태를 체크한다. 그런 부분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제 하루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이기는 경기에서 나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 체력은 코리안시리즈를 오래 기다리면서 왔기 때문에 체력 문제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엊그제 두 경기를 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이 3,4차전을 치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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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는 홈런이 많이 나와 경계를 할 텐데?

이범호 감독 : 솔로홈런을 맞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야구장이 작아 홈런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주자를 모아놓고 홈런을 맞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여기서 홈런을 많이 쳤다. 상황에 따라 점수를 내야 할 때 무조건 장타가 계속 나오는 건 아니다. 상황이 생기면 짧게라도 점수를 내고, 홈런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솔로홈런 한 방 맞는 건 문제가 없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쓰기로 했다. 주자가 많이 깔려 있는 상황에서 맞는 건 경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상대도 그런 주문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레예스 투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봤나?

이범호 감독 : 플레이오프에서는 LG 선수들이 레예스를 못 괴롭힌 경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레예스가 항상 같은 패턴에서 같은 타이밍에서 공을 뿌리다보니 굉장히 좋은 밸런스에서 던졌다고 본다. 흔들 상황에서는 흔들어줘야 한다. 컨디션은 좋겠지만 공을 많이 던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분석하면서도 '괴롭혀보자'고 하고 나왔다. 그런 부분만 흐트러진 모습만 조금 보인다고 하면 분명 실투는 올 것이라 생각한다. 시즌 때도 잘 공략했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고 경기를 하겠다.

(뛰는 야구 강조할 것인가) 주자가 나가면 중요하다. 레예스가 도루도 많이 허용했고 퀵모션도 큰 편이다. 틈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파고드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플레이오프 2경기를 던졌을 때 안타 7개만 허용했다. 그 정도 안타로는 우리가 이길 수 없다. 어떻게든 출루해서 도루를 하고 흔들어놓는 패턴을 짜야 레예스의 좋은 컨디션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렇게 중점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 삼성 타순 변동이 컸는데?

이범호 감독 :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앞으로 당긴 것이고, 류지혁이 잘 맞기 때문에 2번으로 올려놓고, 김헌곤을 찬스에서 붙여놓기 위해 중심타순으로 내려오고 라우어 상대로 우타자 나오고 이런 것 말고는 크게 변동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 라우어에 강했던 선수를 최대한 뭉쳐놨다. 2차전에 안타가 나오던 선수에게만 나왔고 안 나온 선수에게는 안 나왔기 때문에 잘 맞고 있는 선수를 한곳에 모아놓은 느낌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장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경계하며 3차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

코리안시리즈가 끝나봐야 어떤 팀에게 유리하다는 게 나오는 것이다.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고 이제 3차전이다.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1,2차전에 우리에게 운이 있다, 없었다보다는 우리는 준비한 대로 플레이를 했고 준비한 대로 플레이가 잘 펼쳤기 때문에 경기를 이겼다고 생각한다.

- 한 경기이기는 하지만 라우어가 삼성에 좋지는 않았는데?

이범호 감독 : 중간에 있는 투수들이 굉장히 잘 던졌던 투수들이 많다. 라우어 자체도 처음에 삼성하고 붙인 부분도 삼성하고 만날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에 붙여봤던 것이다. 홈런도 맞아봤기 때문에 라우어도 오늘 잘 던지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할 것이라 생각했다. 5이닝만 잘 던져주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라우어 피칭이 중요하다. 초반에 조금 흔들린다고 생각하면 중간 투수를 빨리 올려서 이기는 경기로 가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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