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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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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의 탄생인가? "임기 내 꼭 우승" 사령탑 부임 첫 해부터 약속 지킨 꽃감독…향후 KBO 지략대결 흥미진진 [KIA V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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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우려도, 기대도 컸다. 하지만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시즌부터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KIA는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악재와 마주했다.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있던 1월 말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단은 김 감독을 해임 조치했다. 선수들은 사령탑 없이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로 떠났다.

기존 코치들과 베테랑 선수들 중심으로 캠프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국내에서는 모든 팀 구성원이 새 사령탑 선임을 위해 힘을 쏟았다. KIA는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팀 내부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고, 지난 2월 13일 감독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이범호 당시 1군 타격코치를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계약 기간 2년, 총액 9억원(연봉 3억원, 계약금 3억원)이었다. KBO리그 첫 1980년대생 사령탑(이범호 감독 1981년생)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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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한화 이글스 입단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범호 감독은 2010년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로 이적했다. KBO리그 통산 2001경기 6370타수 1727안타 타율 0.271 329홈런 1127타점 863볼넷 95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역대 통산 만루홈런 1위(17개)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2019년 은퇴 이후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2021시즌 KIA 퓨처스팀 감독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2년간 1군 타격코치를 맡았으며,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등 팀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캠프 도중 지휘봉을 잡게 된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건 '긍정의 에너지'였다. 지난 3월 8일 취임식에 참석한 이범호 감독은 "감독으로서 추구하고 싶은 야구는 바로 '웃음꽃 피는 야구'다. 선수들이 항상 웃으면서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웃음꽃 피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감독으로서 우리 팀이 이뤄내야 할 목표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고, 그 목표 아래에서 선수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 감독은 "2011년 처음으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이 팀에 몸담은 지 어느덧 14년째가 됐다. 그동안 선수와 코치로서 우리 선수들과 수많은 경기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그만큼 우리 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필요한 게 무엇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믿는다"며 "임기 내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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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사령탑 부임 이후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선수들, 코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을 운영했다. 특히 시즌 개막 전부터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여러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했다.

KIA는 시즌 내내 이어진 2위 팀들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지켰고,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사령탑 취임 첫 해 정규시즌 우승을 이룬 감독은 2005년 선동열, 2011년 류중일(이상 삼성 라이온즈) 감독에 이어 올해 이범호 감독이 역대 3번째다.

이제 KIA와 이범호 감독에게 남은 건 통합우승뿐이었다. 이 감독은 3주간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을 비롯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수 있는 팀들에 대한 전력 분석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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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으로 맞이한 첫 한국시리즈였지만, 이 감독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특히 벤치의 판단이 돋보였던 경기는 서스펜디드 경기 선언 및 우천 순연으로 포스트시즌 사상 초유의 '2박3일' 경기가 진행된 1차전이었다.

0-1로 끌려가던 KIA는 서스펜디드 경기 재개 이후 6회초 무사 1·2루에서 김영웅과의 승부를 앞두고 좌완투수를 올리지 않고 전상현을 택했는데, 전상현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면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결국 KIA는 5-1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1차전을 잡았고, 2차전 8-3 승리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홈에서 진행된 1~2차전을 2연승으로 마무리한 KIA는 대구 원정을 떠났다. 3차전에서 2-4로 패배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4차전에서 9-2로 완승을 거뒀다. 다시 광주로 돌아온 KIA는 28일 5차전에서 7-5로 삼성을 꺾고 구단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및 7년 만의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그렇게 이범호 감독은 임기 내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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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광주, 김한준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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