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BO리그는 흥행 꽃을 피우며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지난 9월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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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꿈의 숫자’에 도달했다. 매 순간이 역사였다.
길고 길었던 2024시즌 프로야구 축제가 KIA의 정상 등극으로 막을 내렸다. 약 8개월의 시간 동안 다이아몬드 그라운드에서 울고 웃으며 기쁨과 감동, 열정의 순간을 함께 나눴다. 그리고 새 황금기를 맞이했다. 흥행 열풍에 힘입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이 함께 만든 결과이기에 그 의미가 깊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 관중 총 1088만7705명을 기록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열기는 활화산 같았다. 1982년 리그 출범 이후 43년 역사를 통틀어 유례없는 시즌을 보낸 까닭이다. 앞서 정규리그 일정의 80%가량(573경기)을 소화한 시점에서 종전 최다 기록(2017년·840만688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지난해 기록(2023년·810만326명)도 훌쩍 넘겼다. 정규리그를 마친 뒤 이어진 가을 무대에서는 16경기 연속 매진 행진으로 누적 관중 35만3550명을 동원하면서 멈출 줄 모르는 흥행 가도를 자랑했다.
MZ 세대를 제대로 사로잡은 덕분이다. 야구의 이미지가 바뀌었다. 젊은 층이 ‘새로운 놀이터’로 야구장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강본 국립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29일 “개막 전만 해도 뉴미디어 유료중계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신의 한 수가 됐다”며 “경기 영상 2차 가공이 허용되면서 젊은 세대들이 야구를 쇼츠(쇼트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다. 그렇게 유입되는 팬이 늘어나면서 야구장을 찾는 발걸음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KBO는 올해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맺은 바 있다. 3년간 연평균 450억원에 달하는 독점 계약이다. 주목할 점은 컨텐츠 2차 가공 허용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야구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SNS 속 짧은 동영상이 유입 경로가 된 셈이다.
이를 주목한 구 교수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확산하는 데 무척 익숙하다. 그런 문화 현상이 야구의 흥행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야구장은 이제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문화의 장이 됐다. 어느 한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종의 ‘생활 문화’로 변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축구, 일본의 고교야구처럼 단순 스포츠를 넘어 그 이상의 고유한 상징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 또한 “올 시즌을 돌아보면 젊은 팬들, 특히 여성 팬들이 흥행의 주역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이고, 새롭게 유입된 팬들이 야구장의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KBO의 향후 과제이기도 하다. 야구장의 분위기는 더 이상 무겁지 않다. 예전과 비교하면, 부담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장소로 변한 게 달라진 점”이라고 전했다.
레전드의 애정 어린 당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위원은 “선수들도 훨씬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지금의 열기는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 프로스포츠에서는 당연한 이치다. 한국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로 멈추는 게 여전히 경계된다. 팬들의 열정에 호응할 수 있는, 그만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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