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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158㎞ 광속구 유망주, 대표팀 가자마자 다쳤다…'ERA 0.76 급성장' 자신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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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1년 동안 성장한 것처럼 자신 있게 던지고 싶다."

광속구 사이드암 이강준(23, 상무)은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품고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다. 이강준은 지난 25일 '2024 프리미어12' 합숙 훈련 명단에 추가 합격했고, 27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합류하면서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을 꿈꾸고 있었다. 최종 엔트리 28명 안에 들어야 다음 달 8일 대회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하는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는데,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최고 구속 158㎞에 이르는 빠른 공이 매력적인 이강준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류 감독은 "공은 빠른데 체격이 생각보다는 작더라. 불펜 투구를 할 때 내가 들어가서 한번 봐야 할 것 같다. 일단 공이 빠르기도 빠른데 제구가 돼야 한다. 떨어지는 공에 얼마나 배트가 나오게 하는지 봐야 한다"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준의 행복한 미소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류 감독은 30일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에 "이강준이 팔꿈치 부상으로 대회에 나설 수 없다"고 알렸다. 3~4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한다.

이강준은 추가 합격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미완의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올해 상무에서 본인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프리미어12에서 증명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했다. 그런데 그 의지가 너무 강했는지 부상으로 이어져 눈물을 삼키게 됐다.

이강준은 설악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kt 위즈에 지명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2년차였던 2021년 7월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이적하면서 첫 번째 변화와 마주했고, 지난해 1월 롯데가 FA 투수 한현희를 영입할 때 키움 히어로즈가 보상선수로 이강준을 지명하면서 3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강준은 키움에서 데뷔를 미루고 상무에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kt와 롯데, 키움이 이강준을 원했던 이유는 최고 구속 158㎞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재능이었다. 그러나 불안한 제구력이 늘 숙제로 남아 있었다. 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이강철 kt 감독은 이강준의 재능을 매우 높이 평가하며 키워보고 싶어 했으나 단점도 뚜렷한 선수였기에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강준은 1군 통산 32경기에서 1승, 1홀드, 23⅔이닝, 평균자책점 9.51에 그쳤는데, 삼진 13개를 잡는 동안 4사구가 43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력이 심각했다.

상무 입대는 이강준의 야구 인생에서 엄청난 전환점이 됐다. 올해 퓨처스리그 44경기에 등판해 3승, 11세이브, 8홀드, 47⅓이닝, 평균자책점 0.76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 7월 퓨처스 올스타 경기에 나섰던 이강준은 최고 구속 158㎞를 찍으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퓨처스리그긴 해도 삼진 37개를 잡으면서 4사구는 14개만 기록할 정도로 제구력도 눈에 띄게 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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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합류 직후 만났던 이강준은 "솔직히 군대에 있으면서 그렇게 크게 기대는 안 했다. 최종 훈련 명단 35명이 나오고 내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냥 부대에서 운동을 했다. 그러다 월요일(21일)에 쿠바전에 던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고, 수요일(23일)에 대표팀에 25일에 합류할 거니까 짐을 챙겨놓으라고 들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라서 기대가 많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무에 있는 동안 제구를 다듬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강준은 "스스로 개선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여기서 던지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그 포인트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까 그런데 상무에서 폼도 수정하고, 스스로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까 포인트가 생겼다. 물론 2군이지만, 그러면서 기록에서도 차이가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투구 폼을 많이 바꿨다. 과거에는 조금 난잡하게 다 분산시키면서 그렇게 던졌는데, 지금은 안정적이게 던진다. 홈에다 안정적으로 던져야 하니까 몸도 큰 움직임 없이 안정적이게 던져야 할 것 같아서 그런 점을 신경 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도 홈플레이트에 안정적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팬들에게 제구도 잡힌 투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이강준은 "(대표팀은) 오고 싶다고 다 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 내가 2군에서만 했기 때문에 1군에서 잘할 수 있을까 의문이 없지 않았다. 쿠바와 연습경기를 할 때 내가 해왔던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년 시즌 준비에 큰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대회에 간다면 타자를 압도하고 싶다. 또 내가 제구력이 많이 불안하다고 팬들께서 생각하실 텐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런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1년 동안 성장한 것처럼 자신 있게 던지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기에 아쉬운 감정이 더더욱 클 듯하다.

대표팀은 합숙 훈련 명단 35인을 꾸릴 때부터 부상자가 많아 애를 먹고 있었다.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 손주영(LG 트윈스), 내야수 노시환(한화) 등이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됐고,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 혜택으로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하는 외야수 강백호(kt 위즈) 내야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투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등은 대회 기간에 합류할 수 없어 제외됐다. 한국시리즈 도중에는 외야수 구자욱과 투수 원태인(이상 삼성 라이온즈)이 다쳐 류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구자욱은 주장, 원태인은 1선발 후보였기에 아쉬움은 더더욱 컸다. 여기에 추가 발탁한 이강준마저 다쳤다. 유독 부상으로 신음하는 선수가 많은 이번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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