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선수단이 가고시마 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입국한 날이었다.
“린가드가 슈퍼스타이지 않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을 땐 전용기를 타고 다녔다.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첫 마디가 생각난다. 린가드가 ‘FC 서울 게이트가 어딨느냐’고 물어봤다.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뛰던 선수라서 부족해 보이는 게 많을 거다. 경기장, 훈련장 등 린가드 입장에선 말도 안 되게 안 좋을 수 있다. 그런 린가드가 묵묵히 제 역할에 충실히 하면서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다. 한국 사람 다 됐다.”
제시 린가드.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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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첸코(사진 왼쪽)와 몸을 풀고 있는 린가드.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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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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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는 올 시즌 K리그1 23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린가드는 서울 핵심 중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초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때도 있었지만 성실한 재활로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 완장까지 찼다.
린가드는 “처음 한국에 온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많은 팬이 인천공항에서 맞이해주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팬들의 사랑과 환영은 평생 잊지 못할 거다. 첫 홈경기 땐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찾아주셨다. 원정 경기마다 찾아주시는 팬들의 사랑도 항상 큰 힘이 된다. 팬들이 있어 우리가 한 발 더 뛸 수 있다. 많은 팬이 응원해 주시는 덕분에 파이널 A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린가드.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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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는 K리그에 데뷔한 순간도 떠올렸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이 정도로 터프하고 힘든 리그인 줄 몰랐다. 모든 선수가 아주 많이 뛴다. 이기기 위해 모든 걸 쏟아낸다. 첫 2경기를 치르고 감독님이 나를 강하게 비판한 걸 봤다. 그때 감독님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훈련장에서부터 더 집중하며 한국 축구 적응력을 높여갔다.”
FC 서울 김기동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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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는 김 감독을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린가드는 “김기동 감독님은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대단히 높은 분”이라며 “명확한 계획에 따라서 팀을 이끌어주신다”고 말했다.
“새로운 팀에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 감독님은 시즌 중반부터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확실하게 녹여내고 있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감독님이 구현하고자 하는 축구를 이해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또 있다.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닌가 싶다. 일대일로 소통하는 데 대단히 능하시다. 축구 인생을 돌아보면 속에 있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는 감독님 밑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감독님은 축구뿐 아니라 삶에 관한 이야기도 잘 들어주신다. 축구 적으론 늘 새로운 계획과 전술로 점점 더 성장하는 느낌을 받게 해주신다. 감독님은 선수가 축구를 즐길 수 있게 해주시는 지도자다.” 김 감독을 향한 린가드의 신뢰다.
코치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린가드, 최 준.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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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11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시즌 K리그1 3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 35경기에서 15승 8무 12패(승점 53점)를 기록하고 있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4위다. 서울은 3위 김천상무를 승점 5점 차로 추격 중이다.
린가드는 “올 시즌 홈 5연패를 한 나쁜 시기도 있었다”면서 “그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은 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울산 HD 원정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2-2로 따라붙었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히 올라왔던 경기였다. 우린 그 경기 이후 자신감을 쌓으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 우린 잃을 게 없다. 당장 포항전부터 꼭 승점 3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FC 서울 린가드, 윌리안.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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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사진=이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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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는 K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돌아보면서 다음과 같은 바람도 전했다.
“K리그가 더 많은 팬을 모으고 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프런트 등 축구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이 이 분위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더 나아갔으면 한다. 올 시즌이 K리그의 시작이라고 보면 좋다. K리그가 세상에 알려지는 첫해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노력한다면 내년엔 더 많은 팬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구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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