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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팀의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인 손흥민과 맺고 있는 현재 계약의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 것이란 보도가 다시 한 번 나왔다.
손흥민은 내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끝난다.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1년 연장 옵션 행사, 손흥민과 아예 다년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것 등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왔지만 토트넘은 일단 지금 연봉으로 손흥민을 1년 더 쓸 태세다.
다만 1년 연장 옵션 활성화가 내년에 그를 자유계약(FA)으로 잃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관측도 있다.
토트넘과 손흥민의 수싸움이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됐다. 일각에선 지난 2021년 첼시가 당시 핵심 공격수였던 프랑스 국가대표 올리비어 지루의 계약을 종료 직전 1년 연장한 뒤 AC밀란에 이적료 받고 판 것으로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한다.
토트넘이 '첼시의 지루 케이스'를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 4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에 대한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조만간 발동할 예정"이라며 "토트넘은 손흥민과 2021년 7월 마지막 계약을 체결했는데, 구단은 1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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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옵션이 토트넘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로 활성화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된다.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옵션 발동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옵션이 행사되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이상을 함께하게 된다. 손흥민 영입은 토트넘 이적시장 역사에서 최고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2200만파운드(약 393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두 차례 더 계약서를 다시 썼는데 2018년 7월 재계약을 통해 5년 계약서를 새로 체결했다. 이어 지난 2021년 7월엔 연봉 180억원(추정)에 4년 짜리 새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런데 현 계약서에 나타난 손흥민 만료일이 토트넘 의지에 따라 2025년 6월30일이 아닌, 2026년 6월30일인 것으로 지난해 드러났다.
영국 언론은 지난 6월부터 토트넘이 재계약보다는 1년 연장 옵션 활성화를 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1992년생 손흥민이 32살이다보니 토트넘이 다년 계약을 새로 체결하기보다는 그를 1년 더 지켜보지 않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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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 '더선'과 '가디언'도 지난 8월 토트넘의 옵션 행사를 전한 적이 있다.
당시 '더선' 소속 토트넘 전담 기자인 톰 바클레이는 SNS로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여름으로 넘기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현재 계약의 마지막 12개월에 들어간 후 계약 상황을 돌아봤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성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풋볼 팬캐스트'는 다소 적나라하게 손흥민의 현 사정을 들여다봤다. 매체는 "토트넘에 있어 손흥민은 최고의 수입원"이라고 대놓고 표현한 뒤 "계약을 연장해야할지 끝내야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이미 토트넘은 20대 초반 여러 선수들을 손흥민 대안으로 준비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엔 텔레그래프가 한 번 더 토트넘의 옵션 활성화를 확인했다.
다만 토트넘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활용하기 위해 옵션을 행사하는지, 다른 의도로 행사하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손흥민은 내년 계약기간이 끝날 경우 이적료 없이 새 구단을 물색할 수 있다. 내년 6월 33살이 되는 선수에게 누가 제안을 하겠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최근엔 선수 생명이 길어지다보니 나이 든 선수들이 좋은 제안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2022년 34살의 나이에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FC바르셀로나로 이적, 지금까지 골을 펑펑 쏟아내는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1986년생으로 지난 2021년 첼시에서 AC밀란으로 이적해 30대 중반에 한 번 더 전성기를 맞은 프랑스 전 국가대표 지루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손흥민의 경우 최근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하고는 있지만 토트넘에서 10여년간 뛰며 축구 선수들이 생명처럼 쓰는 다리에 큰 부상을 입은 적이 없을 만큼 관리를 잘 했다. 최근 들어선 2선에서 패스를 찔러넣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에도 능통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빅클럽에서 1~2년 더 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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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토트넘은 손흥민과 현 계약기간을 일단 1년 더 연장한 뒤 그를 2026년까지 활용하거나, 내년에 이적료를 받고 팔아야 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한국 등 아시아 마케팅에 최고의 수단이다.
엄청난 인기를 과시하는 손흥민을 내년 여름에 공짜로 놓치는 일은 피하겠다는 생각을 토트넘이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경우에 따라선 토트넘이 손흥민을 떠나보내면서 거액의 이적료까지 챙길 수도 있다. 손흥민이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미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가 활약하고 있는 알 이티하드에서 4년간 총액 1억6000만 유로, 한화로 2400억원의 총액 제안을 받았다. 알 힐랄, 알 아흘리 등 다른 사우디 구단도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살려놓고 있다.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이 결심만 하면 내년 여름에 33살 선수를 수백억원 받고 팔 수도 있는 셈이다. 완전한 차익실현이다.
손흥민과 비슷한 사례도 이미 존재한다. 지난 2021년 첼시에서 뛰던 지루가 그랬다. 첼시는 당시 지루와 맺은 계약서에 1년 연장 옵션을 갖고 있었다. 2021년 6월30일 기존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었지만 AC밀란이 그에게 관심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계약기간 종료 25일 전인 2021년 6월5일 구단이 갖고 있는 지루 계약기간 연장 옵션을 행사했다. 지루 역시 공식 발표 몇 달 전부터 보도가 쏟아졌지만 첼시는 끝까지 기다렸다가 6월에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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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가 지루를 1년 더 쓰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첼시는 AC밀란에 옵션 포함 이적료 200만 유로(약 30억원)를 받고 지루를 넘겼다. 첼시팬들은 지루의 1년 계약 연장을 환영하다가 AC밀란에 팔아넘기자 "큰 돈도 아닌데 꼭 이렇게 해야하느냐"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토트넘도 그럴 수 있다. 현재 부상으로 고생하는 손흥민이 훌훌 털고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면 토트넘은 그를 1년 더 안고 가도 되고, 적당한 이적료를 주겠다는 팀이 나타나면 팔아도 된다. 손흥민의 기량 하락이 인지되면 내년 6월에 결별해도 된다. 첼시도 지루의 '에이징 커브' 여부를 끝까지 지켜보다가 6월에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했다.
한편으론 씁쓸한 일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 10년간 뛰며 한국은 물론 아시아, 더 나아가 전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됐고 토트넘 역시 그를 마케팅에 최대한 활용해 구단 수익은 물론 위상 높이기에 많이 활용했다. 런던 연고 1.5류 구단이었던 토트넘은 손흥민, 그리고 지난해 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해리 케인 등 두 스타를 앞세워 아스널, 첼시를 맹추격하는 인기 구단으로 올라섰다.
손흥민의 그런 헌신을 감안하면, 또 사우디 구단 제안을 뿌리친 일화를 감안하면 흔쾌히 재계약서를 내밀어도 문제가 없지만 토트넘은 끝까지 주판알 튕기는 모양새다. 적어도 지루처럼 축구는 빼어나지만 마케팅 효과는 없는 다소 비호감 선수는 아니라는 얘기다.
손흥민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이 구단에 뭔가 하나는 남기고 싶다"며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서는 다소 달라졌다. 지난 9월 토트넘 팬 포럼에서 "토트넘에서 은퇴할 것 같냐"는 질문에 "답을 이미 한 적이 있다. 우린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여기서 뛴지 벌써 10년이 됐다. 내가 토트넘에서 얼마나 행복할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며 "하지만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고, 나는 단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내가 이 클럽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웃는 걸 보고 싶고, 모두가 나를 레전드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토트넘을 떠나게 되더라도 토트넘 팬들이 자신을 팀의 레전드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답변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 첼시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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