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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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정부청사=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포함 주요 인사 3인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감독 후보자를 다시 추천하여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을 포함, 절차적 하자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
문체부는 5일 서울정부청사 별관 203호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이 대표로 브리핑을 진행했다.
지난 7월 29일부터 문체부는 위르겐 클린스만·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가 있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시정 2건, 문책 6건, 주의 8건, 제도 개선 요구 2건, 벌금 통보 7건, 현지 조치 1건 등을 요구했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정몽규 회장에게는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지난달 2일 감독 선임 관련 감사 중간 브리핑에서 문체부는 클린스만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무력화됐고, 홍명보 감독의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답했다.
문체부는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을 위반하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당하게 운영한 책임을 물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인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확인됐다. 축구협회가 전강위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자를 다시 추천하여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 등을 포함하여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문제는 다음과 같다.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업무가 부적정하게 진행됐다. 2024년 9월 기준 남자 성인 대표팀을 포함한 10개 대표팀에서 지도자 43명이 선임됐고, 그중 42명이 이사회의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권한이 없는 인물이 최종 선임에 관여하기도 했고, 필수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인물이 대표팀 지도자로 선임되기도 했다.
문체부는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기준을 현장의 요구를 수렴해 마련하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에서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신청했고, 운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축구협회 정관(제69조 제2항)에는 재정적 부담을 안는 대규모 차입을 처리할 경우에는 주무부처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지만, 축구협회는 문체부 장관의 사전 승인 없이 총 615억 규모의 대출을 약정했다.
거기에 축구종합센터 내 미니스타디움 내부에 '축구협회 사무공간 조성을 제외'하기로 협의했지만, 실제로는 사무공간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거짓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총 56억 원의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문체부는 교부결정 취소 및 환수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 전했다.
2023년 승부조작 사면 사태도 규정을 어겼다. 대한체육회는 2022년 12월 26일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을 개정, 징계 사면 및 복권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법원의 무죄 판결,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이 확정된 경우 등에만 징계를 해지,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체육회의 하위 기관인 축구협회는 이를 따라야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행사해서는 안 되는 사면권을 자체적으로 행사했다.
거기에 비상근 임원에게 자문료 형식의 급여성 보수 28억 원을 방만하게 집행했고, 축구지도자 강습회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 불합격해야 할 수강생이 합격하거나, 합격자가 뒤바뀌기도 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현대산업개발 직원의 축구협회 부적당한 파견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별도로 감사하기로 했다.
최현준 감사관은 "공무원 징계령 규정을 보면 자체감사에서 징계를 요구할 때 경징계와 중징계를 구분해서 요구하도록 되어 있다"라면서 "제명, 해임, 자격정지 이상이 저희가 볼 때 공무원의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봤다. 세 가지 징계 중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선택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징계 권고가 아닌 '요구'다. 최현준 감사관은 "배드민턴협회는 사무검사 결과라 이행 권한이 없다. 이번 감사는 공동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한 감사"라면서 "현재 규정이 문체부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축구협회 공정위원회가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여론에 맞춰서 바람직한 판단을 하도록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경우는 문체부 차원에서 축구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때까지 국민의 열망을 담아 저희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에 대해서는 "권한 없는 분에 의해 감독 후보자가 최종 추천이 됐다. 이것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 축구협회 스스로 이를 바로잡으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과 체결한 계약은 축구협회가 계약을 유지하든지 변경, 취소하든지 옵션이 있을 텐데 축구협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활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묻자 "감사감실 차원에서는 적절하게 이행이 되지 않았을 경우 이행감사를 한 번 더 할 수 있다. 만약 부족하게 이행이 됐을 경우 솜방망이 처분을 했을 경우 현 제도상 감사관실에서 구체적으로 감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감독 부서인 체육부에서 정책 수단이 있다. 저희는 체육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서 축구협회가 바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그리고 산하 기관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축구협회 감사 또한 '정치적' 감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최현준 감사관은 "행위가 원인이 되어 어떤 결과를 초래했고 파급효과를 가져온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국회에서 현안 질의가 있었고, 국감에서 논란이 될 정도로 상당히 파급효과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가 엄중하고 중대하기 때문에 이분(정몽규)이 축구협회 회장으로서 갖고 있는 영향력만큼 신중하게 업무를 했어야 하고 더 책임이 무겁다는 것이다. 정치적 감사를 누가 공감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제 공은 축구협회에 넘어갔다. 문체부의 의지는 단호하다.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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