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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B-1S에서 김민주는 카운트를 잡기 위해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볼넷은 싫었다.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했다. 하지만 타자는 유유히 그 공을 공략했다. 정확히 맞은 공은 우중간을 그대로 갈라버렸다. 2루타였다. 리그 정상급 타자였던 노시환(한화)에게 맞은 그 2루타는 여전히 김민주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거침없이 달려들었던 이 패기 넘치는 신인이, 1군의 벽을 실감한 사건이었다. 어쩌면 경력 내내 김민주에게 기억에 남는 장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낙담하지는 않았다. 이 장면은 김민주를 다시 뛰게 하는 근사한 경험으로 남았다. 김민주는 이 상황에서 느낀 게 많다고 했다. 2군에서는 한가운데 공을 넣어도 파울이 나오거나 운 좋으면 땅볼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1군 타자들은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그 벽을 실감한 순간, 김민주는 곧바로 다음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 했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7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민주는 지난해 캠프에서 인상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공이 맹렬하고, 사납다는 평가를 받았다. 옆구리 유형이지만 기본적으로 구속이 받쳐주는데다 공의 움직임이 좋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부상으로 꼬였다. 김민주는 “시범경기 내려가서 2군에서 경기를 하는데 어깨 앞쪽이 찝히는 느낌을 받았다. 한 달 정도 재활을 했는데 재활조에서 러닝을 하다 발목을 한 번 접질렀다. 또 발목이 좋아질 때쯤 팔꿈치가 안 좋아서 오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고 돌아봤다.
부상을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뒤 퓨처스리그(2군) 성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13경기에서 12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71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렇게 시즌 막판 부푼 마음으로 1군에 올랐지만, 기쁨보다는 과제를 더 많이 확인했다고 했다. 제구도, 변화구의 완성도도 모두 부족했다. 어쩌면 시즌이 끝나기 전 그 벽을 확인한 게 다행이었다.
김민주는 “만족은 못 했던 시즌인 것 같다. 컨트롤이 안 되다보니 스트라이크를 넣는 데 급급했다. 자꾸 도망가려고 했다. 그게 아직까지도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면서 “카운트가 불리할 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2군에서는 잘 못 느꼈는데 1군에 올라오니 확실히 그것을 느꼈다”면서 9월 27일 한화전 노사환 타석의 상황을 곰곰하게 복기했다.
그 벽을 느낀 만큼 KIA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는 김민주의 발걸음도 의욕적이었다. 여러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이번 캠프에 들어왔다. 우선 ABS존 적응이다. 옆구리 유형의 선수들도 높은 쪽을 던질 수 있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이번 시즌을 통해 절실하게 드러났다. 세트포지션에서의 완성도, 그리고 공을 더 힘 있게 때릴 수 있는 자신의 포인트와 감각을 찾는 것도 목표다. 쉴 새 없이 목표를 말하는 김민주의 목소리는 확신과 기대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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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런 김민주를 보는 주위의 시선은 호의적이다. 정재훈 코치는 “공 자체는 진짜 좋은데 올해 민주가 1군에서 선을 못 보인 것은 사실 부상 때문이었다. 부상 없이 자기 관리만 하면 분명히 1군에서 통할 선수다”면서 “디셉션이 좋아서 공이 늦게 보이고, 빠르게 흘러나가는 공이 좋다”고 칭찬했다. 김민주의 캠프 첫 불펜 피칭을 조용히 뒤에 보며 스스로 타격 타이밍을 잡아보기도 한 김주찬 벤치코치 또한 “우타자가 타이밍을 잡기 까다로운 유형이다”라며 고개를 끄떡였다.
KIA 불펜에 좋은 투수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좌완은 팔 각도별로 다 구비가 되어 있고, 우완도 올해 정해영 전상현 장현식이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다만 우완은 옆구리 유형에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아직 많은 편은 아니다. 김민주는 유형에서도 틈새를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셈이다. 김민주도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3~4개월 정도 시간이 있다. 그때까지 계속하면서 보완할 생각이다. 계속 연구하고 찾아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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