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10년 동안 '노 트로피'인 손흥민이 아직 토트넘 홋스퍼에서 우승컵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우승컵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현지 비판 기사가 나왔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12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시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손흥민은 내년에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범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했다"며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에서 우승을 기다리고 있다. 카라바오컵에서 여전히 경쟁 중이지만 카라바오컵 우승이 레비의 최고 업적 안에 들어가기에는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아직까지 우승 트로피가 없다.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리그컵 준우승 등 우승에 근접한 적은 있었지만 결정적 한 방이 부족했다.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은 16년 전으로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어느 대회에서도 트로피를 따내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빅6로 불리고 있지만 성과로는 나머지 5팀을 따라잡기 힘든 게 토트넘의 현실이다.
하지만 토트넘의 무관 징크스가 지금까지 거쳐간 수많은 선수들이나 감독들의 잘못 때문인 건 아니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큰 문제는 레비가 승리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레비는 토트넘 회장으로서 거둔 최고의 업적 세 가지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경기장 개장, 훌륭한 몇몇 선수들의 영입을 언급했다"며 "레비는 구단에 부임한 후 얻은 유일한 트로피였던 2008 리그컵 우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발언은 팬 포럼에서 나왔다. 레비와 함께한 인물 중에는 손흥민이 있었고, 손흥민은 최근 입스위치 타운에게 패한 후 팬들에게 사과해야 했다"며 손흥민과 레비의 마음가짐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레비 회장에게 카라바오컵 우승은 최고의 업적 세 가지 안에 들어가기에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나 토트넘에서 우승하는 건 지난 20년 동안 최우선 과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레비 회장은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고 있으나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승격팀 입스위치에게 시즌 첫 승을 헌납한 이후에는 주장 손흥민이 총대를 메고 사과해야 했다.
영국 풋볼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정말 실망스러운 오후였다. 결과는 물론이고 우리는 더 나은 성과를 보여야 한다. 상대가 두 골, 심지어 첫 골을 넣기 전에 우리는 득점을 해 리드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고 아쉬워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홈 경기에서 실점을 막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두 번의 어리석은 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이 고통스럽다. 모두가 큰 책임을 져야 하며, 결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또 토트넘 공식 채널인 '스퍼스 플레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믿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고, 정말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모두가 확인했지만 그런 종류의 경기(맨체스터 시티전과 애스턴 빌라전)는 정신적으로 무장된 상태에서 치렀다. 빌라를 상대로 강하게 나간 뒤로 입스위치와 맞붙더라도 같은 상대이자 같은 경쟁자라는 걸 알아야 한다"며 선수단에게 정신력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우리가 이길 거라고 기대했지만, 축구에서 당연한 승리는 없다"면서 "승리하려면 열심히 뛰어야 하고, 우리는 더 많이 믿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규율을 더 지켜야 한다는 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팬들에게 사과하는 건 그만큼 승리, 우승에 대한 갈증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대회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레비 회장은 지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레비 회장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만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구장을 지어 관중 수익을 극대화 하고, 유명한 선수 몇몇을 데려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최고의 업적 세 가지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몇몇의 뛰어난 선수 영입을 언급한 것을 보면 우승에 진심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우승컵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철학을 가진 구단주가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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