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간 무대에서 노래했고, 마이크를 잡고 소통했다. '현재진행형' 가수인 이문세는 "음악엔 유통기한이 없다"고 진심을 이야기 했다. "은퇴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안고, 다음 앨범을 준비 중이다. 국민가수로서의 존재의 가치를, 매일매일 증명하고 있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규 17집 발매 계획을 전했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이문세 정규 17집 선공개 곡 발표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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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선 이문세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출연도 몇 년 만이고, 기자간담회도 16집 이후에 처음이다. 라디오 프로그램은 복귀를 해서 매일매일 재미있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웃으며 근황을 이야기 했다.
이문세는 1983년 1집 '나는 행복한 사람'으로 데뷔,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광화문 연가' '옛사랑' '붉은 노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와 '두시의 데이트' 등을 진행하며 친근한 진행자로도 사랑받았다.
이문세는 "음반을 17장 내고 있는 가수로서 소회를 밝히자면 마이크 잡고 대중들 앞에서 노래한 지 40년이 넘었다. 힘든 과정도 있었고 넘어야 할 물과 산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있었다. 40년 이상 박수를 놓치지 않았고 외면 받지 않았기 때문에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음악적 소신도 밝혔다. 이문세는 "대중을 의식하고 음악을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히트곡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이 음악이 먹힐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문세가 하는 음악에 공감을 해주면 고맙지만 그렇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라며 "마이크를 잡았던 원동력은 공연에서 힘을 얻었고 음악인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2025년 완성을 목표로 정규 17집을 준비 중이다. 정규 17집은 이문세의 인생관을 보여주는 시리즈, 15집의 '무대'와 16집의 'Free my mind'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12월 최초 선공개곡으로 'Warm is better than hot'을 발매했으며, 이날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2곡을 선공개한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이문세 정규 17집 선공개 곡 발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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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는 "창작의 고통이 엄청나다. 예전에는 뭣도 모르고 씩씩하게 해왔다면, 지금은 곡의 완성도, 이 시기에 이런 음악이 맞나 생각이 꽉차 있다. 새 음악을 만들기가 녹록치 않아 더뎌지고 있다"면서도 "빨리 해봐야 좋을게 없다"고 눙을 쳤다.
그는 "17집이라는 타이틀이 걸려있다. 지난 16장은 어떻게 내왔나, 생각이 안날 정도로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다. 1집을 만났을 때는 17장, 20장을 내는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다. 주어진 시간에 맞춰 차곡차곡 켜켜이 쌓여 16번째 앨범을 냈다. 이번에도 17번째 앨범을 만들기 위해 한 켜이 한 켜이 쌓여야 한다"고 새 앨범 작업을 이야기 했다.
선공개 하는 '이별에도 사랑이'는 연인과의이별을 넘어서,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배우 윤계상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이문세는 이 노래를 '옛사랑'과 비슷한 결이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의 음악을 돌이켜보면 '옛사랑'이 7집 앨범에 있었는데 타이틀곡은 다른 곡이었다. 나 혼자 듣고 싶은 곡이었고 큰 반향을 일으키리라 생각 못했다.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갖춰져있는 곡이 아니고, 독백하듯이 하는 노래였다. 이 노래도 그런 맥락에선 '옛사랑'과 다른 결이지만, 합창합시다 하는 곡이 아니라 혼자 조용히 (듣는)곡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찾아온 수많은 사랑을 끝내고 돌려보냈을 때 어떤 감정이었을지 . 이별이 오히려 고마웠다는 노래다. 어떤 사랑이었길래, 그 후유증은 어땠을까. 되짚어볼 수 있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선공개곡인 '마이 블루스'는이문세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가수로 긴 시간을 살아오며느낀 감정과 상황들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 곡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목가적인 일상과 무대의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이문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사석에서 '잘 놀다 잘 가자'고 한다. 잘 살기가 쉽지 않은 세싱이다. '후회 없이 잘 살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럴까.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이다.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충고와 위로와 위안을 주고 싶었다. 격려의 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저는 이 노래를 고통스럽게 창조한 곡이 아니라, 연습 삼아서 툭 시작했다. 노랫말과 멜로디가 같이 나온 독특한 작품이다. 천재적이진 않다"고 웃었다.
지난해 안식년을 보낸 이문세는 자연스럽게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안식년 때 인생을 다시 한 번 되돌아봤다가 아니라, 하루 자고 나면 하루 늦는구나. 하루씩 아파오는구나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했고 활기차고 파이팅이었던 시기에서 어느 순간 찌뿌둥하다. 아파도 자연스러운 나이가 되어간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음악인으로 '존재의 가치'를 입증해왔다. 그는 "세상엔 소유와 존재의 가치 두가지가 병행한다.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건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며 저는 본능적으로 존재의 가치가 컸다.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수많은 라디오와 클럽에서 제안이 왔지만 다 뿌리쳤다. 저는 '별밤지기'여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신의 가치가 있다. 존재의 가치를 더 크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문세에게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묻자 "단순한 삶"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음악 하는 사람은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사업과 부업을 하진 않는다. 복잡하지 않은 나의 삶들이다"라며 "이완할 때는 시골에서 농작물도 짓고, 막걸리 한잔 마시고 평범한 사람처럼 산다. 그게 자연스러운 제 삶이고 행복하다. 공연이 임박할 때는 누구못지 않게 집중해서 기타를 잡고 노래한다. 내가 집중해서 나의 일이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가요계 '레전드'다. 40년 간 발표한 숱한 히트곡들도 그렇지만, 긴 세월 부침없이 꾸준히 음악을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대단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문세는 '은퇴'에 대한 생각을 꺼내놨다.
이문세는 최근 새 음반을 발매한 조용필을 언급하며 "그 분들이 앞장 서서 가니깐 저도 여유있게 뒷짐 지고 갈 수 있다. (조)용필이 형은 은퇴 공연 안하면 좋겠다. 무대에 서있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고 존경하다. 쓸쓸한 은퇴 공연은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스스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묵묵히 쫓아가는 후배들에 대한 일종의 용기, 그리고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관객들이 저를 만나고 악수를 하면 '30년 끄떡없겠어요' 하다가 '앞으로 10년 만 더 해주세요' 점점 줄어든다. 10년이라고 해봤자 70대 중반 밖에 안되는데. 내가 음악 인생을 오랫동안 했던 걸 잊고 살았다"고 자신의 나이를 재차 언급했다.
그는 "선배들이 은퇴를 한다고 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내가 그 수순을 밟는것 같아서"라며 "'은퇴공연 하지 말아달라'는 개인적으로 바람이다. 은퇴는 '쓸슬히 퇴장한다'이다. 지금까지를 추억으로 생각하고 퇴장하는 것"이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은퇴의 의미를 말했다.
이문세는 "아티스트들에게 퇴장은 있을 수 없다. 그 분이 걸어나올 수 없으면 휠체어라도 타고 나와서 인사말이라도 하고 나와서, 박수를 쳐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 객석에 있으면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운명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그런 면에서 은퇴 공연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저도 은퇴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이야기 했다.
이문세는 2025년 앨범 완결을 목표로 정규 17집 수록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시즌제 콘서트 '씨어터 이문 시즌4' 투어를 내년까지 연장하며, 매일 아침 MBC 라디오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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