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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솜주먹’으로 279억 번 타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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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6일 미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맞붙은 마이크 타이슨(오른쪽)과 유튜버 겸 프로 복서 제이크 폴.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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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8)이 19년 만에 프로 무대 링에 올랐다. 상대는 31세 어린 유튜버 겸 프로 복서 제이크 폴(27). 프로 통산 50승 중 44승을 KO로 따낸 타이슨의 전성기 모습을 기대한 관중 7만5000여 명이 16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을 메웠다. 전 세계에 송출된 넷플릭스 생중계는 6000만가구가 시청했고, 순간 최대 접속자가 650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경기는 기대 이하였다. 타이슨은 나이 앞에 무기력했고, 폴은 지루한 아웃복싱을 했다. 결과는 폴의 심판 만장일치 판정승. 경기 종료 10여 초를 남기고 폴이 존경의 의미로 타이슨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자, 난타전을 기대했던 관중들이 야유를 쏟아내기까지 했다. 16분간 심심한 경기를 펼치고 타이슨이 받아 간 돈은 2000만달러(약 279억원). 폴은 4000만달러(약 558억원)를 챙겼다.

이 경기는 폴이 운영하는 스포츠 이벤트 회사와 넷플릭스 협업으로 성사됐다. 폴은 구독자 2090만명을 가진 유튜버이자, 이날 전까지 프로 무대에서 10승 1패를 거둔 복서이기도 하다. 타이슨은 2005년 은퇴 이후 이벤트 경기를 치른 적은 있지만, 정식 프로 경기는 19년 만이었다. 당초 지난 7월 대결 예정이었는데, 타이슨이 5월 비행기 안에서 궤양 발작으로 쓰러져 경기가 연기됐다.

경기는 타이슨 나이를 감안해 12라운드가 아닌 8라운드로 펼쳐졌으며, 라운드당 경기 시간도 3분에서 2분으로 줄였다. 타이슨은 초반 1~2라운드에선 폴보다 우세했으나, 그 이후론 체력이 떨어져 별다른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주먹 위력도 떨어지고 활동량과 스피드에서 완전히 뒤졌다. 폴도 타이슨을 강하게 몰아붙이기보다 치고 빠지는 전략을 취해 보는 재미가 떨어졌다.

현 WBA(세계복싱협회) 수퍼 웰터급 챔피언 테런스 크로퍼드는 “타이슨은 오랜 기간 훈련을 해서 펀치를 고작 97번밖에 뻗지 못했다. 이 싸움 자체가 미친 짓이었다”며 “그가 다치지 않아서 기쁘다”고 했다. 타이슨은 경기 후 “몇 달 전 거의 죽었다 살아났는데 두 발로 끝까지 링에 서있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에 또 링에 오를지는 모르겠다. 상황을 봐야겠다”며 “다음번엔 (폴의 형이자 프로레슬러인) 로건과 싸울 수도 있다”고 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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