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를 5-2로 물리친 한국 야구대표팀.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 한국은 3승 2패로 3위에 머물러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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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한 문제점을 하나하나씩 잡아나가겠습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본선 진출이 좌절된 야구대표팀 류중일(61) 감독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B조 예선 최종전에서 5-2로 이겼다. 류 감독은 “이번 대회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본선 진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멀리 대만까지 응원하러 와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예선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다. 전날 일본과 대만이 각각 쿠바와 호주를 물리치면서 B조 1, 2위를 확정해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우승했고, 2019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B조 3위(3승 2패)로 밀리면서 처음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2026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그리고 2028 LA 올림픽을 겨냥해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로 대표팀을 꾸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문동주와 노시환, 원태인, 김영웅 등 부상자들이 속출해 1990년생 포수 박동원과 1991년생 투수 고영표 등 30대 중반 베테랑을 일부 뽑았지만, 주축은 2000년 전후로 태어난 젊은 선수들이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을 차례로 거친 류중일호는 이번 대회에서 희망도 발견했다. 야수진에선 김도영과 박성한, 최원준 등이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또, 홍창기는 차세대 국가대표 리드오프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마운드에서도 수확이 많았다. 곽빈은 이번 대회에서 선발진의 기둥으로 버텼고, 박영현과 곽도규, 최지민, 유영찬, 김서현 등 젊은 불펜 투수들도 실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똑같이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일본과 대만의 성장 속도가 한국보다 빠르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른바 ‘구속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일본은 시속 150㎞의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정교한 제구력까지 갖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대만 역시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선진 야구를 경험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만만찮은 실력을 뽐냈다.
류중일 감독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며 한국 야구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류 감독은 “대만은 어린 선수들을 일찍 미국으로 보내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반면 우리는 유망주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실정이다. 이게 한국과 대만의 전력 차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평가전을 많이 해야 한다. 우리가 가든지 상대를 초청하든지 어떻게 해서든 대표팀을 자주 소집해야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행히 KBO 차원에서 준비 중이다. 다음 WBC까지 남은 15개월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예선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호주를 상대한 한국은 마운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며 5-2로 이겼다. 3-2로 앞선 6회 말 김도영이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도영은 이날 4타점을 포함해 이번 대회 5경기에서 타율 0.412,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일정을 모두 마친 선수단은 19일 귀국한다.
타이베이=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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