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요르단 암만,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통산 A매치 51번째 득점을 신고했지만 홍명보호는 웃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원정에서 선제 실점을 내주고 끌려가는 졸전 끝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B조 6차전서 1-1로 비겼다.
전반 12분 김민재의 백패스 미스가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으나 4분 뒤 손흥민의 동점포가 터졌다. 경기 내내 팔레스타인 골문을 위협했지만 결정적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승점 1 획득에 그친 대표팀은 4승2무, 승점 14가 되면서 2위 요르단, 3위 이라크에 6점 앞선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 9월 맞대결에 이어 팔레스타인과 2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경기가 팔레스타인이 아닌 요르단에서 펼쳐진 이유는 현재 팔레스타인이 분쟁 지역이라 A매치를 치를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이 인접 국가인 요르단에서 경기를 치르길 희망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요르단에서 경기가 열렸는데, 열정적인 팔레스타인 교민들의 응원 속에 태극전사가 힘을 쓰지 못하며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팔레스타인을 로테이션 없이 최정예 멤버로 상대했다. 쿠웨이트전과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골문은 변함없이 조현우가 지켰다. 수비라인도 좌우 측면에 이명재, 설영우, 센터백에 김민재와 조유민이 쿠웨이트전과 똑같이 호흡을 맞춘다.
중원에는 박용우, 황인범, 이재성 조합이 가동됐다. 왼쪽 측면 공격은 손흥민이 이끌었고 반대편에 이강인이 위치했다. 최전방은 오세훈이 맡았다.
벤치에는 김경민, 김문환, 백승호, 주민규, 정우영, 이창근, 이기혁, 정승현, 홍현석, 배준호, 권경원, 오현규가 벤치에서 출격 명령을 기다렸다. 김봉수와 지난 경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이태석, 이현주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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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팔레스타인은 라미 하마다 골키퍼를 비롯해 아메드 마하네, 마이클 테르마니니, 무사브 바타트, 야세르 하메드, 오데이 카루브, 조나단 조리야, 카밀리오 살다나, 자이드 쿤바르, 오데이 다바그, 타메르 세얌이 선발 출전했다.
팔레스타인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 초반 팔레스타인은 내려서지 않고 강하게 맞섰다. 대표팀은 뒷공간을 노리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4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설영우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박스 안으로 넣어줬다. 이재성이 먼저 볼 터치를 가져간 후 상대 수비 발에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이어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명재가 왼발 크로스를 올렸지만 골라인 아웃됐다.
전반 10분 이강인과 설영우 콤비가 다시 한 번 우측면을 공략했다. 이강인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은 설영우가 측먄을 파고든 후 다시 이강인에게 내줬다. 이강인의 왼발 크로스가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갔으나 수비가 걷어냈다.
대표팀이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전반 13분 팔레스타인 공격수 자이드 쿤바르가 김민재의 백패스를 예측하고 가로챘다. 조현우가 뛰어나왔으나 볼을 잘 지킨 쿤바르가 비어있는 골문 안으로 가볍게 집어넣었다. 쿤바르는 코너프래그로 달려가 깃발을 뽑아들고 사격 세리머니를 펼치며 전쟁 중인 자국민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대표팀이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 16분 이재성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아 오른발 인사이드로 골대 먼쪽 포스트에 꽂아넣었다. 쿠웨이트전서 A매치 50호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A매치 51호골을 넣으며 황선홍을 제치고 역대 득점 순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또한 개인 통산 한 해 A매치 최다골 기록을 10골로 늘렸다.
팔레스타인도 만만치 않았다. 역습을 통해 다바그의 위협적인 헤더 슈팅까지 나왔다. 다행히 공은 골대 밖으로 벗어났다.
대표팀이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24분 이명재가 올린 얼리크로스를 오세훈이 노마크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오세훈 머리에 맞은 공은 골대 위를 벗어났다.
대표팀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강인과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고, 손흥민이 프리킥을 처리했다. 손흥민의 슈팅은 수비벽을 넘겼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7분 대표팀이 득점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오세훈이 오른쪽으로 돌려줬고, 쇄도하던 이강인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수비 맞고 굴절된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기 전에 골키퍼가 쳐냈고, 흐러나온 공을 손흥민이 재차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역시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전반 38분에는 설영우가 수비 3명을 통과하고 박스 안으로 찔러줬으나 공을 잡은 이재성은 수비 2명의 슬라이딩 태클에 가로막혔다.
전반 막판 팔레스타인 골키퍼 하마드가 쓰러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재개된 후 손흥민이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1분 뒤 손흥민 패스를 받은 오세훈이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슈팅을 때리려고 했으나 수비 발에 걸리며 기회를 놓쳤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팔레스타인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슈팅 직전 파울이 선언되며 점수는 그대로 유지됐다.
전반 추가시간 팔레스타인의 마지막 공격이 조현우 선방에 막혀 무위에 그치면서 1-1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오른발로 때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6분 대표팀이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이강인이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오세훈이 머리러 떨궈줬고, 이를 황인범이 달려들어 마무리했으나 골대 위를 넘어가고 말았다. 설영우가 낮게 깔린 크로스는 수비 맞고 자책골로 연결될 뻔했지만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대표팀의 공격이 계속 이어졌다. 후반 11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을 돌파한 후 왼발로 낮게 올린 크로스는 수비가 걷어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이강인의 왼발 슈팅이 나왔으나 수비 맞고 골대 옆을 벗어났다. 다시 한 번 얻은 코너킥에서 손흥민이 길게 올렸으나 골키퍼가 잡아냈다.
팔레스타인이 먼저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조나단 칸틸라나 대신 모하메드 바심을 투입했다. 직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 직접 돌파했으나 마지막 터치가 길어 골키퍼에게 잡혔다.
대표팀도 오세훈 대신 주민규를 투입해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이 좋은 기회를 잡았다. 김민재가 박용우를 향해 패스를 건넸으나 상대가 가로챘다. 곧바로 역습이 전개됐고, 조유민이 몸을 던져 슈팅을 막아냈다.
후반 24분 이강인이 침투하는 황인범을 향해 절묘한 패스를 넣어줬다. 하지만 황인범의 크로스는 수비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후반 25분 대표팀이 결정적 위기를 넘겼다. 팔레스타인이 간결한 원투 패스를 통해 수비라인을 한 번에 무너뜨렸다. 다행히 마지막 슈팅이 골대 위를 넘어가긴 했으나 수비진 집중력이 아쉬웠다. 1분 뒤에도 중원에서 공을 빼앗기며 위기를 내줬으나 상대 슈팅이 골대 옆을 벗어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표팀은 이재성과 이강인을 빼고 배준호와 오현규를 투입해 변화를 가져갔다. 답답했던 경기가 계속 이어지던 후반 35분 오른쪽으로 이동한 손흥민이 길게 넘어온 패스를 가슴 트래핑 후 밀어넣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황인범이 공을 잡는 순간 상대 강력한 백태클이 들어왔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장면이었으나 주심은 그저 옐로 카드만 꺼내들었다.
대표팀은 줄기차게 팔레스타인 골문을 두드렸으나 득점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홍명보호는 오는 3월 오만, 요르단을 연달아 홈으로 불러 3차예선 B조 7차전과 8차전을 각각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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