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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인종차별 문제 있다는데도…손흥민 2차 가해, 토트넘이 앞장 선다 "벤탄쿠르 지지, 항소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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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제3자가 봐도 문제가 있다는데 정작 피해자를 감싸야 할 구단은 가해자를 두둔한다. 토트넘 홋스퍼가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손흥민을 오히려 '2차 가해' 하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가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며 "벤탄쿠르를 향한 독립규제위원회의 유제 판결을 존중하다. 다만 우리는 출전 정지 기간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앞서 FA는 지난 6월 손흥민을 겨냥해 "아시아인의 생김새는 다 비슷하다"는 인종차별 발언을 한 벤탄쿠르에게 잘못을 묻고 공식전 7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더불어 10만 파운드(약 1억 7,000만 원)의 벌금도 추가해 명백한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대표팀 훈련 소집을 앞두고 문제를 일으켰다.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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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문제가 됐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쏘니(손흥민 애칭)!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말했다.

손흥민도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해당 문제가 벌어지고 나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며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너그러운 마음씨를 보여줬다.

개인 간 화해가 이뤄졌다지만 공적인 징계는 필요했다. 인권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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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FA가 이를 다뤘다. 벤탄쿠르를 기소하면서 E3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FA는 "언론 인터뷰와 관련된 위법 행위를 확인했다.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국적과 인종, 민족적 기원에 대해 언급하면 안 된다. 가중 위반 처리될 여지가 있다"고 중징계가 내려질 것을 예고했다.

벤탄쿠르의 해명도 이상했다. FA에 따르면 벤탄쿠르 측은 손흥민을 한국인이라고 부른 기자를 향해 냉소적이로 온화하게 질책을 하려는 의도였다고 했다. '나쁜 농담'이라며 한 차례 손흥민에게 잘못을 인정했던 것과 전혀 다른 해명이다.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규정 위반을 다룬 한 위원은 "벤타누르가 사용한 단어는 전체 맥락을 봤을 때 명백하게 모욕적이었다"며 "벤탄쿠르의 주장도 처음 사과 내용이나 손흥민의 반응을 봤을 때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지금이라도 벤탄쿠르에게 따끔한 경고와 정확한 교육을 하는 게 옳다. 그것이 손흥민의 개인적 용서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토트넘은 하루 만에 항소 뜻을 밝혔다. 벤탄쿠르를 지지하기까지 했다. 특히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는 최고의 사람이자 선수다. 훌륭한 인품을 가진 선수이기에 항소하려는 구단을 적극 지지한다"라고 손흥민을 완전히 배제한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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