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건재한 안세영… 8강부터 한판도 안 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BWF 중국 마스터스 女단식 우승...파리 올림픽 후 첫 국제대회 정상

조선일보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이 24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수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가오팡제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과 부상에 시달려온 안세영(22·세계 랭킹 1위)이 다시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24일 중국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수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가오팡제(28위)를 2대0(21-12 21-8)으로 완파했다.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첫 국제 대회 우승이다.

이날 결승전은 부상 없는 안세영이 얼마나 막강한지 여실히 보여줬다. 1게임에서 안세영은 코트 구석까지 커버하는 특유의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였고, 가오팡제는 잇따른 범실로 무너졌다. 2게임에서는 안세영이 한때 19-6으로 13점 차까지 달아나며 낙승을 거뒀다. 앞서 준우승을 했던 덴마크 오픈에서 안세영은 김학균 대표팀 감독 등 코칭 스태프와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로니 아구스티누스 코치, 성지현 코치와 적극적으로 소통한 것도 달라진 점이었다.

이번 대회 안세영은 우승까지 파죽지세였다. 32강에서 세계 랭킹 18위 랏차녹 인타논(태국)을 2대1, 16강에서 쑹숴인(대만·24위)을 2대1로 잡았다. 8강전 장이만(중국·23위)을 이기고, 지난 23일 준결승에서 미야자키 도모카(일본·14위)를 꺾었다. 이날 결승까지는 상대에게 단 한 게임도 주지 않았다. 결승 상대 가오팡제는 세계 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이번 대회 16강에서 이기고 올라왔지만, 부상 없는 안세영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마음고생을 한결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그는 파리 올림픽 당시 발목 힘줄을 다친 상태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28년 만의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메달 획득 직후 배드민턴협회 부조리를 지적하는 ‘폭탄 발언’을 쏟아내면서 거센 논란에 휘말렸다. 재활에 전념하다 지난달 전국체육대회에서 올림픽 후 첫 공식 대회 복귀전을 치른 뒤에는 “그동안 생각이 많았다고 했는데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부상 회복 후 처음 나선 국제 대회인 BWF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에게 0대2로 완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올림픽까지 부상을 달고 뛰었던 게 안세영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일본 마스터스를 부상 예방 차원에서 결장해 팬들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이번 중국 마스터스 우승으로 안세영은 여자 단식 세계 최강자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안세영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결과 배드민턴협회가 보조금법을 위반한 정황과 후원 물품을 부당하게 배부한 혐의 등이 확인됐다. 문체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의 해임과 사무처장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조사에서 김택규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과 폭언, 과도한 의전 요구 등도 확인됐다.

문체부는 협회가 자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관리 단체 지정을 통해 모든 임원을 해임하고 선수 지원 외 모든 예산 지원을 중단할 방침도 밝혔다. 문체부는 또 협회의 부당한 국제 대회 출전 규제 폐지, 후원사 로고 노출 허용, 복식 선수 선발 방식 개선, 학력에 따른 연봉 차별 폐지 등도 지시했다.

하지만 배드민턴협회는 지난 23일 문체부의 보조금법 위반 관련 지적에 대해 “보조금은 지침을 준수하고 상위 기관 승인 아래 집행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협회는 최근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도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협회가 정상화될 수 있게 제도와 규정을 적극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지만, 문체부의 조사 결과 및 시정 지시에는 여전히 버티는 모습이다.

[배준용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