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서 김헌곤 타구에 손가락 골절
"유종의 미 위해 계속 구종 연마할 것"
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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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가을을 뜨겁게 달궜다. 비록 KIA 타이거즈의 막강한 기세에 눌려 준우승에 그쳤으나, 젊은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마냥 웃지 못한 이가 있었다. 베테랑 좌완투수 백정현(37)이다.
경험이 많은 백정현은 포스트시즌 때 불펜투수로 기용될 참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차전을 나흘 앞둔 10월9일 팀 청백전에서 김헌곤을 상대하다 타구에 오른 손가락을 맞아 미세 골절로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마감했다.
2007년 삼성에 입단한 '원클럽맨' 백정현은 2021년 이후 다시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르는 꿈을 꿨지만, 산산 조각났다. 결국 팀의 포스트시즌 9경기를 모두 TV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몸과 마음이 쓰릴 상황이었지만, 백정현은 자신의 실력을 탓했다. 더 정교하게 제구가 됐으면 김헌곤에게 강한 타구를 맞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
백정현은 25일 뉴스1과 통화에서 "8월 말 KIA와 선두 다툼을 할 때 선발로 나섰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이대로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만나면 힘들 것 같아서 체인지업을 연마했다"며 "청백전에서 구종을 테스트했는데 (김)헌곤이한테 맞았다. '내 공이 아직 밋밋하구나. 더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 출전 불발에 힘이 빠지고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정신 차려야 한다'는 계시로 받아들였다. 어떻게 하면 더 공이 예리하게 떨어질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들었다"고 강조했다.
10월 중순 손가락 수술 후 재활에 힘쓴 백정현은 곧 철심을 빼는 수술을 다시 한다. 회복에 집중해야 할 시기지만, 왼손은 공을 놓지 않고 있다.
백정현은 "다행히 오른손을 다쳐서 왼손으로 캐치볼은 하고 있다. 손과 같이 다친 안면 부위는 흉터가 좀 남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다쳤다고 마음 놓고 쉴 생각은 없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계속 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백정현이 8회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4.9.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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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은 2021시즌 14승5패 평균자책점(ERA) 2.63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삼성과 4년 총 38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남았다.
그러나 이후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고, 올해는 6승5패 ERA 5.95로 반등에 실패했다. 내년이면 계약 마지막 해라 각오가 남다르다.
백정현은 "2021시즌 좋았던 것을 2022시즌에 그대로 했는데 안 통하더라. 투수는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사실 내년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잘해서 구단에 남게 되면 더 뛰겠지만, 재계약에 실패한다면 다른 팀으로 가서 선수생명을 연장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마음은 여전하다. 제대로 준비를 해보고 싶다"며 "미국의 유명한 피칭 아카데미의 지도를 받기 위해 알아보기도 했는데, 수술 등 일정상 못 갈 경우 화상으로라도 교육을 받아 볼까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삼성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고, (강)민호형 등 베테랑들이 워낙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고 있어서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며 "모두 부상 없이 도약 했으면 한다. 나 역시 내년 시즌 완주를 위해 악착같이 해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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