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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한국 체육, 와 이리 됐노” 하형주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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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28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최근 체육계의 여러 논란에 대해 “왜 이렇게 됐나 싶다”라며 아쉬움을 쏟아냈다.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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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형주(62) 신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대한민국 체육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 이사장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와 이리 됐노(왜 이렇게 됐나) 싶다”며 최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체육계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비위 관련 수사를 위해 검찰이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간담회 막바지엔 또 다른 논란의 주인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징계 및 추가 감사 예고에도 불구하고 4선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불거진 체육계의 여러 논란에 대해 하 이사장은 “원칙이 깨지니 정상화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체육도 이제는 전문가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의 기량과 사고방식은 21세기형인데 체육 가맹단체의 생각과 행정은 40년 전 내가 운동할 때와 다를 바가 없다. 19세기 또는 20세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포츠의 가치가 이것밖에 안 되나 싶어 눈물이 나올 때도 있다”면서 “차기 체육회장은 체육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분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이사장은 1984년 LA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출신 스포츠 레전드다. 현역 은퇴 이후 교수(동아대 체육학과)와 행정가(공단 상임감사)를 거쳤다. 지난 18일 제14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할 일이 산더미 같은 체육계가 맡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국민의 지탄을 받는 상황이 안타깝다. 이제부터라도 엘리트 체육을 바로 세우고, 생활체육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 장애인 체육과 학교 체육도 활성화하면서 공단 이사장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체육진흥공단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원칙’을 언급한 하 이사장은 “정해진 원칙을 지키면서도 투명하면서도 효율적인 운영으로 활기를 불어넣겠다”면서 “체육진흥공단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젖줄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방향성과 철학을 확립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는 뿌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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