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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스위치 캡틴 모르시, '무지개 완장' 종교적 신념 이유로 거부...'참여하지 않을 권리-다름'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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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모든 이의 신념엔 존중이 따라야 한다. 샘 모르시(33, 입스위치 타운)의 결정 역시 그러하다.

영국 '미러'는 3일(이하 한국시간) "입스위치 타운의 주장 샘 모르시는 '무지개 완장'을 거부했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레인보우 레이스(Rainbow Laces)' 캠페인이 주말 동안 재개된 가운데, 입스위치 타운의 주장 샘 모르시가 이를 지지하는 레인보우 완장을 착용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로 밝혀졌다고 알렸다.

샘 모르시는 지난 2009년 포트 베일에서 데뷔한 이집트 국적 미드필더로 현재 입스위치 타운 주장을 맡고 있다. 171cm로 큰 신장은 아니지만, 적극적인 태클과 위치선정이 뛰어나 상대 선수를 저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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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에 따르면, 모르시는 지난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 종교적 이유로 레인보우 완장을 착용하지 않았다. 모르시는 무슬림으로 신앙을 실천하고 있으며, 그의 결정은 이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은 성 소수자를 의미하는 'LGBTQ+' 커뮤니티의 포용을 목표로 하며, 과거 스포츠에서 이들이 겪었던 적대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태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돼 있다. 이 캠페인은 11년 전 시작된 이후 점차 규모를 키워 현재는 무지개 코너 플래그, 주장 완장, 레이스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말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의 주장 중 모르시만이 완장을 착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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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입스위치 타운은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구단은 미러에 그의 결정이 종교적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구단은 LGBTQ+ 커뮤니티의 포용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강조했다.

구단 대변인은 "입스위치 타운은 모두를 환영하는 완전한 포용의 클럽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프리미어리그의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을 자랑스럽게 지지하며, 평등과 수용을 촉진하기 위해 LGBTQ+ 커뮤니티와 함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캠페인 기간, 구단의 남녀 1군 팀 선수들이 구단 재단의 LGBTQ+ 축구 세션을 방문했으며, 지난 경기에서는 노팅엄 포레스트와 연대와 포용의 서약을 함께 했다. 오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 경기에서도 경기 시작 전, 경기장의 대형 스크린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이 계획되어 있다"라며 모르시의 뜻이 클럽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대변인은 모르시의 결정도 존중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구단은 주장 샘 모르시가 종교적 신념에 따라 레인보우 완장을 착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존중한다. 우리는 경기장 안팎에서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가치를 인정받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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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스위치 타운의 LGBTQ+ 팬 그룹인 '레인보우 트랙터스'는 모르시의 결정에 실망을 표했지만, 그러면서도 그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해당 팬 그룹은 미러에 "레인보우 트랙터스로서 모르시가 레인보우 완장을 착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그의 선택에 실망했다. 레인보우 레이스 캠페인은 LGBTQ+ 커뮤니티의 포용을 지원하며, 축구 안팎에서 팬들과 선수들이 환영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캠페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며, 이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를 인정한다. 입스위치 타운은 지난 몇 년간 LGBTQ+ 커뮤니티와의 장기적인 협력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모르시는 종교적 이유로 해당 캠페인 참여를 거부했지만, 이 '거부'가 모르시가 남을 차별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한편, 미러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을 주도하는 LGBTQ+ 인권 단체 '스톤월'이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LGBTQ+ 사람들 중 4분의 1(27%)은 지역 스포츠 단체나 팀 스포츠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 1년간 스포츠 그룹이나 피트니스 클럽에 참여한 LGBTQ+ 사람 중 약 5명 중 1명(22%)이 성적 지향 또는 성별 정체성 때문에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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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스포츠 경기를 관람한 LGBTQ+ 사람들 중 21%는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이 비율은 소수 인종에서는 더욱 높아졌다. 흑인, 아시아 및 소수 민족(Minority Ethnic) LGBTQ+ 사람들 중 34%가 지난 1년간 스포츠 경기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미러는 "이번 사례는 축구계가 LGBTQ+ 포용성과 신념의 다양성을 모두 존중하며 균형을 맞추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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