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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꿈꿨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남자프로농구 KT는 11일 마카오의 스튜디오 시티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2024∼2025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대만의 타오위안 파우이안 파일럿츠에 64-100으로 패했다.
무려 36점 차 대패다. 이에 조별리그 2승2패째를 기록한 KT는 A조 3위로 떨어졌다. 참고로 타오위안은 2023∼2024시즌 대만 P.리그+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팀이다. EASL은 10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팀당 6경기를 소화한다. 각 조 1·2위가 파이널4에 진출해 우승을 노리는 구조다.
앞서 두 달 전 홈에서 열린 첫 대결에 이어 또 한 번 웃지 못했다. 당시 KT는 경기도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EASL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70-91로 완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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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바꿔 마카오 원정에서 설욕에 나선 가운데 핵심 주축 허훈과 하윤기의 부상 공백이 컸다. 설상가상 외국인 선수 가용에도 한계가 있었다. 레이션 해먼즈 홀로 이번 원정길에 오른 것. 신규 영입생 이스마엘 로메로의 경우 비자 관련 문제로 함께하지 못했다.
경기 초부터 흔들렸다. KT는 1쿼터부터 밀렸다. 박지원이 초반부터 새깅을 당했고, 상대의 지역 방어에 고전했다. 또 앞선 수비마저 흔들리면서 연이어 돌파를 허용했다. 한때 한희원이 3점포 3개를 성공하며 11-12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책에 발목 잡힌 KT는 큰 폭으로 리드를 내주기 시작했고, 타오위안의 외국인 선수 트레비언 그레이엄에게 외곽까지 내주면서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1쿼터는 17-34로 끝났다.
2쿼터,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높이의 차이를 여실히 느꼈다. 타오위안의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알렉 브라운이 버틴 골밑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이에 울며 겨자 먹기로 던진 3점은 야속하게도 림을 계속 외면했다. 힘든 싸움이 계속됐다. 2쿼터 3분43초가 흐른 뒤에야 한희원이 자유투를 성공시키면서 KT의 쿼터 첫 득점이 나왔을 정도다.
점수 차는 22점까지 벌어졌다. 2쿼터 종료 시점 30-52로 열세였다. 이때까지 KT의 3점슛 성공률은 14.8%에 그쳤다. 27개나 던졌지만, 4개 성공이 전부였다. 골밑 또한 어려운 건 매한가지, 리바운드에서도 18-30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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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역시 흐름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갔다. 특히 골밑 공략이 문제였다. 계속된 3점 시도는 악순환으로 흘러갔다. 최진광, 박선웅과 고찬혁 등 스몰 라인업으로 타오위안을 괴롭혔지만, 이번에도 실수가 발목을 잡으면서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3쿼터 종료 시점, KT는 23점 차(52-75)를 내줬다.
4쿼터를 맞은 KT가 힘을 빼면서 가비지 타임을 보냈다. 해먼즈, 문성곤, 한희원 등이 벤치에 앉았다.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KT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곧장 귀국 비행기에 올라 14일 홈 수원 KT 아레나에서 한국가스공사전을 치른다. 반면 타오위안은 끝까지 외국인 선수 그레이엄, 브라운 둘을 활용해 KT를 두들겼다. 36점 차 패배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이날 KT에서는 해먼즈(15점·7리바운드), 한희원(14점), 박선웅(11점·4리바운드) 등이 분전을 펼쳤다. 한편, 그레이엄 상대로 27점·10리바운드, 브라운에게는 22점·8리바운드를 내준 게 뼈 아팠다.
경기 후 송영진 KT 감독은 “재미없는 승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준비한 수비가 초반에 잘 나오지 않았다. 초반에 많이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가 준비를 잘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음가짐이나 터프함이 부족했다. 팀 수비가 잘 안됐다 보니 당황했다. 지금 외국인 선수도 없고. 허훈과 하윤기도 없다. 누군가 구심점을 해줘야 했는데, 그게 좀 부족했다. 분위기 자체가 넘어간 게 있었다. (타오위안이) 우리 팀을 많이 연구한 것 같다. 상대 외국인 선수가 빠지고도 준비를 많이 한 부분이 있었다. 타오위안의 전술이 적중했다고 본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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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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