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 티띠꾼(왼쪽)과 김주형이 14일 그랜트 손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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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인연의 ‘톰과 제리’ 김주형(22)과 지노 티띠꾼(21·태국)이 남녀 혼성대회에서 준우승을 합작했다. 어린 시절 처음 연을 맺었던 둘은 프로골퍼로 장성해 함께 출전한 성인 무대에서 찰떡 호흡을 맞추면서 새로운 콤비의 탄생을 알렸다.
김주형과 티띠꾼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에서 열린 그랜트 손튼 인비테이셔널에서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합작해 합계 26언더파 190타를 작성하고 준우승을 기록했다. 우승은 마지막 날 7타를 줄이고 27언더파를 쓴 제이크 냅(30·미국)과 패티 타바타나킷(25·태국)에게 돌아갔다. 우승 상금은 남녀 각각 50만달러(약 7억원), 준우승 상금은 28만달러(4억원)씩이다.
지난해 새로 생긴 그랜트 손튼 인비테이셔널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공동 주관한다. 총 32명의 남녀 선수가 2인 1조를 이뤄 사흘간 경기한다. 1라운드는 스크램블, 2라운드는 포섬, 마지막 날은 각자 티샷한 공을 바꿔 치는 변형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란색 상의와 흰색 하의로 옷을 맞춰 입은 김주형과 티띠꾼은 경기 후반까지 상위권을 달렸다. 그러나 17번 홀(파5) 결과가 아쉬웠다. 김주형이 이글 찬스를 잡았지만, 4m짜리 퍼트를 넣지 못해 냅과 타바타나킷을 압박할 기회를 놓쳤다. 이어 18번 홀에서 냅과 타바타나킷이 파를 지키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김주형(뒤)과 지노 티띠꾼이 16일 그랜드 손튼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9번 홀에서 컵을 응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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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나란히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주형과 티띠꾼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오랜 인연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티띠꾼은 “13살 즈음 김주형을 처음 만났다. 사실 그때는 김주형이 누구인지 잘 몰랐다. 그저 한국 태생으로 필리핀에서 자라 태국에서 훈련하고 있는 선수 정도로만 알았다”면서 “그런데 몇 년 뒤 아시안 투어에서 뛰던 김주형이 PGA 투어에서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이어 “김주형은 노력을 정말 많이 하는 선수다. 부모님이 일어나시지 않아도 아침 일찍 혼자 캐디백을 들고 연습장으로 가서 훈련했다”며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서로 나이도, 국적도 다르지만 김주형과 티띠꾼은 이번 대회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했다. ‘톰과 제리’라는 팀명으로 나선 둘은 1라운드에서 9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14언더파를 합작해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고, 2라운드에서도 18언더파 2위로 선전했다. 그러나 냅과 타바타나킷이 마지막 날까지 좀처럼 추격의 틈을 주지 않으면서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패티 타바타나킷(왼쪽)과 제이크 냅이 16일 그랜트 손튼 인비테이셔널 정상을 밟은 뒤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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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치르면서 둘의 케미스트리도 더욱 끈끈해졌다. 김주형은 2라운드가 끝난 뒤 띠티꾼을 타이거 우즈(48)와 스코티 셰플러(28·이상 미국)에게 빗대 “티띠꾼은 오늘 우즈처럼 플레이했다. 그래서 지노 우즈라고 부를지 지노 셰플러라고 부를지 고민했다”고 동료를 치켜세웠다. 이어 “티띠꾼의 활약을 보는 태국의 많은 선수들이 이 무대에서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나 역시 어릴 적 PGA 투어에서 뛰는 선배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우승자인 제이슨 데이(37·호주)와 리디아 고(27·뉴질랜드)는 20언더파 6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LPGA 투어 은퇴를 선언한 렉시 톰슨(29)은 리키 파울러(36·이상 미국)와 짝을 이뤄 13언더파 1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한국 국적의 선수는 김주형 외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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