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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찻잔 속 태풍?' 단일화에 계산기 두드리는 체육회장 후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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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 왼쪽)에 맞서 17일 서울 마포구 마포나루 호텔에서 체육회장 후보 단일화 논의를 벌인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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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장 선거, 이번에는 후보 단일화가 가능할까.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임박 하자,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이기흥 체육회장과의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른바 '反이기흥 연대'를 구성한 후보들이 단일화를 명분으로 뭉쳤다.

유승민(42·전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78·전 인천시장), 박창범(55·전 대한우슈협회장), 강신욱(68·단국대 명예교수) 등 4명 후보들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나루호텔에 모여 후보 단일화 논의를 시작했다. 제 각각 단일화 목소리를 내오던 후보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시작한 셈이다. 이기흥 회장의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압박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 4명 후보자는 이날 논의 후 "단일화에 근접한 합의를 했다. 근소한 입장 차이는 빠른 시일내 해소 하겠다"고 공표 하면서도 "23일 전에 최종 결정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는, 큰 틀에서 단일화 명제에 공감 했다는 원칙론적인 얘기로, 사실상 단일화 성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날 4명의 비공개 단일화 논의에서 여러 이견(異見)이 도출 되면서 각 후보들이 단일화의 현실적 어려움을 실감 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후보는 이견 차를 좁히기 위해 장신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 하기도 했으나,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 했을 뿐, 구체적 방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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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8명의 후보들. 사진 상단 왼쪽부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전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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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논의장에 참석한 유승민 전 회장도 후보들간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아, 방법론에 대해 고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18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란 큰 틀에 대해 합의를 했으나 방법론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론 조사가 가장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다. 공통된 룰로 여론조사를 진행하자는 의견을 밝혔으나, 불가능 하다는 의견이 개진되는 등 이견이 도출됐다"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공정한 절차 없는 단일화는 심사숙고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단일화에 실패해도 출마를 포기할 수 없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부연하는 등 단일화 불발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유 전 회장은 마지막까지 단일화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견해를 전했다. 그는 "합의 없는 단일화는 없다"고 전제 하면서 "남은 시간 동안 더 논의하고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 후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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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17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의 선거인 명부에 대한 열람 기간 및 장소를 공고했다.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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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도 이들의 단일화 추진이 자칫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상당수인 상황이다. 단일화 성사는 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날 모인 4명 후보를 제외한 3명 후보도 단일화 연대에 본격 합류해야 한다. 또 후보들 모두 단일화가 자신으로 귀결 되기를 바라는 점도 변수다. 후보들 각자는 단일화 합의에는 공감 하면서도 자신이 당선 유력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는 등 나름의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여론 조사 등 객관적 방법의 동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 조사를 추진한다 해도 합의·실행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질문 조항 등을 두고 각 후보간 이견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 합의가 불발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또 회원종목단체, 시·도체육회, 시·군·구체육회 등에 소속된 2300명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도 무리가 따른다. 체육회장 선거위원회가 선거인단의 10배수(2만3000명)를 무작위로 추첨해 구성한 2300명의 선거인단을 특정한 후 여론 조사를 하는 것은 본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투표의 성격을 띄는 등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

후보 등록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것도 단일화에는 악재다. 오는 24·25일 진행되는 후보 등록시 각 후보들은 7000만 원을 기탁해야 하는데, 선거에서 득표율 20%를 기록하지 못할 경우 기탁금을 돌려 받을 수 없다. 이는 후보 등록전까지 단일화를 도출해야 하는 주된 이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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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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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체육회장 선거에는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전 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등이 나선 상황으로, 대한체육회는 17일 체육회장선거의 선거인 명부 열람 기간 등을 공고했다.

이기흥 회장은 후보 등록 날짜에 임박해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18일 대한체육회 본부와 진천 선수촌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채용 비리 및 제3자 뇌물수수 등의 비위 혐의 수사를 위한 자료 확보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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