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과 추가 재계약 대신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하려 하고 있다.
팀 내 최고 수준이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따지면 40위권에 불과한 손흥민의 연봉을 놓고 토트넘이 과도하게 주판알 튕긴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26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이 손흥민의 계약 1년 연장을 다시 강조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데이비스 역시 자신들의 계약 마지막 6개월에 돌입하지만, 토트넘은 두 선수 모두에게 1년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생애 3번째 계약을 4년 기간으로 체결했다.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4월부터 현 계약에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계약기간 1년 연장 옵션이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와 토트넘의 계약기간은 3년인데 1년 연장이 가능하다.
앞서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도 23일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는 옵션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해당 관련 사실을 밝힌 걸 보도했다. 로마노는 유럽 이적시장 전문 기자로 이적이나 계약이 거의 확정될 경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히어 위 고(Here we go)'를 띄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마노는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클럽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10월 이후부터 클럽 내부의 분위기이고, 공식적인 절차를 기다리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미 로마노는 지난 10월,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 발동을 보도한 바 있다.
로마노 외에도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영국 사정에 능통한 언론도 토트넘이 이 옵션을 이미 실행,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기간이 2026년 6월로 늘어날 것이라 여러 차례 주장했고, 디 애슬레틱도 26일 보도까지 수 차례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토트넘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연장 조항 발동뿐만 아니라 재계약 협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토트넘의 현재 최고 주급자는 손흥민이다. 19만 파운드(약 3억 4912만원)로 알려졌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80억원으로 알려져 있기에 그가 재계약을 체결 시 토트넘에서 3년간 550억원 정도를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리빙 레전드'임에도 프리미어리그 연봉 40위권에 그치는 것은 팬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렵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년 총액 2400억원을 제안한 적도 있었으나 손흥민은 뿌리쳤다.
손흥민의 경우, 재계약할 때 연봉을 더 올리기는 어렵다. 그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인상 요인은 없다. 하지만 당장 그의 기량이 크게 녹슬지 않았고, 마케팅 가치 등은 변함 없기 때문에 연봉 동결 수준에서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게 합리적이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도 비슷한 내용을 주장했다. 지난 10일 "손흥민은 현재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년 연장이 더해진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에이전트가 선수의 미래에 대해 다루고 있고 토트넘과의 계약 협상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했다"라면서 "최근 여러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2026년 여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몇몇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 측은 장기 재계약을 예상했기 때문에 이러한 구단의 결정에 놀랐다. 사우디 프로리그 구단들이 내년 여름 손흥민 영입을 위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엔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도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1월에 움직일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다"라고 최근 상황에 대해 밝혔다.
매체는 "토트넘이 1년 계약 연장을 추진하는 건 손흥민 대화할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손흥민이 토트넘 프로젝트에 헌신하고 있는 가운데, 한 관계자는 시즌 종료 시점까지 장기 재계약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라며 "일단 1년간 현재 연봉으로 계약을 1년 연장하고 추가로 2년 재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1년 여름 재계약을 맺으면서 2025년 여름까지 계약 기간을 늘린 손흥민은 어느덧 토트넘에서 열 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만료 기간이 다가오고 있고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던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3일 스페인 매체 '엘골디히탈'은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하길 원하고 있다"며 "그들은 팀 내 연봉 10위 안에 드는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내보내고 둘의 연봉으로 손흥민을 데려오려고 한다"고 했다.
손흥민의 고액 연봉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팀 내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연봉 10위 이내 선수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방출하는 게 포르투갈 스타플레이어 출신 바르셀로나 구단의 생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어 레알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페인 매체 레알 마드리드 콘피덴시알은 7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엘링 홀란 다음으로 최고의 선수 2명을 공짜로 영입하고 싶어 한다"며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더하드태클'은 지난 21일 "손흥민은 지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며 "토트넘과 손흥민의 협상이 교착 상태다. 이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결심한다면 라리가에서 활약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피차헤스는 3달 전 손흥민 대리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비밀 접촉을 했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이후 해당 구단과는 잠잠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동 가능성이 불거졌다.
영국에선 맨유 이적설이 떠올랐다. 기브미스포츠는 6일 "맨유는 손흥민을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삼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월드클래스'라고 평가한 공격수를 영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토트넘 시절 최고의 파트너였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 데려오고 싶은 옛 동료를 묻는 질문에 "쏘니"라고 답하자 독일 유력지 빌트는 "케인이 한국의 '폭풍-스타(Strum-star)' 손흥민을 원한다"며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이 어떻게 생각할지 주목된다"라며 뮌헨의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주목했다.
여러 구단들이 손흥민의 FA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데 토트넘이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 FA 상황은 내년 1월이 아닌 2026년 1월부터 유효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손흥민에게 관심이 있었던 구단들이 어떻게 상황이 달라질지 모른다. 내년 여름에 이적료를 주고 영입하려 한다면 토트넘이 꽤 많은 이적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도 문제는 그다음이다. 2026년 1월을 앞두고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일단 1년 옵션을 발동하고 그다음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스퍼스 웹'은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손흥민 에이전트의 발언을 인용해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려는 이유가 손흥민과의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재계약하더라도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봉을 깎는 것은 부담스러울 거라는 관측이 강하다.
손흥민 측도 토트넘과의 재계약 과정에서 연봉은 동결해도 큰 문제 없고 계약기간 연장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토트넘의 태도다. 토트넘이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손흥민의 연봉 180억원 동결에 동의하는지는 알 수 없다.
토트넘이 올해 안에 연장 옵션 행사를 발표하면 손흥민은 보스만 룰 적용을 받지 못한다. 시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 안에 행사해야 깔끔하다.
하지만 옵션 행사 여부와는 별개로 토트넘의 행태가 지나치다는 외부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토트넘의 지난 10년간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가 바로 손흥민인데, 그가 잔류를 원하면 구단에서 최대한 성의 있는 자세로 협상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토트넘에서 성의를 갖고 손흥민과 대화했다면 어떤 방식이든 벌써 도장 찍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토트넘에서 스카우트를 했던 브라이언 킹은 25일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손흥민 플레이를 보면, 마음이 토트넘에 100% 있는지 의문"이라며 "내가 그 사람이었다면 분명 억울할 것이다. 손흥민이 지금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고 손흥민의 심정을 추측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