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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KIA 타이거즈 조직에서 3년간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다. 우리 가족들을 잘 챙겨줘서 고맙고, 항상 가족같이 나를 대해준 내 팀메이트들에 감사하고, 항상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준 코치진들에게 고맙다”면서 “또한 항상 응원해주시고 변함없는 사랑 보내주신 팬분들게 감사드린다. 여러분 모두 마음 한구석에 담겠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KIA에서의 자신의 경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소크라테스는 3년간 KIA의 라인업을 지켰지만, 때로는 팬들에게 애증의 존재이기도 했다. 공·수·주 모두에서 고른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 속에 2022년 입단한 소크라테스는 KBO리그 3년간 409경기에서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40도루, 266득점, 487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43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중 기복이 있기는 했고, 몇몇 부분에서 성에 안 차는 모습도 있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자기 성적을 낸 선수였다. 그래서 매년 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2024년 시즌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140경기에 성실하게 나가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 13도루, OPS 0.875로 활약했다. 팀이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집어삼키며 통합 우승을 달성했으니 안전하게 데리고 가는 것이 낫다는 평가도 있었고, 3년 내내 내리막을 걷고 있는 조정득점생산력(wRC+), 나이에 따른 주력과 수비력의 저하 등을 고려할 때 과감하게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KIA는 그냥 데려간다면 기본은 해줄 수 있는 소크라테스를 포기하고 결국 새 외국인 선수와 2025년 시즌을 함께 열기로 결정했다. KIA는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우타 거포 요원인 패트릭 위즈덤(33)과 계약했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 최종 협상을 마친 위즈덤은 미국 연말 일정 탓에 신체검사를 제때 받지 못해 계약이 다소 늦어졌다. 그러나 근래까지 멕시코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었고 KIA는 위즈덤의 모든 경기를 지켜봤다. 몸에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 신체검사 결과도 그랬다. 그렇게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모두 보장했다.
내부에서도 소크라테스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외야보다는 1루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봤다. KIA는 이 비교·분석 과정에서 세이버매트릭스 지표를 유심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소크라테스의 타격의 질이 한창 좋을 때보다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지표를 확인했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내년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었다. 반대로 1루 포지션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따졌을 때 리그에서 최하위권이었다. 실제 KIA는 황대인 변우혁 등이 계속해서 주전 1루수 경쟁을 벌였으나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기존의 외야수였던 이우성, 2루가 주 포지션이었던 서건창을 1루로 넣는 등 고육지책을 써야 했다. 성적이 좋을 수는 없었다.
2024년 통합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지금 전력에 안주하면 경쟁팀들에게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위협이 있었다. 외부에서 야수 수혈은 어려웠던 만큼 외국인 타자라도 바꿔 업그레이드를 노려야 했다. 그 과정에서 KIA의 레이더에 걸린 선수가 바로 위즈덤이었고, 당초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리던 위즈덤을 설득해 KIA 유니폼을 입혔다. KIA는 위즈덤이 한국에서 충분히 많은 홈런을 치며 팀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메이저리그 경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일이다.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의 1라운드(전체 52순위) 지명을 받은 위즈덤은 기대보다 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한다. 이후 텍사스, 시애틀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으나 2020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이후 자신의 장타 잠재력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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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4년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고, 이는 컵스의 재계약 의사 포기로 이어졌다. 보통 연봉조정에 들어간 선수는 전년도 이상의 연봉, 못해도 비슷한 연봉을 줘야 하는데 위즈덤의 가치가 270만 달러 상당이 아니라는 냉정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실제 위즈덤은 시즌 시작부터 허리 쪽이 좋지 않아 출발이 늦었고, 결국 시즌 75경기에서 타율 0.171, 출루율 0.237, 8홈런, 23타점에 머물렀다. 3년 연속 리그 평균을 상회했던 OPS 또한 뚝 떨어졌다.
물론 포지션의 차이, 걸어온 길, 그리고 나이의 차이는 있지만 이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NC에 합류한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페디 역시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입단한 선수였고, 어린 시절 완성형 선발로 큰 기대를 모았다. 워싱턴도 페디에게 꾸준하게 선발 기회를 줬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자리를 잡지 못했다. 페디는 2022년 당시 215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는데, 역시 페디에게 그 이상 혹은 동급의 연봉을 주길 주저한 워싱턴은 페디를 방출했다. 그때 NC가 접근해 페디를 데려오면서 양쪽 모두가 대성공을 거두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페디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계약해 선수 인생의 전기를 만들었다.
위즈덤은 내년 34세지만,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다시 상위 리그로 진출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을 수 있다. KBO리그에도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상주하고, 페디처럼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위즈덤은 KBO리그 진출 직전 시즌 연봉만 보면 오히려 페디보다 더 많은 선수다. 이름값을 느낄 수 있는 가운데, 위즈덤 또한 새로운 도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위즈덤은 계약 후 구단 유튜브에 짧은 영상 인사를 올렸다. 위즈덤은 “KIA 타이거즈의 선수가 되어 매우 흥분된다”면서 “경기장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다”고 웃었다. 소크라테스를 포기한 이유를 보여줘야 KIA의 2025년 전선도 순탄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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