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별이 된 스포츠 스타들
그래픽=양인성 |
스포츠 무대를 누빈 별 중 올 한 해 우리 곁을 떠난 선수들이 있었다. 지난 1월 축구계 ‘카이저(kaiser·‘황제’라는 뜻의 독일어)’로 통했던 프란츠 베켄바워가 79세로 눈을 감았다. 그는 서독 대표팀 선수로 유로 1972와 1974년 월드컵 우승을 일궜다. 발롱도르도 두 차례 (1972·1976) 탔다. 수비수이면서 공을 몰고 나가거나 정확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리베로 포지션을 개척한 선수로 꼽힌다. 1990년에는 서독 대표팀 감독으로도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을 제패한 세 명 중 한 명이다. 축구 행정가이자 경영자로서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월드컵 유치위원장으로 전 세계를 돌며 득표전을 펼쳐 2006년 월드컵 개최권을 따냈고, 조직위원장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1994~2002년 바이에른 뮌헨 회장을 지냈고 이후 명예회장으로 활동했다.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을 세운 케냐의 켈빈 킵툼은 지난 2월 25세에 교통사고로 숨졌다. 킵툼은 지난해 10월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풀코스(42.195km)를 2시간 35초 만에 완주해 세계 최초로 2시간 1분 벽을 깼다. 세 번째 풀코스 대회 출전이었다. 생전에 훈련을 너무 많이 한다고 코치가 염려했을 정도로 마라톤에 몰두한 킵툼은 2시간 이내에 풀코스를 뛰는 ‘서브2′ 달성 1순위 후보로 기대를 받았는데 갑작스럽게 떠났다.
지난 4월엔 O J 심슨이 전립선암 투병 중 77세로 사망했다. 그는 1969년 미 프로풋볼(NFL)에 데뷔해 흑인 스포츠 스타로 이름을 날렸으나, 백인 전처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상당한 증거가 있었으나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그에게 배심원들이 무죄 평결을 내리면서 미국 사회에 논란과 분열을 일으켰다.
미 프로농구(NBA) 로고 실제 인물로 알려진 제리 웨스트는 지난 6월 86세로 별세했다. 1960년부터 14년 동안 LA 레이커스에서 활약한 그는 슈팅 가드 개념을 만들어낸 선수로 꼽힌다. 1969년 만든 NBA 로고는 그가 드리블하는 모습을 본떴다고 알려져 있다. 은퇴 후에는 구단 행정가로 변신해 1995년과 2004년 NBA 올해의 경영자상을 받았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전설적 외야수 윌리 메이스는 지난 6월 93세에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그는 195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973년까지 통산 660홈런 1909타점에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12년 연속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월드시리즈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을 ‘윌리 메이스 어워드’로 명명해 시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개인 통산 안타 1위 기록을 세운 피트 로즈는 지난 10월 83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63년부터 1986년까지 MLB에서 24시즌을 뛰는 동안 3562경기 4256안타를 기록해 MLB 역대 최다 경기 출장과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1989년 신시내티 레즈 감독 시절 자기 팀 승부에 돈을 건 사실 등이 드러나 MLB에서 영구 추방됐다.
‘나는 작은 새’라는 애칭을 얻으며 여자 배구 선수로 활약했던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은 지난 10월 71세로 세상을 떠났다. 배구 선수로는 작은 키(164cm)였지만 뛰어난 탄력을 바탕으로 코트를 누비며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동메달을 이끌었다. 1979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2년간 선수 겸 코치로 활동했다. 한국 여자 배구 선수 해외 진출 1호였다. 2010년엔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감독을 맡아 한국 프로 스포츠 첫 여성 감독 기록도 남겼다.
MLB 통산 도루 1위 기록을 세운 리키 헨더슨은 65세에 폐렴으로 지난 22일 별세했다. 1979년 MLB에 데뷔해 2003년 은퇴할 때까지 1406도루를 달성했다. 통산 도루 2위를 468개 앞선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MLB에서 유일하게 시즌 100도루를 달성한 선수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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