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고대하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센터백 김지수가 이제 첫 선발 출격에 도전한다.
소속팀 브렌트퍼드 수비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김지수가 위기의 백4 라인을 살려낼 희망으로 떠오른다.
브렌트퍼드는 28일(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브라이턴과 나눠 가진 브렌트퍼드는 승점 24(7승3무8패)가 되면서 손흥민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승점 23)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11위로 올라섰다. 브라이턴은 승점 26(6승8무4패)을 기록하면서 기존 순위인 10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에선 20세 한국인 수비수 김지수의 교체투입이 눈에 띄었다.
김지수는 이날 브렌트퍼드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후반 33분 벤 미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지수는 주전 센터백인 에단 피녹, 크리스토퍼 아예르, 세프 판덴베르흐 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김지수는 지난 17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홈 경기부터 다시 1군 팀 벤치 명단에 올린 상태였다. 지난 10월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전 벤치 명단 포함 이후 약 두 달 만의 합류였다.
이어 네이선 콜린스와 센터백으로 뛰던 미가 부상을 당하면서, 실점 없이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3분 김지수가 들어가게 됐다.
승부가 균형을 이루며 팽팽하던 순간이어서 한 번의 실수도 치명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순간이었으나 김지수는 침착했다. 왼쪽 센터백으로 남은 시간 수비를 지킨 그는 날카로운 브라이턴의 역습을 막는 데 집중하면서 팀의 무실점 승부에 기여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지수는 이날 교체로 나와 12분을 뛰는 동안 패스 성공률 67%(4/6), 롱패스 성공 1회, 걷어내기 3회, 헤더 클리어 1회 등을 기록했다.
성남FC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6월 브렌트퍼드에 입단한 김지수는 2군 팀에서 뛰다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1군 팀으로 승격했지만, 그간 프리미어리그 경기엔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여름 구단의 미국 투어에 합류하면서 1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했으나 프리미어리그 기회를 좀처럼 오질 않았다.
1군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브렌트포드 1군에서 김지수가 경쟁해야 하는 센터백 자원은 콜린스, 아예르, 판덴베르흐, 피녹, 미까지 무려 5명이나 있다. 경쟁자가 너무 많다 보니 김지수는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경기에 나서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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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이 그를 도왔다. 시즌 개막 후 리그 4경기 연속 명단 제외를 당했던 김지수는 지난 9월 레이턴 오리엔트(3부리그)와의 2024-25시즌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에서 후반전 교체로 나와 비록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아니었으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프리미어리그에선 17경기 중 4경기에서만 벤치 명단에 포함됐고 나머지 경기에선 명단ㅔ서 뻐졌으나 5번째 벤치 명단 포함 경기에서 그라운드까지 밟았다.
프리미어리그 15호 코리안리거가 된 셈이다.
김지수에 앞서 지난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울버햄프턴),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 브로미치),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스완지시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았다.
김지수는 지난 24일 20번째 생일을 맞았다. 기존 지동원이 2011년 8월 리버풀과의 2011-2012시즌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선덜랜드 교체 선수로 투입되며 세운 만 20세 3개월을 넘어 한국 선수 중 최연소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이뤘다.
이로써 김지수는 15번째 프리미어리거이자 센터백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최초의 코리안리거가 됐다. 김지수 이전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는 선수는 총 14명이었지만, 이 중 센터백으로 데뷔한 선수는 없었다.
게다가 센터백으론 한국 축구사 첫 프리미어리그가 되는 기염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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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는 비록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팀의 무실점 경기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그간 한국 축구에선 홍정호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했고 최근엔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와 이탈리아 나폴리를 거쳐 지난해부터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뛰고 있다.
하지만 김민재도 프리미어리그를 뛰진 않았는데 20세 김지수가 이를 해냈다.
영국 매체 '트리발 풋볼'에 따르면 경기 후 프랑크 감독은 "하콘 발디마르와 김지수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가졌는데, 난 그들의 활약을 정말로 즐겼다"라며 "두 선수 모두 갑작스럽게 경기에 나왔지만 침착함을 보여줬고, 난 이 점이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김지수는 이제 두 번째 출전, 내친 김에 선발 출격에 도전한다. 마침 미까지 다친 상황이어서 브렌트퍼드를 이끄는 덴마크 출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김지수를 콜린스와 짝으로 붙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경험 많은 다른 포지션 선수의 보직 변환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센터백은 어느 포지션보다 전문 영역이어서 김지수의 출전이 예상된다.
브렌트퍼드는 내년 1월 2일 오전 2시30분 홈으로 아스널을 불러들여 새해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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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중앙수비수들이 상당수 재활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네덜란드 초신성 수비수 판 덴 부르흐가 지난 16일 첼시전 이후부터 결장하는 가운데 자메이카 출신으로 레프트백과 센터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자메이카 국가대표 에단 피녹도 지난 19일 뉴캐슬과의 리그컵에서 전반 13분 만에 교체아웃된 뒤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있다. 이어 덴마크 국가대표 센터백 크리스토퍼 아예르도 지난 22일 노팅엄전에서 후반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미도 브라이턴전에서 다쳤는데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분간 출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이달 중순부터 줄줄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애런 히키, 리코 헨리 등 백업 수비수들도 부상자 리스트에 오른 상태라 콜린스의 짝으로 김지수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아스널은 핵심 공격수 부카요 사카가 부상으로 브렌트퍼드전에 결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브리엘 제주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레안드로 트로사르 등 수준급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한 카이 하베르츠를 비롯해 데클런 라이스, 마틴 외데고르 등도 공격력을 갖춘 특급 미드필더들이다.
김지수가 이들과 함께 공을 다투며 승부를 겨룰 날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브렌트퍼드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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