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번 시즌 절정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리버풀의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가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1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격파의 선봉장으로 활약한 살라는 웨스트햄전에서 엄청난 기록들을 세우며 또다시 히스토리 메이커로 거듭났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다섯 골을 내리 터트리며 5-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확보한 리버풀은 리그 1위 자리를 굳혔다. 카라바오컵(리그컵) 포함 공식경기 4연승,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3연승을 질주하며 절정의 분위기도 이어갔다.
대승의 주역은 '에이스' 살라였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살라는 이날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대승을 이끌었다. 리버풀이 루이스 디아스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반 40분 코디 각포의 추가골을 도운 살라는 4분 뒤인 전반 44분경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려 전반전에만 3-0을 만들었다. 장기인 왼발 슛으로 웨스트햄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 후반 39분 리버풀의 역습 찬스에서 공을 몰고 질주한 뒤 절묘한 패스로 축포와 다름없었던 디오구 조타의 득점까지 도우면서 5-0이라는 스코어를 완성시켰다. 이번 경기에서 세 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살라는 17골 13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살라는 더불어 이번 경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포함한 여러 기록들을 세웠다.
우선 살라는 리버풀에서 8년 연속 20골 이상의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날 기록한 두 개의 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도움 역대 10위(82개)로 올라섰다. 살라는 과거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철강왕' 제임스 밀너(89개)의 기록을 넘보게 됐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단일 시즌에 8경기 이상 득점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것은 살라가 최초다. 득점 능력과 도움 능력이 모두 탁월했던 프리미어리그의 전설들도 이뤄내지 못한 기록을 살라가 쓴 것이다.
또한 살라는 2024년 리그에서만 총 5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있는 일이다. 흥미롭게도 첫 번째 기록의 주인공도 살라(2018년)다.
리버풀 선배 격인 루이스 수아레스의 기록도 넘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달에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은 선수는 2013-14시즌의 수아레스(13개)였다. 하지만 살라가 12월 마지막 경기이자 올해 마지막 경기였던 웨스트햄전에서 세 개를 추가해 12월에만 14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수아레스를 뛰어넘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한 달에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선수가 됐다.
당시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수아레스가 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로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 특히 12월 살라의 페이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가능하다.
손흥민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2시즌의 살라도 상당했지만, 당시 살라는 시즌 도중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하느라 리그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해당 시즌 상반기 살라의 퍼포먼스는 가히 역대급으로 불렸지만, 네이션스컵에서 조국 이집트를 우승시키지 못했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타격을 입었던 살라는 후반기에 주춤했다.
이번 시즌의 살라는 마치 2021-22시즌의 아쉬움을 풀려는 듯한 모습이다.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7골 13도움을 기록한 살라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도움왕 동시 석권을 노리고 있다. 득점 2위 엘링 홀란(14골), 도움 2위 부카요 사카(10도움)와의 격차도 꾸준히 유지 중이다.
2021-22시즌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살라가 다음 발롱도르 유력 후보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살라는 이와 관련해 "내 마음에 있는 한 가지는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며 자신의 커리어보다는 팀의 우승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살라의 활약이 지속되면서 리버풀 팬들도 살라와의 재계약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살라의 기존 계약은 2025년 6월에 끝나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과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언론인 호세 펠릭스 디아스는 지난 26일 스페인 매체 '마르카'를 통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살라와 버질 판데이크가 리버풀과 3년 재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리버풀이 두 선수들에게 파격 대우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살라의 경우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활약에 걸맞은 금전적인 대우를 요구했으나 구단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연일 상한가를 경신하는 살라의 활약이 이어지자 리버풀도 결국 살라의 요구조건에 맞춰주기로 결정한 모양새다.
다만 살라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웨스트햄전 이후 재계약 관련 질문에 "아직 거리가 멀다"면서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냥 팀에 집중하고 있다. 내 유일한 관심사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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