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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시상식 취소해" VS "생계 걸려있어" 지상파 3사, 욕 먹어도 취소 못하는 속사정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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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세심》
KBS·MBC·SBS,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시상식 결방
시상식 취소에 스태프들 곡소리는 ↑


[텐아시아=김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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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이순재, 전현무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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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희생된 가운데 정부가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사고인 만큼 사고 당일부터 현재까지 예능 프로그램 결방은 물론 연말의 꽃이었던 시상식까지 줄줄이 취소 소식을 전하고 있다.

29일 오전 9시 3분 제주항공 7C2216편(방콕-무안)이 무안공항에서 착륙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 중 2명이 구조돼 인근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태국인 2명을 포함해 179명은 전원 사망했다.

이에 정부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이날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당일인 29일 예정돼있던 2024 MBC 연예대상은 긴 논의 끝에 결국 취소 소식을 전했다. 연말인 만큼, 개최 예정이었던 시상식이 많이 남아있었기에 방송사 측은 난감해졌다. 30일에는 MBC 연기대상이, 31일에는 KBS 연기대상과 SBS 연예대상 시상식이 예정돼있었지만 사고 이후 지상파 3사 모두 "논의중"이라며 곤란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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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많은 누리꾼들은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연예인이 상 받는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 "방송국에서 나서서 추모하진 못할 망정 축하하는 걸 봐야 하냐"면서 예정돼있던 시상식 개최를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키웠다. 다만 일부 방송 스태프 측은 "우리도 생업이 달린 문제"라며 "준비한 기간이 있는데, 방송이 되지 않으면 돈을 못 받는다"고 시상식 취소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MBC 연기대상과 KBS 연기대상은 포토월 행사와 생방송 편성을 취소하고 녹화방송으로 전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31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SBS 연예대상만 생방송과 녹화 모두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장 생방송 송출은 취소하겠지만, 어쨌든 행사는 진행하고 추후 녹화분이 방송된다는 것.

179명이나 희생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해당 방송을 준비했던 스태프들의 페이 지급 문제와 계약된 광고 때문이다. 행사 자체를 취소하면 편 당 계약된 프리랜서 스태프들은 페이를 지급받기 어렵고, 스폰서들에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등 금전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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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 방송 관계자는 "연말 시상식 같은 경우에는 최소 2달 전부터 팀을 꾸려 준비한다. 방송이 되기 전 기획 단계에서는 제대로 된 페이를 지급 받기 어렵다. 특히 프리랜서들은 정해진 페이를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편 당으로 수당 계약을 해 방송이 나가야만 페이를 지급받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날 방송만을 위해서 들어갔을 스태프들의 땀과 노력,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앞서 비상계엄령 여파로 긴급 뉴스 특보 등으로 방송이 결방되어 수입이 줄었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까지도 준비하고 또 노력해왔을 이들의 심경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사람의 목숨 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결방으로 인해 수입이 줄었을 이들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화살을 돌려야 할 쪽은 여객기 사고 희생자가 아닌 이들이 일하고 있는 방송사다. 스태프들의 곡소리는 커지지만 지상파 방송 3사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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