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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인터뷰] 이희준 “‘보고타’ 촬영 중단? 금방 돌아갈줄…‘하얼빈’ 포함 영화들 다 잘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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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개봉 전 주연 배우 이희준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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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촬영 시작 약 5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배우 송중기와 함께 주연 호흡을 맞춘 이희준의 감회도 남다르다.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희준은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이자 통관 브로커 수영 역을 맡았다. 수영은 보고타 밀수 비즈니스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인물로, 교환학생으로 콜롬비아에 와 있는 대학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워 나간다. 보고타에 폼나는 쇼핑몰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던 수영은 물불 가리지 않고 일하는 국희를 눈여겨보고 위험한 제안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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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한 이희준은 “(개봉을) 기다려왔다”며 “오랫동안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던 영화다. 올해가 가기 전에 오픈하게 돼서 너무 감동적”이라고 애틋한 개봉 소감을 전했다. ‘보고타’는 지난 2020년 초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촬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3개월 만에 촬영 중단했다. 이듬해 어렵사리 촬영을 재개했고 후반 작업을 거친 뒤 약 5년 만에 극장에 걸리게 됐다.

이희준은 “꼭 얼른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개봉을 기다리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중간에 촬영 중단하고 와서는 금방 1∼2개월 안에 다시 콜롬비아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졌었다. 다들 어떻게 더 좋게 찍을지도 많이 회의를 했었는데 코로나 상황이 계속 안 좋아져서 저도 ‘핸섬가이즈’를 촬영하게 됐다. 중기도 tvN ‘빈센조’ 작업을 하는 등 언제 다시 또 찍을 수 있나 많이 기다려 왔다”고 지난 날을 돌아봤다.

수영은 국희를 마음에 들어하며 한껏 신뢰를 보내지만 점차 균열이 발생한다. 이희준은 “수영의 불안함과 여유로우려고 애쓰는 모습에 집중했다”며 “국희의 어떤 부분이 끌리고 어떤 점이 멋지고 계속 그렇게 느낄까 많이 상상을 했다”고 캐릭터 구축에 중점을 둔 지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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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개봉 전 주연 배우 이희준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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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후반에는 ‘어떤 것들이 기분이 나쁘지’ 수영으로서 뭐가 그렇게 불편할지 계속 불편함을 찾으려고 애썼다. 대본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수영은 국희를 어떻게 마음에 들어하고 배신감을 느낄까. 어떤 것들이 불편할까’ 그런 상상들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이희준은 캐릭터 내면 표현을 위해 촬영 현장에서도 캐릭터에 몰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그 배역을 하면 그 배역의 생각으로 현장에서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때도 쟤가 너무 바퀴벌레처럼 보이고 치워버리면 참 좋겠다고 실제로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 그렇게 생각을 해야 인위적인 연기가 아니라 눈빛도 바뀌는 그런 연기가 된다고 생각해서 수영도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국희를 가지고 저 혼자 많은 빌드업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영화가 딱 끝나니까 국희한테 상상을 한 건데 당장 중기를 보면 불편하더라. 후유증이었다. 지금은 아주 사이가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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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개봉 전 주연 배우 이희준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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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만큼 감독과도 긴밀하게 논의할 법도 했지만 이희준은 고개를 저었다. 캐릭터 분석을 감독에 의존하기보다는 오로지 배우 본인이 감내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희준은 감독과 어떤 논의를 나눴냐는 질문에 “사실 그런 부분에서도 외로운 게 있는 것 같다”며 “감독님은 어차피 국희의 일대기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 질문을 하면 제가 연출을 맡은 감독이어도 ‘네가 알아서 해’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지금 돌이켜 봐도 그건 제가 알아서 해야 될 문제였던 것 같다. 배우가 대본이 주어졌을 때 그 공백과 틈을 상상과 관심으로 가득 채워야 하는 게 배우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채우려고 제일 애썼다”며 “어떤 것보다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고민했던 과정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수영이 국희를 친동생처럼 애정하거나 그런 배경이 잘 드러나 있진 않은데 그래서 장점도 있는 것 같다”며 “수영이가 국희를 단순히 이용하려 하는지 좋아졌는데 손절을 하려고 하는 건지, 사람의 심리가 워낙 복잡하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수영이가) 더 사람 같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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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개봉 전 주연 배우 이희준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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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는 현빈 주연 영화 ‘하얼빈’과 함께 한국영화 빅2로 꼽히며 연말과 신년 극장가를 책임지고 있다. ‘하얼빈’과는 관객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한국 영화계 부흥을 이끄는 동업자로서의 감정이 더 크다. 실제로 이희준은 ‘보고타’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송중기와 함께 ‘하얼빈’을 보러 갔었다고.

이희준은 “영화들이 어려우니까 다 잘 됐으면 좋겠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갔더니 우민호 감독님도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인사해 주시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워낙 영화를 좋아하니까 최근엔 ‘글래디에이터 2’가 개봉하자마자 극장에 갔었는데 관객이 너무 없더라. 충격이었다. 영화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될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안타깝게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하얼빈’의 안중근 이야기는 우리가 꼭 돌아봐야 할 영웅이기도 하고 관객에게 좋은 의미의 영화일 것 같다”며 “‘보고타’도 우리가 요즘 사는 게 팍팍하지 않나. 그게 싫어서 먼 이국땅으로 떠난 한국인들의 이야기니까 관객에게 재미있게 다가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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