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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단독인터뷰]"계란으로 바위 깰 수 있어" 허정무 이사장이 꿈꾸는 반전 드라마…KFA 회장→韓 축구 바로 세우는 마지막 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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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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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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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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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박찬준 기자]"축구를 잘 모르시는 아주머니들도 제 손을 잡고 '이번 만큼은 꼭 바꿔주세요'라며 변화를 이야기하세요. 지금이라도 빨리 바로 세워야죠."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70)은 성공한 '축구인'이다. 현역 시절 네덜란드의 명문 PSV 에인트호벤에서 활약한 그는 A매치만 104경기에 출전한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지도자 변신 후에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명장'이다. 행정가로도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과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축구인으로 모든 것을 누린 그가, 고희를 맞은 지금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일이 순조롭게 완성됨을 의미)'라는 출사표와 함께 KFA 회장에 도전한 이유는 '책임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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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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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초 서래마을에 있는 자택에서 만난 허 이사장은 "난 축구를 통해서 많은 은혜를 얻었다. 내가 축구를 하지 않았으면, 진도에서 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지었을거다. 진도 촌놈이 이토록 큰 사랑을 받았는데, 죽는 날까지 어떤 일이 생겨도 축구를 위해 갚아줘야 할 것이 있다"며 "산에 오르면 축구의 '축'자도 모르시는 분들도 '제발' 이라고 이야기 해주신다. '왜 나왔어'보다는 '됐으면 좋겠다'는 격려를 받는다. 축구가 비난 받는게 싫다. 이를 잘못 운영한 관리자들이 혼나야지, 축구 자체가 비난 받아서는 안된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빨리 바로 세우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회장에게 도전장을 낸 허 이사장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했다. 하지만 '계란'으로도 '바위'를 쪼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가 꺼내든 카드는 '동행, 공정, 균형, 투명, 육성'이다. 17개 지역 협회의 독립구단 창단, 해외 거점 프로젝트 등도 공약했다.

허 이사장은 "크게 협회 운영은 행정과 기술이다. 두 분야에 전문 인력들이 제대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것이 안정되면 복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에 맞는 공약을 발표했다"며 "주변에서 예산 부분을 지적하던데, 협회에 기본적인 매출틀이 있다. 여기에 마케팅, 후원사 등을 확대하면 된다. 독립구단의 경우, 협회가 분배하던 문체부-체육진흥공단 예산이 직접 지역 협회로 향하고, A매치 지방 개최 등으로 수익을 늘리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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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끈 것은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의 부활이었다. 허 이사장은 현재 지어지고 있는 천안축구종합센터와 파주NFC의 투트랙 운영을 강조했다. 하지만 충청권 축구시도협회와 K리그 구단들이 파주NFC 병행 운영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허 이사장은 "오해다. 맥락을 보면 이렇게까지 난리날 일이 아니다. 기존에 계획 되어 있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여전히 활용도가 높고,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파주NFC가 아깝다는 의미다. 파주시와 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줄인다면, 여자축구나 지도자 교육 등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메인은 내가 회장이 된 후에도 그대로 천안축구종합센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완공의 적임자는 정 회장이 아닌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허 이사장은 "지난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 56억원의 보조금 환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최대 5배 제재부가금까지 더해지면 280억원이다. 매년 늘어나는 문체부 지원이 줄고, 현재 중지된 대출까지 하면 메워야 하는 금액이 어마어마하다. 만약 정 회장이 사재를 턴다면 오늘이라도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며 "결국 정부와 협의하고, 지자체와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재벌인 정 회장이 발품을 팔 수 있겠나. 나는 가능하다. 파주, 용인축구센터 건립을 비롯해 프로축구연맹 스폰서까지 직접 해낸 업적이 있다. '내가 했으니까 끝맺음을 한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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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 출신 답게 허 이사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역시 유소년 육성이었다. 그는 "유스에 관해서는 정 회장 임기가 '잃어버린 12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혀 유스에 신경쓰지 않았다. 말만 '골든에이지'다. 유소년 예산이 없으니 문체부 지원으로 대회만 운영한다. 8인제를 하는데 1심제로 운영하는게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2의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이 나와야 미래가 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막연하다. 초중 연맹을 없애고 협회가 이를 가져갔는데,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모래밭에서 꽃이 필 수 있지만, 좋은 밭을 만들어주는게 협회의 책임이다. 유스가 탄탄해져야 대표팀도 튼튼해진다"고 했다.

허 이사장은 선거 관리가 불합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불만을 여러차례 토로했다. 그는 "선거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공정인데, 흘러가는 형태를 보면 '무슨 선거가 이럴 수 있나' 싶다. 선거가 이루어지는 과정만 봐도 협회가 잘못하고 있구라나는게 보인다"며 "선거운영위원회 멤버 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축구계의 중심이 되는 K리그가 전지훈련 기간인만큼 온라인 투표나 사전 투표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선거인단도 194명에서 173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식으로 선거를 한다는 것은 구시대적이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허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 협회장 선거 진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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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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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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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 대한 생각은 분명했다. 허 이사장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는 변함이 없다. 난 선거꾼이 아니다. 축구를 위해서 갈길은 가겠다. 협회를 바로 세워놓고 축구 후진들과 미래를 맡겨야지 오직 그 생각 뿐"이라고 했다. 신문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는 "단일화는 절대 나쁘지 않다. 서로 마음을 비워야 한다. 연락은 삼자 통해서 오고간 적이 있지만, 아직 만나지는 않았다. 단일화는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이 중요하다.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 서로 축구에 대한 마음이 사심없이 통했을때가 중요하다"고 했다.

'야당'을 자처한 허 이사장은 '투사'로 변신해 있다. 그는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중시한게 '약속'이었다. 약속은 법이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국민 스포츠인 축구가 더 사랑받는 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방치되서는 안된다. 빨리 바로 세워서 국민과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스포츠로 나가길 바란다. 축구 미래를 위해 한 눈 팔지 않고 가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 일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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