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8 (수)

4년 만에 베일 벗은 ‘브로큰’…하정우 “휘발유 냄새나는 영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일 개봉…하정우·김남길 출연

의문의 죽음 당한 동생 사건 파헤쳐

김진황 감독 “인간에 대한 연민 느껴”

헤럴드경제

6일 서울 광진구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브로큰’ 제작발표회에서 하정우(왼쪽부터), 김진황 감독, 김남길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민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브로큰’은 휘발유 냄새가 나는 영화다. 촬영 당시 현장에서 감독님이 이끌어내는 분위기, 동료배우들과 연기하면서 나온 느낌이 그렇다. 스릴러와 액션에 묘한 드라마적 끌림도 강하다. 전체 스토리를 구성하는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오랜만에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때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6일 서울 광진구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브로큰’의 제작발표회에서 주인공 민태 역을 맡은 배우 하정우가 4년 만에 베일을 벗은 영화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진황 감독,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배우가 참석했다.

영화는 지난 4년간 ‘야행’으로 불리다 개봉 일자를 내달 5일로 확정하면서 ‘브로큰’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바뀐 영화 제목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하정우는 “‘부러졌다’는 의미다. 민태는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다가 손을 씻고 새출발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동생이 당한 의문의 죽음 앞에서 계획했던 것을 부수고 다시 일을 저지르게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부서졌다. 부러졌다. 이런 의미가 담겨있는것 같다”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브로큰’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들이 참석자들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성재, 유다인, 하정우, 김남길, 정만식.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민태 동생 석태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석태의 아내가 갑작스럽게 사라진다. 여기에 동생의 죽음이 소설가 호령이 쓴 ‘야행’이란 책과 소름끼치게 닮아있다는 것을 민태가 알게되면서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양치기들’로 데뷔한 신인 김진환 감독과 하정우가 만난 작품으로, 지난 2021년부터 주목을 받아왔지만 코로나 시기와 맞물리며 4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좀 더 밀도있고 완성도 있는 방향이 되도록 (4년 동안)여러 번 편집을 했다. 그때마다 편집 방향성이 조금씩 달랐던 부분이 있어서 에너지를 많이 쏟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작품 속 캐릭터를 직접 그린 몽타주를 들어보이며 인물에 대한 소개를 이어나갔다. 하정우는 “폭력조직원을 그만두고 건설노동자로 새 삶을 시작하는 시점에 동생이 의문사하면서 다시 어둠속으로 들어간다. 거침없이 진실을 찾아면서 복수를 해나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예고편과 캐릭터 스틸에서 하정우의 손에는 ‘ㄱ’자 파이프(배관)가 들려있다. 쓰임은 무기다. 수많은 무기의 스펙트럼 중에 파이프가 낙점된 이유는 김 감독의 실제 삶의 경험에 기인한다.

김 감독은 “대학시절 단편영화 제작비를 벌려고 배관설비 현장일을 했다. 계절이 겨울이었는데 아침에 출근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파이프를 재단하고 자르고 그날 작업에 필요한 파이프를 싣는 것이었다”며 “손에 닿는 파이프가 무척 차갑고 날서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파이프에 맞으면 정말 많이 아프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의 기억과 함께 민태 직업을 건설노동자로 설정하면서 지금의 저 파이프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6일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브로큰’ 제작발표회중 배우들이 직접 그린 극중 캐릭터의 몽타주 그림이 소개되는 모습. 이민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정우도 “파이프는 사연이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태란 인물에 잘 맞는단 생각이 들었다”며 “저 파이프를 초반엔 가방에 넣고 다니다 후반부에는 종이백에 넣고 다닌다. 아이러니하고 블랙코미디스러운 장면을 기대해달라”고 했다.

하정우가 대부분의 액션을 담당하는 반면, 원조 액션 전문 배우인 김남길은 안경을 쓴 베스트셀러 소설가 호령으로 분한다.

김남길은 “극중 제가 쓴 소설의 제목이 ‘야행’인데 영화 원제가 소설과 똑같이 ‘야행’이었다”며 “글을 쓰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만큼 꾸밈을 최대한 절제했고, 소설가의 지적인 이미지를 더 보여주고자 안경을 썼다. 감정 표현은 안경 속에 숨은 눈에서 나오는 안광으로 했다”고 말했다.

범죄 스릴러물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배우 정만식은 “창모파의 보스 창모를 연기하는데, 이전에 조폭을 연기했을 때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며 “말도 일절 지저분하게 하지 않고, 짧고 간결하게만 한다”고 소개했다.

석태의 아내 문영을 연기하는 유다인은 “남편이 죽은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미스테리한 인물인데, 동시에 아이만큼은 반드시 지켜내려는 모성애를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장면의 거의 대부분을 청량리, 춘천, 해남 등 로케이션으로 작업해 전체적으로 ‘민태의 로드무비’ 성격이 짙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영화 속 시대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모호한 느낌이 매력이며, 민태의 분노에 찬 추적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