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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신태용 감독, 인도네시아 대표팀서 경질…5년 헌신→뒤통수 제대로 맞았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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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인도네시아가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AFF컵)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신태용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및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PSSI는 "이번 결정은 대표팀 성과와 대표팀이 앞으로 달성할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오랫동안 신중하게 고려하고 평가한 결과 내려진 것이다. PSSI는 인도네시아 축구국가대표팀 발전에 기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신태용 감독의 앞날을 기원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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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최근 AFF컵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조별리그 1차전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참 낮은 미얀마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것이 대회 유일한 승리다.

2차전에서는 라오스에게 3실점을 허용한 끝에 3-3 무승부에 그쳤고,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3차전에서는 0-1로 패했다.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홈에서 0-1로 패한 인도네시아는 조 3위에 그치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적극적으로 귀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전력을 고려하면 확실히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는 주전 멤버가 아닌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을 끌어모아 참가하긴 했으나 조별리그도 뚫지 못한 것이 인도네시아 내에서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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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대회 결과만 놓고 신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한 건 섣부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 감독은 2020 AFF컵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지도력을 입증했고, 2022년 대회에서는 4강에 오르며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강자 위치로 올려놨다.

지난해 1~2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조별리그에서 이라크, 일본에게 1-3으로 패했으나 베트남을 1-0으로 잡으며 간신히 16강행에 몸을 실었고, 16강에서 호주를 만나 0-4로 패해 여정을 멈췄다.

4월에는 U-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8강에서 꺾는 역대급 이변을 쓰고 4강에 진출했다. 당시 승부차기로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격파한 신 감독은 이후 올림픽 티켓 확보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으나 인도네시아 축구를 아시아 4강 반열에 올려놓아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종예선에서도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던 참이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 참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월드컵 최종예선 단계까지 올려놓은 건 신 감독이 최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홈에서 누르며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챙겼다.

앞서 5경기에서 3무 2패를 기록 중이었던 인도네시아는 3차 예선 최하위까지 내려갔으나 사우디전 승리를 통해 승점 6(1승 3무 2패)을 쌓고 최하위인 6위에서 3위로 올라서며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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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예선 초반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와 무승부를 거두는 이변을 일으켰던 인도네시아는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극장 동점골을 실점해 비기고, 중국과 일본에 패배하면서 기세가 꺾인 상태였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리턴 매치에서 승리를 챙기며 단번에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아시아 3차예선에선 각 조 1~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3~4위는 월드컵 티켓을 놓고 6개국이 다시 겨루는 4차 예선에 나간다. 당초 인도네시아의 현실적인 목표는 4차예선 진출이었으나 신 감독의 지도 아래 지금 상황에선 본선 직행까지 꿈꿀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그런데 연령별 대표팀을 데리고 출전한 AFF 컵에서 베트남 최정예 1군에 패하고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 경질하는 황당한 일을 저질렀다.

네덜란드 출신 인도네시아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점점 강해지는 선수단 전력에 맞춰 신 감독보다 명성이 높은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신 감독을 경질한 거라는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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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도네시아 매체 카로사투클리크는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대표팀은 회장 주도 하에 혼혈 선수 귀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다. 3차예선을 위해 취약한 포지션을 귀화 선수들로 채우는 정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앞으로도 더 많은 귀화 선수들이 추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패트릭 클루이베르트가 네덜란드 축구 레전드라는 점도 의심을 더한다.

인도네시아 매체 수아라닷컴은 "네덜란드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스타였던 클루이베르트가 인도네시아 대표팀 새 감독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신태용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클루이베르트가 꼽혔다"며 클루이베르트가 인도네시아 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결국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에게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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