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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베트남 부활+성공 시대 연 김상식 "전북 팬들 비판 그립기도…멈추지 않고 도전-변화 이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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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앞으로 베트남에서) 쌀국수는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겠네요."

특유의 농담은 여전했고 전북 현대 시절 풀이 죽어 있던 얼굴도 없었던 환한 '식사마'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김 감독은 5일 끝난 2024 아세안 축구선수권대회(미쓰비시컵) 결승 1, 2차전에서 태국에 모두 이기며(2-1, 3-2) 2018년 이후 6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을 안겼다.

결승전은 한 편의 영화나 마찬가지였다. 홈 1차전을 한 골 차로 이긴 뒤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내리 두 골을 내줬다. 특히 두 번째 실점은 소위 베트남의 '매너볼'을 태국이 신경 쓰지 않고 골로 연결해 분노가 대단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얻은 승리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또, 양국 역사상 베트남이 태국에 2연승을 거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난 김 감독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상황이 펼쳐져 당황한 것도 있다. 기억 남는 장면은 (결승 2차전) 두 번째 실점 장면이다. 오히려 선수들이 투지를 냈다. 우승의 원동력이 된 장면이다"라고 되짚었다.

지난해 12월 경북 경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대회 준비에 열중했던 베트남이다. 그는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 한 달도 되지 않는 시간에 8경기를 치렀고 대부분 원정이라 저도 그렇고 선수들도 힘들었다. 날씨, 음식 등 하나하나 신경 써서 컨디션 유지해서 치렀다. 베트남 선수들은 강한 것 같다. 불평, 불만 없이 팀 위해 헌신하고 따라줬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같은 유교 문화권이라는 것을 잘 이용했다는 김 감독은 "한국 선수들과 비슷한 점이 있더라. 유교 사상이 그렇다. 지시를 잘 따라주고 했다. 한국 전지훈련부터 추구하는 방향, 어떻게 갈 것인지 꾸준히 이야기했다. 잘 따라줬던 것 같다"라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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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승으로 베트남 정부는 대표팀에 1급 노동 훈장을 수여했다. 외국인 귀화 선수 응우옌 쑤언 손 등 주요 선수에게는 3급 노동 훈장을 수여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이라 추가 절차 후 훈장을 수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귀국해 국민적 열기를 확인했다는 김 감독은 "태국에서는 TV로 봤지만, 현지에 도착하니 열기가 장난이 아니더라. 공항 도착하니 길거리에 베트남 국민들이 응원하고 박수쳐주더라. 국기를 달고 달리는 오토바이가 차보다 많더라"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항서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일본 대표팀을 지휘했던 필립 트루시에가 지휘봉을 잡았지만, 사실상 실패였다. 김 감독은 과도기의 베트남에 와서 다시 일으켜 세우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박 감독이) 경기마다 격려하고 조언해 줬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올 수 있었던 것도 박 감독의 지분이 있었다. 문자 주시고 전화 주시고 힘내라고 격려해 주셨다. (베트남에서) 감독님은 안 되는게 없다"라며 웃은 뒤 "박 감독님의 성공과 바로 전 (트루시에) 감독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과 실패, 왜 그랬는지 중간을 찾아서 변화를 고민했다, 발품을 많이 팔았다. V1리그부터, V3리그(3부 리그) 가서 전술부터 행동, 버릇까지 발전을 위해 연구했다. 트루시에의 실패는 세대교체가 너무 빨랐던 것 같다. 경험 짧아서 능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 기량에 비해 큰 경기를 치르니 능력들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북 현대에서 리그와 코리아컵 우승을 하고도 성난 팬심에 밀려 사임한 뒤 휴식을 취하다 베트남으로 간 김 감독이다. 그는 "전북 팬들의 비판도 가끔은 그립다"라며 "많은 우승을 해도 비판 받았다. 그래도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승 후 선수들 앞에서 현란한 춤 실력을 뽐냈던 김 감독이다. 물론 전북 시절에도 췄던 춤이지만, 베트남 선수들에게는 처음이라 이색적인 장면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는 "호랑이 선생님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춤을 줬다. 여기 선수들이 더 좋아한다. 싫다고 했지만, 선수들이 쳐달라고 부탁해서 췄다"라며 웃은 뒤 "선수 발굴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이 있다. 발전해야 한다. 준비해서 언제라도 협회에 요청하고 발품을 팔겠다"라며 선수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박 감독이 이뤄낸 것이 너무 커서 김 감독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김 감독도 "업적이 너무 커서 따라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다만, 베트남 축구 발전만 생각하면 성적은 운 좋게 따라온다.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박 감독 능가해야겠다거나 더 잘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제가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가겠다"라며 김상식 방식대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감독처럼 양국의 가교 역할도 마다치 않겠다는 김 감독이다. 그는 "베트남에 비즈니스를 하러 온 분이나 관광객들이 고맙다고 한다. 업무로 만나도 축구 이야기만 한다고, 그래서 일이 잘 풀렸다고 고맙다고 하더라. 박 감독님 이후 제가 베트남에 와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응원해 뿌듯하다"라고 설명했다.

절대로 안주하지 않겠다는 김 감독이다. 그는 "직업이니 멈추지 않고 도전하겠다.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변화를 이룰 수 있게 선수 선발을 하겠다. 전술, 철학 등 일관성 있게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축하연은 계속된다. 여러 행사에 참석한 뒤 구정 설날을 앞두고 귀국 예정이라는 김 감독은 "잘 나갈 때는 즐기겠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잘될 때는 박수를 쳐줬으면 한다"라며 더 나은 대표팀이 되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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