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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호평만 있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캐스팅 논란이 컸다. 이에 대한 황동혁 감독의 항변을 들어봤다.
가장 비판받고 있는 건 역시 과거 마약 전과가 있는 배우 최승현(전 빅뱅 탑)의 캐스팅.
최승현은 지난 2017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누리꾼들과의 설전 끝에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굳이 왜?'라며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그가 맡은 역할은 마약을 하는 래퍼 타노스다. '시청자를 우롱하는 거냐' '메소드를 노린 거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
이 같은 반응에 황 감독은 "내 생각이 짧았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하며 캐스팅 당시부터 논란이 불거진 이후까지의 심경을 자세히 늘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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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는 타노스 역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설명했다. 황 감독은 "타노스로 대표되는 MZ 집단을 넣고 싶었다. 시즌1 때는 어린 친구들이 (게임에) 들어온다는 생각은 안 했다. 빚에 쫓기다 들어오면 나이가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근데 몇 년 사이에 확 바뀐 느낌이었다. 온라인 도박, 가상화폐, 마약 문제 등이 심각해졌다"라며 최근 급변한 청년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타노스는 마약으로 망한 래퍼다. 처음부터 최승현을 염두에 두고 쓴 건 아니었다. (Mnet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같은 것도 많이 봤는데 이상한 스웩 가진 친구들이 많더라. 그래서 래퍼 캐릭터를 넣고 싶었다. 래퍼들 중에 마약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고. 어차피 마약 문제를 다루려면 그런 캐릭터를 그려보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캐스팅은 오디션을 통해 진행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캐릭터 자체가 저세상 텐션 가진 인물들을 다 섞어서 만든 거라 잘 어울리는 사람 찾기가 힘들었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고민하던 중에 캐스팅 리스트 가진 연출부에서 최승현 씨도 리스트에 있다고 얘기했다. 어떤 상태냐고 하니까 (마약) 이슈 이후로 배우 활동을 안 했다고 했다. 근데 해도 괜찮겠냐 보다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신을 희화화하는 것이기도 한데 하겠다고 할까 싶었다"라고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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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캐릭터는 좀 우스꽝스러워야 했다. 오버할 때의 그 모습이 오디션 때 그 어떤 배우들보다 잘 보였다. 타노스의 광기 같은 게 잘 보였다"라며 최승현이 역할에 잘 어울렸다는 것만은 부정하지 않았다.
마약 사건 이후 6-7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괜찮을 줄 알았다"고.
황 감독은 "조사를 좀 해봤는데 대마초나 마약으로 문제됐던 연예인이 1970년대부터 쭉 있었다. 근데 그때는 4년 정도 출연정지하고 풀어줬다더라. 여론에 따라 돌아오는 기간 같은 게 암묵적으로 생겼는데 대부분 4년 정도 지나면 돌아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정도면 돌아와서 해봐도 그렇게까지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과거 사례들을 참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황 감독의 기대와는 달랐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캐스팅 소식이 발표되자 곧장 비판이 쏟아졌다. 황 감독은 "발표하고 나서 이슈가 커져서 충격을 많이 받았다"라며 "생각이 짧았구나, 옛날보다 용서하는 기준이 더 강해졌구나 싶기도 했다. 그걸 내가 미처 몰랐다"라고 말하며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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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미 확정한 캐스팅을 무를 순 없었다. 황 감독은 먼저 "내 기준에서는 어려운 결정을 나름 용기 내서 해줬다고 생각했다. 대본 리딩 때도 땀을 비 오듯이 흘리더라. 자기와 비슷한 캐릭터니까"라고 돌아봤다.
이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작품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사실 지금도 도움이 안 된다"라면서도 "근데 여론이 아직 용서를 안 했으니 그만두라고 하기가 감독 입장에서 쉽지 않았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안고 가기로 했다)"라고 캐스팅을 강행한 나름의 이유를 털어놨다.
황 감독은 앞서 캐스팅 논란이 불거질 당시 "작품을 보고 판단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는 달리 최승현의 연기력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졌다. 연기가 과하고 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황 감독은 모든 것이 자신의 판단이었다며 감쌌다.
그는 "시즌2가 분위기가 좀 무거워서 재밌는 캐릭터가 좀 풀어줄 수 있었으면 했고, 타노스를 만들었다. 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은 했다. 어색하고 과장됐으니"라며 "근데 원치 않는 방향으로 발연기를 했다기 보다 캐릭터 자체의 불호가 크지 않나 싶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과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묘사하려고 했다. 승현 씨 연기의 책임보다는 내 판단의 책임일 것 같다"고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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