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이날 경기 은퇴식을 갖는 더스틴 니퍼트가 시구를 마친 후 양의지와 포옹을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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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곰들의 모임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양의지가 인사를 건네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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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양의지에게 2024년은 굴욕의 시즌이나 마찬가지였다. 몸값이 152억원이나 되는 양의지가 포수 수비 규정이닝에 실패했다.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두산이 벌써 세대교체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일까.
양의지는 2024시즌 포수로 608⅓이닝을 소화했다. 부상 때문에 수비에 나서지 못했던 2021시즌을 제외하면 커리어에서 가장 적은 이닝이었다. 양의지는 당장 2023년에도 773이닝을 책임졌다.
유망주 포수 김기연이 579이닝을 가져갔다. 양의지와 거의 1대1 수준으로 이닝을 양분했다. 김기연은 2016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 LG 지명을 받은 광주진흥고 출신 포수다. 양의지의 직속 후배다. LG에서 당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으며 차기 주전포수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1987년생인 양의지는 2025년 38세 시즌에 돌입한다. 40세가 머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두산이 '포스트 양의지'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의문이 생길 만하다.
사실 그러기엔 너무 시점이 이르다.
두산은 2023년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2년 뒤에 옵트아웃이 가능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관측된다. 양의지는 두산과 계약이 4년이나 남았으며 사실상 '종신 두산'인 셈이다.
두산이 아무리 내부 육성을 중요시하는 팀이라도 이제 계약 2년을 채운 대형 포수를 2선으로 후퇴시킬 정도는 아니다.
당장 양의지보다 두 살 많은 삼성 강민호가 2024년 803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당당히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양의지도 앞으로 최소 2~3년은 주전 포수로 활약하기 충분한 나이다.
양의지는 그저 지난 시즌 잔부상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출전 시간이 감소했을 뿐이었다. 양의지 또한 오프시즌 진행한 팬페스티벌 '곰들의 모임'에 참석해 정말 분했던 한 해였다고 아쉬워했다. 두산 관계자는 양의지가 2025년 명예 회복을 위해 대단히 절치부심해 몸을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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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으로서도 양의지가 720이닝 이상 맡아주는 상황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김기연이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하지만 풀타임 포수 경험이 없다. 아직은 양의지의 그늘 아래에서 차근차근 안전하게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편이 안정적이다.
또한 두산은 김재호가 은퇴하고 허경민이 KT로 이적하면서 내야가 먼저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급진적인 세대교체는 오히려 혼란을 유발할 위험이 더 크다. 안정감이 필수인 포수 포지션에서는 양의지가 중심을 잡아주며 정신적 지주 역할을 꼭 해줘야 한다.
따라서 2025년에는 양의지가 아닌 김기연의 수비 이닝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양의지가 2023년 수준으로 꾸준함을 되찾고 김기연을 비롯한 장승현 류현준 등이 야금야금 지분을 늘려가는 그림이 바람직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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