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을 지키지 않더라도 이강인이 굳이 토트넘 홋스퍼로 향할 이유는 없다.
커리어 면에서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현실적으로 우승과 거리가 먼 팀이고, 당장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만 생각하더라도 PSG는 말 그대로 밥 먹듯이 출전하는 반면 토트넘은 매 시즌 획득 여부가 확실치도 않은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물론 프랑스 리그1(리그앙)과 프리미어리그(PL)의 수준 차도 고려해야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팀들 중에서도 PSG와 비슷한 수준의 체급을 가진 팀은 많지 않다. 꾸준히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시기에 이강인이 제 발로 PSG보다 여러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은 토트넘으로 향할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다.
글로벌 축구 매체 '온 더 미닛'은 지난 12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토트넘도 이강인 영입전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루머는 아니었다.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을 영입한 이후 지난 10여년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엄청난 영입 효과를 실감했고, 최근에는 한국의 신성 양민혁을 데려오면서 다시 한번 한국 팬들의 인기를 얻었다. 손흥민이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고, 양민혁이 아직 1군에서 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강인은 전력과 마케팅적 측면에서 모두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진다.
출전 기회는 꾸준히 받았지만 PSG에서 완전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지는 못했는데, '온 더 미닛'은 이를 두고 이강인이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기 때문에 토트넘을 비롯한 타 구단들이 이강인을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강인의 아스널 이적설은 전했던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맥 니콜라스 역시 이강인이 새로운 도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비슷하다.
'온 더 미닛' 등의 주장과 달리 PSG는 이강인을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고 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의 로익 탄지 기자는 PSG의 이적설을 정리하면서 "PSG는 이강인에 대해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당분간 이강인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의 니콜라스도 "PSG는 경기장 안팎에서 이강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이강인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선수 입장에서도 현 소속팀에서 커리어를 잘 쌓고 있는 와중에 토트넘으로 이적할 이유가 없다. 이강인에게 토트넘 이적은 커리어 다운그레이드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일단 이강인이 토트넘으로 이적할 경우 PSG와 달리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기는 힘들어진다. 이강인은 PSG로 이적한 이후 벌써 세 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리그1 우승, 쿠프 드 프랑스 우승, 그리고 트로페 데 샹피옹. 이강인이 PSG로 이적하고 따낸 우승 트로피다.
하지만 토트넘은 PSG처럼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아니다.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 2008-09시즌 리그컵(당시 칼링컵)이고, 이후 15년 넘도록 무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그는 물론 리그컵이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처럼 자국 컵 대회에서도 우승권과 거리가 먼 팀이 바로 토트넘이다.
많은 선수들의 꿈인 '별들의 무대'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도 선수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PSG는 우승을 놓치더라도 꾸준히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이기 때문에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 반면 토트넘은 2022-23시즌 이후 2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고, 다음 시즌 출전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어느 덧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한지가 64년이나 됐다. 1960-1961시즌이 마지막 리그 우승컵 획득이다. 모든 대회를 합치면 2008년 리그컵 우승 뒤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없다.
토트넘 팬들도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모양이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릴리화이트'는 15일 이강인의 이적설을 다루면서 "윌송 오도베르, 마이키 무어, 양민혁 등이 있는데 또 다른 윙어가 필요한가"라며 이강인 이적설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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