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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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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몰랐던 양현종이 온다? 이범호 회심의 구상, 전성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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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발 투수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은 여러 가지고, 어디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느냐는 선수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기본적인 승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가 있고, 투수가 모두 제어할 수 없는 승리보다는 평균자책점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선발 투수의 덕목 중 하나인 이닝 소화에 방점을 찍는 선수도 있다.

    KBO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 중 하나인 양현종(37·KIA)은 이닝에 가장 큰 애착을 두는 투수다. 이닝이 늘어나면 평균자책점을 깎을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지만, 반대로 올라갈 위협도 만만치 않게 늘어난다. 그래도 양현종은 그 이닝을 관리해서 던지는 것보다는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려는 선수다. 5회까지 적당히 던져 평균자책점을 관리하려는 투수는 결코 아니다. 투구 수만 남아있으면 6회에도,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려고 한다. 등판을 거르는 일도 별로 없다.

    그런 책임감과 투지는 KBO리그 역사에 다시 있을지 모르는 대기록을 만들었다. 바로 10년 연속 170이닝 소화라는 대기록이다. 양현종은 2014년 개인 처음으로 170이닝 이상을 던진 뒤 2016년(200⅓이닝)과 2017년(193⅓이닝)에 정점을 찍었고, 이후에도 계속 매년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시즌 중반까지 이 기록 연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2023년(171이닝)과 2024년(171⅓이닝)에도 끝내 170이닝을 넘겨 대업을 달성했다.

    최근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 투수의 소화 이닝은 줄어드는 추세다. 예전보다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체력 소모가 빠르고,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경기당 100구 이상을 던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에라도 170이닝 이상을 던지는 투수조차 드물다. 팔꿈치 부상이 많아지는 추세에서 양현종의 이 기록은 KBO리그 역사에서 당분간은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양현종은 이 기록을 11년 연속으로 이어 갈 수 있을까. 일단 10년이라는 상징적인 벽을 넘어선 만큼 이범호 KIA 감독은 관리를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사실 10년이라는 대업을 채워주기 위해 굳이 양현종의 등판을 말리지는 않았던 이 감독이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상징을 만든 만큼, 나이를 고려해 올해부터는 이닝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구상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양현종은 여전히 힘이 닿는 데까지 던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양현종은 코칭스태프의 휴식 권고에도 불구하고 부상만 없다면 계속 등판했던 투수다. 그게 팀을 위한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하기에 올해도 전체적인 틀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상징적인 기록은 세운 만큼 아주 무리해서 던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팀 내 선발 투수들이 적지 않게 늘어났고, 이제 양현종 혼자 팀 로테이션을 이끌어가야 할 상황도 아니다. 적절한 휴식 권고는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자체는 손해를 본 경향도 있다. 5이닝 2실점으로 끝날 경기가, 6이닝 4실점으로 끝나는 식의 경우가 적지 않았다. 로테이션을 한 턴 거르면 더 말끔한 상황에서 던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거나 팀도 그런 여유가 없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관리를 받으면서 던진다면 개인 성적은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왔던 양현종과는 조금 다른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그게 꼭 나쁜 일은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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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외국인 선수에 양현종과 윤영철, 그리고 지난해 선발로서 가능성을 내비친 황동하와 김도현이 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이탈했던 이의리도 시즌 중반에는 돌아온다. 양현종에게 휴식을 줄 만한 여건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이론적인 구조다. 한편으로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양현종이 더 오래 선발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는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였던 클레이튼 커쇼도 전성기 때는 200이닝을 밥 먹듯이 던진 선수였지만, 근래 들어서는 부상이 잦아졌다.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는 구조였다. LA 다저스는 커쇼의 이닝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했고, 커쇼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125이닝 정도를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2.75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전성기를 연장했다. 양현종의 이닝이 이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전성기를 최대한 더 끌고 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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