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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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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강정호→오승환, 그 다음은 김혜성? 시작 좋다, 첫 출발의 열쇠는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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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26·LA 다저스)은 여러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끝에 LA 다저스의 손을 잡았다. 조건이나 경쟁 환경만 놓고 보면 더 좋아 보일 법한 구단도 있었지만, 김혜성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다저스에 입단하며 꿈을 이뤘다. 어차피 다른 구단에 가도 경쟁은 해야 한다는 게 김혜성의 당찬 포부다.

    그런 김혜성의 출발은 좋은 편이다. 당초 다저스는 주전 유격수로 무키 베츠, 주전 2루수로 개빈 럭스를 낙점하고 2025년의 문을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2025년 시작부터 전해진 김혜성의 영입은 중복 투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라는 돈이 다저스로서는 그렇게 크지 않은 금액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미 부유세(사치세)를 1억 달러 이상 내고 있는 다저스로서는 중복 투자는 피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김혜성의 기량을 지켜본 다저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영입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끝에 결국 유니폼을 입혔다. 그리고 팀의 주전 2루수이자, 한때 야수 최고 유망주이기도 했던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시키며 김혜성의 자리를 만들어줬다. 오랜 기간 팀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키케 에르난데스의 재계약에도 미온적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김혜성을 믿고 있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

    그런 김혜성은 26인 로스터 진입이 첫 과제다. 일단 상황은 긍정적인 가운데, 신인상 투표에서도 표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는 8년을 뛴, 어쩌면 베테랑 대열에 들어선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첫 시즌을 뛰는 만큼 엄연히 신인 자격을 가지고 있다. 신인상 투표에서 일본이나 한국에서 뛰다 온 ‘중고 신인’에 대한 디스카운트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 프로의 경험을 하고 온 이런 선수들은 리그 적응이 빠르고 영입 때부터 안정적인 출전 시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신인상 투표의 주요 세력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전직 단장 출신인 짐 보든 또한 6일(한국시간) 발표한 자신의 2025년 신인상 랭킹에서 김혜성을 전체 23위, 내셔널리그에서는 10위에 올렸다. 보든은 이 랭킹이 선수들의 기량 순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신인상을 따려면 안정적인 출전 시간과 누적 기록이 필요한데, 이런 상황까지도 모두 고려한 랭킹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유망주라고 해도 콜업 시점이 뒤로 밀리면 당연히 신인상 투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더블A에서 뛰었던 메이저리그 대표 특급 유망주들은 올해 트리플A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5월부터 뛸 선수도 있겠지만, 팀 사정에 따라 8월이나 9월에 콜업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일찍 콜업하면 구단으로서는 서비스 타임을 날리기 때문에 확실하게 준비가 되어 있거나 구단이 정말 필요한 선수를 올리기 마련이다.

    김혜성은 이런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개막 로스터에 합류한다면 1년 내내 메이저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든은 “다저스는 김혜성과 2년 구단 옵션이 포함된 3년 1250만 달러에 계약했다. 김혜성은 지난해 KBO에서 타율 0.326,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 26개의 2루타, 11개의 홈런, 그리고 36번의 시도에서 30개의 도루를 성공했다”고 그의 장점을 소개했다.

    한국인 선수로 신인상 투표에서 표를 얻은 근래 선수는 류현진, 강정호, 오승환이 있다. 모두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갔거나(류현진 강정호),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오승환)한 ‘중고 신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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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해 시즌 30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지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에 이은 팀 3선발로 활약했다. 류현진은 2013년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에서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 셀비 밀러(세인트루이스)에 이어 4위에 올랐다.

    2015년 피츠버그와 계약한 강정호는 그해 신인상 투표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강정호는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6을 기록했다.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뛰어난 공격 생산력을 보여줬다. 그런 강정호는 신인상 투표에서 28점을 얻었다. 이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맷 더피(샌프란시스코)에 이은 3위 기록이었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오승환은 당시 만 34세의 나이로 신인상 투표에서 6위를 차지했다. 필승조로 시작했으나 시즌 중반 이후 마무리 자리를 꿰찬 오승환은 76경기에서 6승3패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불펜 투수라는 핸디캡을 극복했다. 김혜성도 신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TOP 10’ 진입이 기대되는 이유다.

    하지만 출발이 중요하다. 보든은 김혜성이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팀이자, 로스터에 슈퍼스타들이 득실대는 다저스는 26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개막 로스터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일단 현재 확실한 선수 10명이 있다. 윌 스미스(포수), 프레디 프리먼(1루수), 무키 베츠(유격수), 맥스 먼시(3루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토미 에드먼, 마이클 콘포토(이상 외야수),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 그리고 내·외야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이자 4년 계약의 마지막으로 들어서는 크리스 테일러다. 이 9명에 백업 포수 하나가 더 필요한데 오스틴 반스가 앞서 있다. 여기까지 10명이다.

    남은 세 자리를 놓고 김혜성,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 그리고 중견수를 볼 수 있는 외야 자원인 앤디 파헤스와 제임스 아웃맨이 경쟁한다. 로하스는 수비 때문에 빼놓을 수 없다고 보면, 김혜성은 외야수와 경쟁한다. 만약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레벨에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면 내·외야 유틸리티인 에드먼과 테일러를 2루에 두고 파헤스와 아웃맨을 모두 외야에 둘 수도 있다. 여건이 호의적이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이유다.

    보든 또한 “다저스는 나에게 김혜성이 외야수인 앤디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과 마지막 로스터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 말했다. 그가 (이 경쟁에서) 승리하면 2루수가 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유틸리티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인상은 둘째치고 일단 안정적인 출전 시간부터 만들어야 한다.

    관건은 빠른 공 공략이 될 법하다. 김혜성의 운동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2루와 유격수는 물론 외야까지도 부지런히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빠른 발은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공격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KBO리그에서는 3할 타자지만 장타력은 앞서 진출한 외야수인 강정호 김하성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스프링트레이닝에 합류할 다저스의 야수 26명을 분석하면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수준의 빠른 공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김혜성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지목하면서 김혜성이 기자회견 당시 “KBO리그에 비해 메이저리그의 패스트볼 구속이 빠르다”고 말한 것을 들어 “지난해 메이저리그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3마일(151.8㎞)이었다”고 관건을 뽑았다.

    KBO리그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 내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저리그가 최소 5㎞ 정도는 더 빠른 것이다. 불펜 투수들의 구속은 더 빠르다. 이 5㎞의 빠름에 적응한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정후도 나름 고생을 했다. 반대로 강정호는 빠른 공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빠르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할 수 있었다. 김혜성의 대처법에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이제 스프링트레이닝 개막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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