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홈경기 GS 칼텍스와의 경기서 3-1로 8연승을 견인한 이후 수훈 선수 인터뷰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면서 “시즌 끝나고 성적과는 관계 없이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만 3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기량은 여전히 최정상이다. 김연경은 올 시즌 총 521득점으로 부문 리그 전체 6위, 국내 선수 1위에 올라 있다. 공격 부문 성공률도 2위(45.36%), 퀵오픈 부문 성공률도 1위(54.59%)에 랭크 되어 있다. 여전히 국내 최고 선수인 위치에서 은퇴를 선택한 것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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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결과 이미 김연경은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 스파이더스와 은퇴와 관련한 조율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연경 스스로는 ‘성적과 관계 없이’라고 표현했지만 숙원이었던 우승이 가까워진 것이 결심의 배경으로 보인다.
현재 흥국생명이 2~3위 그룹과 승점 14점 차이로 단독 선두를 굳혀가고 있는 상황. 정규 시즌에선 여러모로 도전자들이 흥국생명을 넘기 쉽지 않은 상태다. 이미 수년 전 부터 은퇴를 고심 중이었던 김연경의 입장에서 그간의 오랜 소망이었던 우승이 가까워진 것이 배구계 관계자들이 밝힌 은퇴 결심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연경 또한 “빠르게 많은 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빨리 말씀을 못 드려서 죄송하다”면서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시합 잘 마무리할 거고 많은 분이 와서 제 마지막 경기를 봐주셨으면 한다”면서 유종의 미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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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결심에 대해서도 김연경은 “조금씩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배구를 해왔고, 많이 고민했었다. 주변 얘기도 있었고. 제가 생각했을 때는 지금이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쉽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언제 은퇴해도 아쉬울 거라 생각한다. 올 시즌 잘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결심을 공식석상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9일 진행된 김해란의 은퇴식 당시 김연경은 “해란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밝혀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 발언에 대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깜짝 은퇴 선언을 한 셈이다.
결국은 충격 발표란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평소 팬들을 지극히 아끼는 김연경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은퇴 결심을 시즌 도중 밝힌 것도 ‘김연경 답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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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의사를 드러내면서 스스로도 숙원인 우승 도전에 배수진을 쳤다. 평소에도 항상 주변을 통해 “정상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드러냈던 김연경이다. 국가대표팀으로서, 개인으로서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면서 수많은 영광을 이미 가져간 바 있는 김연경에게 이제 남은 것은 사실상 소속팀 흥국생명의 챔피언 타이틀 뿐일 터다.
여자 배구 역사상 그 어떤 선수도 김연경과 같은 커리어를 보낸 선수는 없었다. 그리고 위대한 배구 여제는 담담하게 라스트 댄스를 시작한다.
“누구나 좋은 마무리를 원한다. 비시즌부터 너무 잘 준비해왔다. 이 흐름을 갖고 우승으로 마무리하면 좋겠다. 보상받고 싶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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