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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은 쉬이 풀리지 않았다. 큰 기대를 모으기는 했지만 경력 초반에 트레이드됐다. 당시 보스턴은 강타자인 아드리안 곤살레스를 얻기 위해 켈리를 포기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켈리의 가치가 컸다는 것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2012년 잠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해 6경기에 출전하며 본격적인 메이저리거로서의 삶을 사는 줄 알았지만 2013년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세간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그 이후 2013년과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2015년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했지만 이미 유망주 타이틀은 어느 정도 반납한 상태였다. 실패한 유망주 딱지가 붙었고, 샌디에이고로서도 실패한 트레이드였다.
그렇게 켈리는 2016년 애틀랜타 소속으로, 2018년은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각각 메이저리그에 뛰었으나 의미 있는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켈 리가 메이저리그에서 출전한 경기 수는 26경기에 불과했다. 트리플A에서는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주다가도, 메이저리그에만 오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전형적인 포A급 선수로 전락했다.
이는 KBO리그 팀들이 노릴 만한 선수가 됐다는 것을 의미했고, 켈리는 2019년 LG의 손을 잡고 새 경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LG에서 경력을 마감했을 때는 LG 역사상 가장 뛰어났고, 또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외국인 투수로 역사에 남았다. 켈리는 2019년 입단 이후 2023년까지 5년 연속 내리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등 KBO리그 통산 163경기에서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다.
매년 160이닝 이상을 거뜬히 소화하는 이닝이터였고, 실력도 뛰어났으며, 한 번도 팀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인품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팬 서비스도 뛰어났다. 가족들도 한국을 좋아했다. 켈리에게도 한국은 잊을 수 없는 곳으로 남은 셈이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이 언젠가는 올 수밖에 없었고, 그 시점은 지난해였다. 켈리의 구위 저하가 뚜렷하게 보이자 LG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간 팀이 노리던 외국인 투수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시장에 풀리자 결단을 내렸다. 켈리를 퇴출하고, 미래를 위해 에르난데스를 품기로 했다.
눈물로 작별 인사를 고한 켈리는 KBO리그 구단들의 영입 제안을 기다렸으나 예상대로 웨이버 클레임은 없었다. 시즌 중 LG를 떠난 켈리는 미국으로 건너 가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하지만 계약 당시에도 큰 의미는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순히 선수층 강화의 영입일 공산이 컸다. 실제 켈리는 엔트리가 확대된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가 감격적인 복귀전은 가졌지만, 2경기에서 5⅓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신시내티에서 더 이상 자리와 기회가 없다고 판단한 켈리는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신청해 시장에 나왔다. 이미 30대 중반에 이른 상황이지만 아직은 야구를 그만둘 때가 아니라고 여겼다. 한 관계자는 “켈리가 메이저리그 재도전이라는 꿈을 가지고 계속해서 몸을 착실하게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친정팀 LG의 애리조나 캠프 당시 훈련장을 깜짝 방문해 화제를 일으켰던 켈리는 결국 2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하며 새 도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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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에서 전망이야 그렇게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 메이저리그 현역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기본적으로 애리조나는 마운드가 약하지 않은 팀이고 자원도 많기 때문이다. 일단 켈리의 평생 포지션이었던 선발 로테이션에는 올 시즌을 앞두고 거액을 들여 영입한 리그 최정상급 투수 코빈 번스를 비롯, 잭 갤런, 메릴 켈리,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브랜든 팟, 조던 몽고메리까지 많은 자원들이 있다.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탈락하는 선수가 롱릴리프로 뛸 것으로 보여 이 자리도 넓어 보이지 않는다. 켈리로서는 일단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만약의 결원 사태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굉장히 지루하고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끝까지 도전에 나선 켈리의 의지도 강하고, 구단이 자택에서 가깝다는 점 또한 생활적인 측면에서 고려 대상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피닉스야 켈리의 자택에서 지척이고, 트리플A 팀이 위치한 미 네바다주 리노 또한 상대적으로 애리조나와 가까운 편이다.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두 명의 ‘켈리’가 메이저리그 팀에서 한솥밥을 먹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현재 애리조나에는 과거 SK(현 SSG)에서 활약했던 메릴 켈리(37)가 소속되어 있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SK에서 뛰어 케이시 켈리와 활동 시기가 겹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KBO리그 역사상 등록명을 ‘켈리’로 쓴 것은 메릴과 케이시 두 명뿐이라는 점에서 인연이 있다.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경쟁이 불가피한 케이시 켈리와 다르게, 메릴 켈리는 이미 애리조나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자신의 자리가 확실한 선수다. KBO리그에 올 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한 경기도 없었던 메릴 켈리는 KBO리그에서 기량을 발전시켜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은 대표적인 선수다.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6년 동안 140경기에 나가 53승44패 평균자책점 3.82의 대박을 터뜨렸다.
갈 때까지만 해도 연봉이 얼마 안 되는 선수였지만 2023년 시즌을 앞두고 3년 2500만 달러에 계약하는 등 이제는 팀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두 명의 KBO리그 출신 켈리의 합작품이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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