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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국도 이정도였나요?" 다저스 입국에 설렌 日, 프리먼은 "한국 10배 기대해" 외쳤는데…대반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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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한국에서도 이정도였나요?"

LA 다저스 선수단이 태평양을 건너고 있던 13일 오전. 하네다국제공항 국제선 3터미널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혹시나 다른 터미널로 향하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저스 선수들을 기다리는 팬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도쿄 시리즈' 패치가 달린 모자를 쓴 중년 남성에게 '3터미널로 오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메이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와도 못 볼 수도 있다. 나는 그냥 기다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다저스 선수단이 탄 전세기가 점점 일본에 가까워진 오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거나 모자를 쓴 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팬들 중에서는 '플라이트 트래커' 서비스를 통해 수시로 전세기의 위치를 확인하는 이들도 있었다. 공항 직원들은 출구에 펜스를 치고 통제선을 세우면서 혹시 있을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듯했다. 앞서 13일 새벽에 시카고 컵스 선수단이 입국했을 때도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이때는 일부 취재진만 '풀' 형식으로 취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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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팬들이 수백 명 정도로 불어났을 무렵, 앳된 얼굴을 한 정장차림의 청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목에 도쿄시리즈 AD카드를 달고 있는 것을 보니 취재진이 확실해 보여 슬쩍 인사를 건넸다. 고바야시 시즈키 아나운서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알고보니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이었다. 그는 "500명은 돼 보인다. 한국에서도 이정도였느냐"며 팬들의 열정에 감탄한 듯했다. '인천공항이 공간이 넓어 사람도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다저스 선수단에서는 내심 일본의 응원이 더 열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 이들도 있었다. 프레디 프리먼은 한국보다 '10배' 뜨거운 열기를 예상했다.

프리먼은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도쿄행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에서보다 10배는 대단할 거다. 기대 이상일 것 같다. 흥미진진할 거다."

그러면서 "우리도 예상은 하겠지만, 우리 생각을 뛰어넘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비행기에서 내려서 공항으로 나갔을 때 미친 것 같았다. (도쿄에)착륙하면 어떨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다저스에는)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가 있고 컵스에도 이마나가 쇼타, 스즈키 세이야가 있다. 예상보다 더 재미있을 것이다. 일본과 도쿄는 환상적인 곳이라고 들었다. 너무 기대된다. 2승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팬들과 만날 기대에 부푼 다저스 선수들이 탄 비행기는 오후 3시 하네다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모두가 기다리는 그 선수, 오타니 쇼헤이는 인스타그램에 "다녀왔습니다"라는 글과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공항에서 기다리던 팬들도 오타니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며 관심을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출국장이 가득찰 만큼 팬들이 많이 모였다.

이날 입국한 이들 중에는 다저스 팬들도 적지 않았다. 출국장에 꽉 찬 인파를 보며 다저스 선수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간파했는지 "쇼헤이! 야마모토! 로키!"라고 외치며 장난을 치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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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전은 다저스 전세기가 일본 땅에 내려오고 1시간 20분 뒤에 벌어졌다. 공항 직원이 "다저스 선수들은 빠져나갔다"며 팬들을 해산시켰다.

일본 지지통신은 "팬들은 엄중한 경비가 깔린 가운데 오타니를 맞이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TV에서는 비행기가 착륙하는 장면까지 보여줬지만 선수들이 내리기 전 영상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오타니 유니폼을 입고 '1열'에서 대기하던 요시다 아키라 씨는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지하철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니폼을 벗어 가방에 넣던 요시다 씨에게 '언제부터 기다리셨느냐'고 했더니 "12시부터 기다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평일이지만 마침 쉬는 날이라 공항에 올 수 있었다던 요시다 씨는 "작년에 한국에 왔을 때는 팬들과 만나지 않았느냐"며 아쉬워했다. 그는 티켓 예매 전쟁에서 지고, '리셀가'가 너무 올라 현장에서 경기를 보기는 어렵게 됐다며 허탈한 듯 웃었다.

한편 다저스와 컵스 선수들은 14일부터 도쿄 시리즈 일정에 들어간다. 14일에는 적응 훈련과 양 팀 감독, 일본인 선수들(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 이마나가 스즈키)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15일과 16일에는 각각 일본 프로야구 명문구단 한신 타이거즈,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 차례씩 평가전을 치른다. 18일과 19일 열릴 메인 스테이지 '도쿄 시리즈'는 SPOTV를 통해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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