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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토)

'유럽파 삼대장' 유일한 희망 손흥민, 결국 '캡틴'이 매듭 풀어야…홍명보호, 요르단 넘으면 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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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오만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손흥민이 슛팅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고양=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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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이강인이 거친 태클에 넘어진 뒤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고양=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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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다. 고양=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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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환희의 긴 세월이었다. 하지만 '월드컵 가는 길'은 매번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3월 A매치 마지막 여정, 그날이다.

한국 축구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목전에서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홍명보호는 승점 15점(4승3무)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살얼음판이다. 요르단과 이라크(이상 승점 12·3승3무1패)에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골득실에서 앞선 요르단(+6)이 2위, 이라크(+2)가 3위에 위치했다. 3차예선에서는 각조 1, 2위가 북중미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대한민국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8차전을 갖는다. 최후의 변곡점이다. 승리하면 요르단과의 승점 차가 다시 6점으로 벌어지면서 북중미행의 9부 능선을 넘게 된다. 이라크가 26일 오전 3시15분(한국시각) 팔레스타인과의 8차전에 패할 경우에는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이라크와 요르단이 3차예선 최종전에서 만날 예정이라 최소 조 2위를 꿰찰 수 있다. 그러나 비길 경우, 긴장감은 6월 A매치 2연전까지 유지된다. 패하면 미래는 더 암울하다. 요르단에 조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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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오만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양팀이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가 종료된 후 손흥민이 오만 선수들과 인사를 하는 모습. 고양=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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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고민이다. '수비라인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왼쪽 아킬레스건염으로 일찌감치 소집이 불발됐다. '공격의 핵' 이강인(파리생제르맹)마저 20일 오만전(1대1 무)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유럽파 삼대장' 중 건재한 인물은 '캡틴' 손흥민뿐이다. 꼬인 매듭을 풀 리더 또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3차예선에서도 구세주 역할을 해왔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7월, 10년 만에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첫 출발에선 불공정 논란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로 잡음이 있었다. 두 달 뒤인 9월 5일 팔레스타인과의 3차예선 1차전에선 득점없이 비기며 발걸음이 무거웠다.

손흥민이 그 시계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그는 닷새 후 열린 오만과의 2차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로 3대1 승리를 이끌며 홍 감독에게 '복귀 첫 승'을 선물했다.

당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황희찬(울버햄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전반 종료 직전 정승현(알와슬)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었다. 그 순간 손흥민이 번쩍였다. 후반 37분이었다. 그는 힘겹게 볼을 지킨 후 필사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끝이 아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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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3차 예선 하루 앞둔 홍명보 감독 (수원=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요르단전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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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인 56분에는 주민규(대전)의 쐐기골을 도왔다. 그리고는 "누가 골을 넣느냐보다 승점 3점이 중요하다. 어려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겨 너무나도 기쁘다"며 주장다운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10월 A매치 2연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지난해 11월 쿠웨이트(3대1 승), 팔레스타인(1대1 무)과의 2연전에서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5일 전 '이변의 무승부'에서 손흥민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도 부진했고, A매치 4경기 연속골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작금의 상황은 2차전을 앞둔 그날과 비슷하다. 요르단전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손흥민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오만전 후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너무나도 어렵다.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팀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도 "우리가 이번 경기만 하고 말 것이 아니다. 실망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가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경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도 결전을 하루 앞둔 24일 "첫 경기 뒤 갖는 두 번째 승부다. 모든 면에서 첫 경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선수들도 컨디션 면에서 많이 좋아졌다. 좋은 경기력으로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위기가 곧 기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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