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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SC인터뷰] "죽으면 나만 손해란 마음"…'학폭 누명' 심은우, 눈물로 쏟아낸 진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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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우. 사진 제공=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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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과거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심은우(33)가 눈물로 지새웠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켰다.

심은우는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모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굉장히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앞서 심은우는 지난 2020년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얼굴을 알렸으나, 이듬해 학폭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과거 성숙하지 못한 태도로 상처받은 친구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2년 뒤인 2023년 사과 입장을 번복하고, 폭로자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이후 A씨도 심은우의 학폭 의혹과 관련해 추가 증거를 제시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에 심은우는 "(무혐의 처분이라고 해서) A씨의 주장이 사실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학폭 의혹에 대해 재차 부인했다.

심은우가 지난 21일 자신의 개인 계정을 통해 학폭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 출처=심은우 SNS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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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우는 지난 21일 논란이 불거진 지 약 5년 만에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억울함과 사건 경과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문의 공식 입장을 밝히게 된 이유에 대해 "사실 제 글이 조금 길었는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이 글을 많은 분들이 안 읽어주시더라도, 가능한 한 빠짐없이 저에게 있었던 모든 일들을 다 작성하는 게 맞는 것 같더라. 2025년 새해가 되자마자 3개월 동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뒤, 집중해서 글을 작성했기 때문에 단 한 분만이라도 읽어주신다면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근 입장 발표 후 주변 지인들의 반응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연락을 보내주셨다. 아무리 친한 지인이어도 따로 만나서 모든 걸 다 세세하게 말할 순 없지 않나. 친구들도 제가 많이 힘든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글을 보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들었겠구나'하고 위로를 해줬다. 지난주 금요일에 글을 올리고 나서, 주말 동안 동창들에게 많은 연락이 왔었고, 그 친구들도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A씨로부터 따로 연락이 있었는지 묻자, 심은우는 "아무 연락 없었다"며 "제 예상으론 A씨도 입장문 관련 기사를 분명 봤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행동을 봤을 때 가만히 있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는 따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초 A씨는 심은우에게 사과만 요구했으나, 기존 입장을 뒤집고 억울함을 호소하지 말라는 내용증명과 함께 금전을 요구했다. 이에 심은우는 "처음엔 사과만 원한다고 했었고,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당시 저는 재수사를 요청하기 위해 법률대리인과 준비 중이었다"며 "(A씨가) 이제 와서 돈을 요구한다고 해서 들어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재수사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심은우. 사진 제공=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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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A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당시 같은 반인 줄도 몰랐다. 2023년도에 (A씨와의) 싸움 당사자인 친구가 (증인으로) 나타나기 전만 해도 당연히 같은 반인 적도 없는 친구라고 알고 있었다. 그만큼 A씨와의 특별한 기억이 없었고, 만남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오히려 당사자 친구가 나오면서 A씨에 대한 존재를 알게 됐다. 저뿐만 아니라, 당사자 친구도 A씨로부터 아무 연락이 안 왔다고 하더라. 그 친구도 굉장히 억울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 이야기라고 댓글을 남겼는데, 되레 오해를 받았다"며 "본인이 경찰에 직접 진술하겠다고 할 정도로 이 상황에 대해 많이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폭 가해자' 누명을 벗기 위해 노력해 왔던 과정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심은우는 "동창들이 자필로 진술서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줬다"며 "제 중학교 1학년, 2학년 담임선생님과 그 친구의 2학년 담임선생님 녹취록도 다 제출했다. 사실 CCTV가 있던 것도 아니고, 물증이 있던 것도 아니어서 어떤 증거를 제출해야 충분할지 속으로 답답하더라. 심지어 당사자인 친구가 진술서를 써줬음에도 경찰 조사 때 불려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은우. 사진 제공=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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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우는 해당 논란의 여파로 JTBC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에서 하차 위기에 놓였으나, 드라마 제작사 측의 요청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정말 많이 답답했다. 그래도 어쨌거나 제작진과 합의해서 사과문을 게재하고 촬영을 이어갔다. 자진 하차 대신 사과를 택했기 때문에, 제작진도 그렇고 저도 드라마가 방영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작품을 지키기 위한 사과였지만, 결국엔 드라마 편성이 불발됐다. 그 이후에도 드라마 편성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와서, 기다렸는데 또 안 됐다"며 "이걸 제작진이 나서서 말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저는 아무 작품에도 못 불리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과거에 남긴 사과문에 대한 후회는 없는지 묻자, 심은우는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그 싸움에 뛰어들지 말 걸부터 시작해서 사과를 하지 말걸 등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래도 사과를 하지 않았더라면 또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모르고, 막대한 위약금을 물고 드라마에서 자진 하차를 해야 했을 거다. 당연히 억울한 마음이 크고, 사과도 안 하고 싶었지만 당시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힘들었을 거 같다. 벌써 20년 전 일이고, 단순히 소송으로만 밝혀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사실 그 당시에 어떤 선택을 해야 더 옳았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동안의 버텨온 힘든 시간에 대해서는 "'죽으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제 말을 끝까지 안 믿어주는 분들이 계시는데, 죽는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는 일상으로 돌아와서 고양이 두 마리와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고양이 두 마리는 2019년도에, 강아지는 작년에 입양했다. 반려동물들 덕분에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학창 시절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온 만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속상한 마음도 털어놨다. 심은우는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떼 봤는데, 당연히 학폭에 관한 내용은 없다"면서 "장래희망을 적는 칸을 봤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쭉 이 일을 하고 싶어 했더라. 익명에 가려진 사람의 잘못된 주장으로 인해 꿈을 포기할 순 없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제 의지보단 다른 요소들에 의해 의도치 않게 못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소속사 관계자 분들도 더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해하셨고, 앞으로 무언가 증명할 때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하셨다"고 전하며 눈물을 쏟았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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