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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의 센터서클]"정신 차려" 언제까지 손흥민 하소연 들어야 하나, 홈보다 원정이 편한 韓 축구의 서글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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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역전골 찬스를 놓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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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1대1 무승부로 끝나자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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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1대1 무승부로 끝나자 홍명보 감독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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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바랐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조기 진출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3월 A매치 2연전은 모두 '안방'에서 열렸다. 이란, 대한민국, 일본, A~C조 톱시드의 '특권'이었다. 일본과 이란은 그 문을 통과했다. 일본은 3차예선 C조 7차전서 '세계 1호'로 북중미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란은 A조 8차전서 '아시아 2호'로 그 고지를 밟았다. B조의 대한민국만 끝을 내지 못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은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이탈 등 악재가 있었다. 그러나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이 또한 이겨내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과거를 되돌릴 순 없지만 탄식의 순간도 머릿속을 맴돈다. 오만전에선 오세훈(마치다)의 헤더가 골네트에 꽂혔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요르단전도 손흥민(토트넘)의 볼컨트롤 미스, 황희찬(울버햄튼)의 1대1 기회 등이 지워지고 추가골로 연결됐다면 일본, 이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심판 판정도 아픔이었다. 후반 막판 요르단 '수비의 핵' 야잔(서울)의 핸드볼 파울은 충분히 페널티킥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VAR(비디오판독) 심판이 주심을 호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종 판단은 주심의 몫이다. 그는 '온필드리뷰' 끝에 고의가 아닌 것으로 결정했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양민혁이 패스를 기다리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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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후반 교체 전 홍명보 감독이 양현준에게 작전일 지시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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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카드도 신통치 않았다. 2006년생 양민혁(QPR)이 드디어 A매치에 데뷔했다. 18세343일, A매치 최연소 출전 12위에 그의 이름이 올랐다. '레전드' 차범근의 18세351일의 기록을 13위로 밀어냈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양현준(셀틱)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오세훈은 부름을 받았지만 1m93인 그의 높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공격은 상대의 마지막 매듭을 풀 힘이 부족했고, 수비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실점의 빌미가 된 박용우(알아인)는 한숨만 나올 뿐이다. 3선의 재정비도 불가피해 보인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지만 '뭔 탓'을 찾기에도 처량하다. 오만과 요르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각각 80위와 64위다. 한국 축구는 23위다. 다만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환경이다. 국가대표팀이 홈 이점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부분은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3차예선은 더 선명했다. 홍명보호는 홈에선 1승3무에 그친 반면 원정에서 3승1무를 기록했다. 안방보다 원정이 더 편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부상으로 빠진 이강인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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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역전골 찬스를 놓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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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체질이 바뀐 지 오래다. 해외파가 절대 다수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이른바 유럽파 '3대장'은 중심 축이다.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페예노르트) 설영우(즈베즈다)도 붙박이다. 양민혁 양현준을 비롯해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오현규(헹크) 등 2000년대생은 앞으로 10년을 이끌어갈 미래 세대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환경에서 훈련하고, 경기한다.

이들에게 중동 원정은 '꿀'이다. 시차도 크게 없고, 환경도 최적이다. 하지만 나고 자란 고국은 생소하다. A매치는 호흡이 짧다. 2연전의 첫 번째 경기는 단 하루 완전체 훈련을 실시한 후 무대에 오른다. 가장 큰 문제가 역시 잔디다.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수년전부터 문제가 제기됐지만 여전히 '나몰라'다. 잔디 관리 주체가 프로축구단이라면 연일 핏대를 세워서라도 바꾸겠지만 A매치가 열리는 큰 규모의 경기장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관리한다. '땜질식 처방'만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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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이동경과 손흥민이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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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비롯한 정치권도 숲은 보지 않고 오로지 호사가들의 '딴소리'에만 매몰되다보니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더 이상 넋놓고 있어선 안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손잡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참에 'A매치 경기장 인준 시스템'을 마련,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도 있다. 정부가 안되면 기업에라도 손을 벌려야 한다.

"많은 분들이 핑계라고 할 수 있지만, 축구는 정말 조그마한 디테일로 승부가 결정난다. 우리가 피해를 보는 것 자체가 속상하다. '바뀌겠지, 바뀌겠지', 하지만 바뀌지 않는 게 너무 속상하다. 어느 나라든 춥고, 덥다. 잔디는 관리가 잘 돼 있어야 한다." 캡틴 손흥민의 하소연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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