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용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5회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끝까지 막고 싶었어요."
프로야구 감독은 어려운 직업이다.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투수 교체를 잘못해, 경기를 날리면 그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한다.
이겨도 욕 먹을 수 있다. 그 경우가 26일 광주에서 있었다.
이날 주목을 받은 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투수 정현우. 데뷔전을 치렀다. '완성형 좌완'이라는 평가 속에, 19세 어린 선수가 위기 상황서 어떤 투구를 펼칠까 궁금했는데 승리 투수가 됐으니 그걸로 만족할 수 있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회까지 93개의 공을 던졌다. 다른 선배 투수들도, 외국인 투수들도 시즌 첫 등판은 90~100개 사이로 투구수를 맞춘다. 그 때가 교체 타이밍이었다. 아마 지고 있거나, 박빙이었다면 홍원기 감독도 바로 투수를 교체했을 것이다.
하지만 팀이 11-4로 앞서고 있었다. 1이닝만 버티면 데뷔전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그 1승이 뭐가 중요하냐, 다음에 이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할 수 있지만 당사자들의 마음은 또 다르다. 이 1승으로 선수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내년 연봉이 대폭 뛰어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는, 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 사실 어떻게든 이기려 정현우를 마운드에 뒀다는 건 맞는 말이 아니다. 점수차가 컸기에 구위 좋은 불펜이 나와 이닝을 끝내주는 게 팀적으로는 더 나을 뻔 했다. 홍 감독이 '혹사' 논란을 정면 돌파 한 것은 오로지 정현우 개인의 결실을 맺게 해주기 위함이었다.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시범경기, 2회초 투구를 마친 키움 정현우-김재현 배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18/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홍 감독은 경기 후 "정현우의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도 5회까지 구위나 힘이 떨어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 팀의 첫 승리를 위해 피칭을 이어 나가고 싶어하는 선수의 의지도 고려했다"고 끝까지 정현우를 마운드에 올려둔 이유를 설명했다.
정현우도 "4회 끝나고 다음 이닝만 기다렸다. 점수차가 워낙 커 5회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끝까지 막고 싶었다"고 당시 상황은 설명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 105개까지 던졌다. 오늘은 경기 중간 팔을 풀지 않고, 마운드에서만 공을 던져 크게 문제는 없었다.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지만 만약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면 나는 5회에 무조건 올라갔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