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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상한다고 불만 표출해봤자…” 38살에 주전 내준 베테랑 솔직 속내, 섭섭해도 팀만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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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이후광 기자] “제가 자존심 상한다고 불만을 표출해봤자…”

프로야구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38)은 지난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22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서 1루 대수비로 출전한 황재균은 23일 한화전 결장을 거쳐 이날 개막 후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문상철을 대신해 2022년 8월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957일 만에 선발 1루수를 맡았다.

황재균은 첫 타석부터 욕심을 버린 팀 배팅으로 첫 득점을 도왔다. 0-0이던 2회말 무사 2루 찬스에서 우익수 뜬공을 치며 2루주자 천성호의 3루 진루를 도운 것. 천성호는 후속타자 배정대의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가 터지며 첫 득점을 올렸다.

4회말 2루수 뜬공으로 숨을 고른 황재균은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2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두산 신예 최준호를 상대로 1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4구째 145km 바깥쪽 직구를 기술적으로 밀어쳐 우측 깊숙한 곳으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승부의 쐐기를 박은 한방이었다. 상대 중계플레이를 틈 타 3루에 도달한 그는 배정대의 좌전안타 때 쐐기 득점까지 책임졌다.

경기 후 만난 황재균은 “오늘은 직구 타이밍만 늦지 말자는 생각으로 스윙했는데 직구 딱 하나가 온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일단 나가서 중요할 때 한방을 친 게 중요한 거 같다. 또 언제 선발로 나갈지 모르겠지만, 타격 밸런스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타석에 계속 나가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 같다”라고 쐐기타를 친 비결을 전했다.

낯선 1루 수비에 대해서는 “1루수는 국가대표팀에서 많이 봤고, 그 이후로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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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3루수였던 황재균이 1루수 글러브를 착용한 이유는 KT가 스토브리그에서 KBO 3루수 수비상에 빛나는 FA 허경민을 4년 40억 원에 영입했기 때문이다. 허경민은 과거 두산의 프로야구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왕조 내야수로, 2018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2024년 KBO 3루수 부문 수비상 등을 수상했고, 프리미어12,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도쿄올림픽에서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한때 메이저리그 무대도 밟았던 황재균은 2018년 KT 이적 후 7시즌 연속 마법사군단의 철인 핫코너로 이름을 날렸다. 3루수 포지션으로 두 차례 FA 계약을 해내며 누적 148억 원(4년 88억 원, 4년 60억 원) 잭팟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런데 구단이 자신보다 3살 어린 리그 정상급 3루수에 40억 원을 투자하면서 38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황재균은 작년 12월 일찌감치 3루수 경쟁을 포기하고 유틸리티 전환 결단을 내렸다.

황재균은 스프링캠프에서 주 포지션인 3루수는 물론 2루수, 유격수, 1루수에 외야수 훈련까지 소화하며 생존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도 다양한 포지션에서 오디션을 펼쳤지만, 결국 3루수 허경민과 1루수 문상철의 백업 역할을 부여받았다. 2루수는 오윤석과 천성호가 맡고, 유격수 김상수의 백업으로 권동진, 윤준혁이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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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지만, 황재균은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선수 기용은 감독님이 하시는 부분이다. 선수가 뭐라고 왈가왈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내가 자존심 상한다고 불만을 표출해봤자 팀 분위기만 안 좋아진다. 팀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게 맞다”라고 팀 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황재균은 이날 3타점 활약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다. 단 한 타석으로 아직 KT에 황재균이 필요하다는 걸 입증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동점 허용 후 5회말 2아웃에서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허경민의 홈런을 시작으로 황재균의 3타점과 배정대의 타점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가져왔다”라고 활약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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