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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4 (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PK 얻고도 해트트릭 박탈?' 토트넘, 이게 무슨 촌극...손흥민 빠지니 갈팡질팡→"싸우기 싫어서 양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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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또 다시 페널티킥 키커를 두고 갈팡질팡했다. 결국 브레넌 존슨(24)이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내고도 해트트릭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촌극이 발생했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에서 사우스햄튼을 3-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리그 5경기 만에 승리하며 승점 37(11승 4무 16패)으로 14위에 올랐다. 안방에서 연패를 끊어내면서 주중 열리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을 앞두고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반면 사우스햄튼은 승점 10(2승 4무 25패)에 머무르며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17위 울버햄튼(승점 32)을 따라잡을 수 없다. 올 시즌 승격하자마자 다시 2부로 떨어지게 된 사우스햄튼이다.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따라왔다. 사우스햄튼은 7경기를 남겨두고 강등이 결정되면서 PL 역사상 가장 빠르게 강등을 확정한 팀이 됐다. 이대로라면 2007-2008시즌 더비 카운티가 세운 최소 승점 기록(11점)도 갈아치울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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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 제드 스펜스-벤 데이비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먼저 출격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로 토트넘 통산 450경기 출장을 달성하며 구단 역대 최다 출전 7위에 올랐다.

사우스햄튼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카메론 아처, 카말딘 술레마나-마테우스 페르난데스-타일러 디블링, 조 아리보-레슬리 우고추쿠, 라이언 매닝-테일러 하워드벨리스-얀 베드나레크-카일 워커피터스, 아론 램스데일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토트넘이 시작부터 몰아쳤다. 전반 9분 코너킥 공격에서 로메로가 강력한 헤더를 터트렸지만, 램스데일에게 막혔다. 전반 11분엔 베리발이 상대 수비진을 휘저은 뒤 슈팅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토트넘이 전반 13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좌측면으로 오버래핑하는 스펜스에게 공을 건넸다. 스펜스가 중앙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고, 이를 존슨이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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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전반 26분 로메로가 날카로운 다이빙 헤더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램스데일이 얼굴로 막아냈다. 전반 35분엔 프리킥 상황에서 베리발이 골망을 갈랐으나 5분이 넘는 비디오 판독(VAR) 끝에 동료의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존슨이 멀티골을 뽑아냈다. 전반 42분 사우스햄튼 수비가 박스 안에서 공중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매디슨이 헤더로 공을 높이 띄웠고, 이를 존슨이 절묘하게 돌려놓으며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전반은 토트넘이 2-0으로 리드했다.

여유가 생긴 토트넘은 후반 13분 손흥민과 벤탄쿠르를 불러들이고 파페 사르, 윌손 오도베르를 투입하며 주중 프랑크푸르트전에 대비했다. 이후로는 다소 지루한 흐름이 이어졌다. 사우스햄튼이 후반 45분 마테우스 페르난데스의 만회골로 한 골 따라잡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마티스 텔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존슨이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면서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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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1등 공신은 단연 존슨이었다. 이날 두 골을 추가한 그는 7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보다도 빠르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존슨은 올 시즌 PL에서 10골을 넣은 최초의 토트넘 선수다. 또한 그는 커리어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존슨으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기 막판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내고도 텔에게 양보해야 했기 때문. 이미 두 골을 넣은 존슨은 "해트트릭"이라고 외치며 자신이 차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토트넘 이적 이후 리그 312분간 골이 없었던 텔이 키커로 나서서 데뷔골을 넣었다.

이는 부주장 로메로의 판단이었다. 영국 'TBR 풋볼'은 "존슨은 PL 첫 해트트릭을 달성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는 세 번째 득점을 준비하며 공을 들었지만, 로메로에 의해 기회가 사라졌다. 로메로는 존슨보다 텔에게 골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는 존슨을 포옹한 뒤 공을 꺼내 텔에게 건넸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투 더 레인 앤 백'도 "해트트릭을 눈앞에 둔 존슨이 왜 직접 페널티킥을 차지 않았는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라며 "로메로는 존슨의 해트트릭보다 텔의 자신감을 우선시하기로 결정했다. 텔은 실수 없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PL 첫 골이자 토트넘 통산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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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선수들이 경기 도중 키커를 두고 다툼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오른쪽 수비수 포로가 프리킥 욕심을 내면서 매디슨과 충돌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여기에 중앙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가 참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토트넘 팬들이라면 보다 못한 주장 손흥민이 나서서 말리는 모습을 한 번은 봤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이번엔 본격적인 신경전으로 번지기 전에 존슨이 통 크게 양보했다. 자신이 직접 얻어낸 데다가 생애 첫 해트트릭이 걸려 있는 만큼 욕심을 내는 게 당연했지만, 동생 텔을 위해 물러난 것.

팬들 사이에서는 부주장 로메로의 판단이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주장이자 페널티킥 키커인 손흥민이 경기장 안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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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은 경기 후 토트넘 구단과 인터뷰에서 텔에게 기꺼이 양보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페널티킥을 차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너무 깊이 빠지고 싶지 않다. 얘기를 나눴고, 텔이 나서서 공을 받아들었다. 너무 많은 얘기를 나누면 분위기가 혼란스러워진다. 난 이전에 사람들이 내게서 공을 빼앗으려는 상황을 겪은 적 있다. 그러면 조금 불안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존슨은 "경기가 거의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를 불안하게 하거나 의견 충돌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정이 내려졌으니 그냥 그렇게 받아들였다"라고 덧붙였다. 존슨에게 두고 두고 고마워해야 하는 텔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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