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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클린 캠페인' 넘어 '투명 감사' 약속...이상현 회장 “체육 현장의 신뢰 회복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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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사이클연맹 이상현 회장, 대한체육회 행정감사 선출
-최초 3대째 종목 단체장…“체육계에 다양한 분야 인재들이 유입돼야”
-“유승민 회장 본받을 부분 많아…성공적인 대한체육회 도울 것”


[스포티비뉴스=청담, 정형근, 배정호, 윤서영 기자] 대한사이클연맹 수장인 이상현 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 행정감사로서 체육계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평소 체육계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이상현 회장은 대한하키협회장 시절 ‘클린하키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스포츠계의 윤리적 가치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으로서 대한민국 사이클의 재도약과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LS그룹 창업주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외손자인 이상현 회장은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을 맡아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달성하는 데 일조했다. 대한역도연맹회장을 지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외조부이며, 아버지는 이인정 현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전 대한산악연맹 회장)이다. 이상현 회장은 대한하키협회장에 이어, 현재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직을 수행하며 한국 체육계 사상 최초로 3대째 종목 단체장을 역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태인 사무실에서 지난달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상현 회장은 “한국 체육계가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투명한 행정 시스템 구축을 통해 현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행정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감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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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한사이클연맹 이상현 회장과 일문일답.

-대한체육회 행정감사로 선출됐다.

“현재 한국의 체육계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젊은 회장이 취임했고, 제도적, 사업적 변화를 모색하는 시점이다. 대한체육회는 '선거제도'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과거에 많았던 위원회를 효율화하려는 계획도 있다. 이러한 혁신과 슬림화가 결국 전문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작년부터 이어진 각종 감사 속에서 행정감사의 중요성이 커졌다.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두 번째 종목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제가 어떻게 경험을 살려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행정감사를 맡게 됐다.”

-파리 올림픽 이후 대한체육회가 정부 감사의 중심에 선 상황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이제는 정치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체육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상황은 누구 탓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관행처럼 했던 업무들에 대해 다시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대한체육회의 행정적인 측면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나?

“지금까지의 감사는 다소 형식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사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체육회가 여러 기관에서 감사를 받고 있지만, 평소 잘 준비되면 감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한체육회와 종목단체들이 감사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갖기 바란다.”

“체육회 감사실을 방문하여 상견례를 하고 업무 보고도 받았다. 그때 이야기한 세 가지 사항이 있다. 우선 각종 감사에 지친 체육인들의 사기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두 번째는 감사는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종목단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셋째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기본적인 부분부터 성실하고 올바르게 자리 잡아야 한다. 행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혁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지금은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그만큼 감사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체육계의 ‘투명한 행정’이 강조되고 있다.

“투명한 행정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행정을 하면 애로사항이 생기기 마련이다. 모순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부분까지 해결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새로운 감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감사실의 역할이 수동적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능동적으로 활동해 대한체육회가 발전하는 데 있어 추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한국 체육계 사상 최초로 3대째 종목 단체장을 역임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스포츠는 이제 전문 체육과 생활 체육이 경계를 넘나드는 시대가 되었다. 종목단체 경험이 대한하키협회 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한산악연맹 환경보전위원회 위원과 국제교류위원회 부위원장, 서울시 생활체육발전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체육 관련 활동을 했다.”

“태인 체육장학사업을 하면서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연세대 사회복지 석사 과정을 들었고, 사회복지 석사학위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사업을 더욱 체계화하고자 했다. 특히 체육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경험이 있어 대한하키협회 회장으로 출마하게 되었고, 그 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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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대한하키협회 회장에 취임한 이후 ‘클린하키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했다. 대한사이클연맹에서도 ‘클린 캠페인’을 이어가나?

“체육계에는 여러 사건과 사고가 있다. 사건이 발생하면 그 후폭풍은 굉장히 크다. 예를 들어 지도자가 잘못된 일을 저지르면 해당 팀이 사라지기도 하고, 스포츠계 전반에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그로 인해 일반 사회에서도 아이들을 스포츠에 참여시키지 말자는 분위기가 생긴다. 결국 과거의 문제의식이 다시 떠오르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려면 평소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하키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클린하키 캠페인'을 시작했다. 4년 동안 현장에서 활동하며 보니, 특정 종목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된 관행들이 여전히 문제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방식으로 ‘클린하키 캠페인’을 만들었다.”

-클린 캠페인의 주된 내용은?

“클린하키 선서를 도입해 매 경기마다 선수들이 도열하여 선서하게 했다. 선수들은 클린하키 캠페인 선서를 하고, 하키스틱에 그 표식을 붙여야만 출전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단순한 딱지가 아니라, '품격 있는 스포츠'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자는 취지다. '폭력, 추방' 같은 부정적인 단어 대신, 긍정의 언어로 접근하고자 했다.”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도자와 선배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선배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고, 그러한 교육도 중요한 부분이다. 심판을 포함해 대회 관계자 모두 음주 측정을 했다. ‘술을 먹지 말자’가 아닌, 다음 날 경기나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사실 종목단체가 발전하려면 스폰서를 유치해야 하는데, 좋은 성적으로는 부족하다. 윤리적이고 깨끗한 이미지가 기본이어야 스폰서들이 믿고 지원할 수 있다. 지금 대한사이클연맹은 '클린 캠페인 시즌 2'를 진행 중이다. 클린 사이클 문화를 확산시키고, 그 문화를 넓혀 나가기를 원한다.”

-체육인 장학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태인체육장학 사업을 35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는 체육 분야만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가장 오래된 장학 사업이다. 각 종목마다 자문 위원들이 있으며, 손기정 선생님도 우리 자문위원이셨다.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체육 분야 장학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장학금 수여식에서 연설을 할 때 ‘운동만 잘하는 선수 말고 나중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존경받는 그런 스포츠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체육계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그리는 그림과 목표가 있나?

“체육계에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유입되도록 기여하고 싶다. 사업가나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사람들, 법조계, 회계사, 의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체육계에 들어오면, 체육계의 위상과 실력,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현재 체육계는 체육인들의 고립된 공간 같은 느낌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이 함께 해 체육계의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 ‘클린하키 캠페인’도 내가 3자 시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종목 인이었더라면 바로 앞에 있는 문제에 매몰될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체육이 문화 예술, 과학과 함께 어우러지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열정과 전문적인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현장과 호흡하며 낮은 자세로 체육인들을 만나는 분이다. 감사로서 본받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회장님이 대한체육회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감사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서 성공적인 대한체육회를 만들어 가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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