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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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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축구계 떠나야 겠다” 한국 국가대표, “3부리그에서 다시 열정 생겨” 선택 옳았다…BBC 집중조명 “단순한 승격 그 이상→암울한 시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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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얼마 전까지는 ‘감독은 안 해야겠다’, 축구 선수를 은퇴하면 축구계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버임엄 시티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백승호(28, 버밍엄시티)의 선택은 옳았다. 이적 6개월 만에 강등을 당했지만 버밍엄시티에서 잃었던 축구 열정을 불태웠다. 압도적인 성적에 곧바로 2부리그 승격을 완성했고, 그 다음 목표는 프리미어리그 ‘백투백 승격’이다.

버밍엄시티는 9일(한국시간) 영국 피터버러 런던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원 3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버밍엄 시티는 피터버러 유나이티드를 2-1로 꺾었다. 이 승리로 버밍엄은 시즌 승점 95점(29승 8무 3패)을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3위 와이크엄과의 격차를 벌렸다. 리그원 자동 승격권인 2위 안을 확정지은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시즌 성적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작년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리그원(3부리그) 강등되며 추락했던 버밍엄 시티가 불과 1년 만에 완벽히 부활했다. 무엇보다 승격을 견인한 백승호의 존재감은 팀 내외적으로 큰 힘이 되었다.

이번 시즌 백승호는 리그 30경기 이상, 컵 대회를 포함해 총 40경기 이상에 출전하며 팀의 중원을 책임졌다. 그는 3골 7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고, 무엇보다 공수 전환 능력, 전진 패스, 압박, 공간 커버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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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버밍엄의 플레이 스타일이 수비적인 압박에서 빠른 전환을 추구하는 만큼, 백승호의 장점이 극대화되는 시즌이었다. 시즌 내내 선발로 꾸준히 나선 점도 구단과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승호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3부리그로 강등된 뒤에도 팀을 떠나지 않았던 배경을 말했다.

그는 “강등된 뒤 다른 팀을 알아본 건 사실이지만 지금 감독과 함께 더 좋은 축구를 배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전술적으로 많이 배워 일지도 쓰고 했는데 얼마 전까지는 ‘감독은 안 해야겠다’, 축구 선수를 은퇴하면 축구계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을 만나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축구에 다시 불이 붙었고 첫날부터 지금까지 다 일지에 쓰면서 배우고 있다”라고 답했다.

버밍엄 시티는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 팀이다. 미국인 구단주 톰 와그너와 투자사 나이트헤드 캐피탈이 중심이 되었고, NFL 전설 톰 브래디가 소수 지분을 인수하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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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00만 파운드(약 425억 원)를 이적시장에 쏟아부었다. 제이 스탠스필드 영입에만 1000만 파운드 이상을 투자해 리그원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다. 여기에 에밀 한손, 아유무 요코야마, 린든 다이크스, 알렉스 코크레인 등을 차례로 영입하며 스쿼드의 질을 높였다.

그러나 투자만으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시즌 초반 존 유스타스 감독, 전 잉글랜드 대표팀 스타 웨인 루니를 차례로 선임했지만 성적 부진에 허덕였다. 루니 감독까지 실패로 돌아가자 버밍엄 시티는 또 과감한 선택을 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크리스 데이비스를 감독으로 데려와 아예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리버풀과 레스터 시티에서 오랜 기간 코치 생활을 해온 전술가였다. 그저 이기는 축구가 아닌 철학이 담긴 축구로 이번 시즌 버밍엄을 완전히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 리그 최다 득점(89골)과 최소 실점(31실점)을 동시에 달성하며, 팀을 ‘무결점 집단’으로 변화시켰다.

버밍엄 시티의 성공은 리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EFL 트로피(잉글랜드 3~4부 팀들의 컵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라 있다. 오는 14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다시 피터버러를 상대하며 ‘리그+컵’ 더블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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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1995년 배리 프라이 감독 시절 이후 무려 30년 만에 리그와 컵 대회 동시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BBC는 “버밍엄 팬들에게 이번 시즌은 단순한 승격을 넘어선 감정이다. 암울했던 과거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다. 구단이 겪어온 고통의 시절을 이겨내고, 다시 자부심을 줄 수 있어 기쁘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승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프리미어리그까지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팀이며, 우리는 그 방향을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백승호는 전북 현대를 떠나 잉글랜드 무대로 향했다. 이적 6개월 만에 3부리그에 떨어져 고민이 컸다. 단순한 승격만 바라보지 않고 향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상위권 경쟁을 할 수 있는 팀으로 ‘빅 픽쳐’를 그리는 버밍엄 시티 계획을 믿어보기로 했고 그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다음 시즌 챔피언십 무대에서도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백승호는 A대표팀에도 꾸준히 뽑히는 만큼 2026 북중미 월드컵과 주요 국제 대회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향후 버밍엄 시티에서 활약은 한국 축구에도 의미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한때 “왜 3부리그로 남았냐”는 질문을 받았던 백승호였지만 끝내 승격 청부사로 자신을 증명했다. 다음은 챔피언십, 그 다음은 프리미어리그. 백승호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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