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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지난해 5월 13일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 선발 중견수로 출전했으나 1회 홈런성 타구를 잡으려다 왼 어깨를 크게 다쳤다. 마지막까지 공을 쫓아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펜스와 어깨가 충돌하며 결국 수술대에 오르는 비극을 경험한 것이다. 이정후는 재활로 버텨보고 시즌 뒤 수술을 받는 것도 생각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모험을 원하지 않았다.
차라리 일찍 수술을 받고 2025년을 정상적으로 대기하자는 샌프란시스코의 설득과 인내는 올해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이끄는 엔진으로 대활약하고 있다. 29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타율 0.324, 출루율 0.383, 3홈런, 16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9의 대활약이다. 11개의 2루타를 기록해 이 부문 메이저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등 장타 비율이 50%가 넘는다.
그런데 이정후의 가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정후가 공격력만 가진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 수비에서도 드러난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 당시 공격은 물론 중견수 수비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영입했다. 지난해 적응기를 거친 이정후는 올해 수비에서도 대활약을 하고 있다. 현재 이정후는 DRS, OAA 등 각종 수비 지표에서 플러스 점수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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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어깨를 무시하고 2루까지 가다 횡사한 주자가 속출했다. 전직 리그 MVP인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가 그랬고, 최근에는 조나 하임(텍사스)도 안타를 친 뒤 2루에 가다 이정후에 저격을 당했다. 상대적으로 평범한 타구였는데 이정후의 어깨를 과소평가하고 뛰다가 정확하고 강한 송구에 2루에서 아웃된 것이다. 사실 송구 강도만 있다고 해서 어시스트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확도도 갖춰야 하는데 이정후는 두 가지를 모두 가졌다. 주자들의 추가 베이스 시도를 억지할 수 있는, 팀과 투수로서는 굉장히 큰 힘이다.
이정후는 현재 리그 중견수 중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다. 올해 어시스트 3개를 기록, JJ 블러데이(애슬레틱스), 타이론 테일러(뉴욕 메츠)와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두 선수는 원래부터 강견을 자랑하던 선수들이다. 이정후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후의 어깨와 정확도를 확인한 만큼, 이제 주자들의 움직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어시스트 숫자보다 더 중요한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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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우익수로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였던 스즈키 이치로를 떠올릴 수 있다. 이치로도 중견수는 아니었지만 굉장히 넓은 수비 범위와 천재적인 센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의 편견을 완전히 지운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무려 10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정후의 수비력이 이치로의 수준에 이르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거나 혹은 그에 못 미칠 수도 있겠지만 ‘어깨가 강한 동양인 중견수’로만 본다면 또 특이한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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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세컨드팀에는 이정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선정했다. 모두 쟁쟁한 선수들이다. 이정후가 시즌 초반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들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다. 이정후도 마찬가지 평가를 받은 것이다. MLB.com은 “이정후는 일요일까지(29일까지) 타율 0.324, OPS 0.930을 기록했다. 그는 지금까지 장타 머신이다. 내셔널리그 공동 1위인 11개의 2루타와 2개의 3루타, 그리고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 이정후가 보여주는 공·수의 모습은 충분히 이런 찬사를 이끌 만한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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